[무예사랑방] 재테크(財tech)… 도장 확장의 원리
이정규 사범의 무예사랑방 시즌2 - 재테크(財tech) 下

이정규 사범
사람을 끄는 인력주위를 둘러보면 수련생들이 설 자리도 없이 미어지게 잘되는 도장들이 있다. 수련생들이 많아 운신할 자리도 마땅찮은데도 계속 사람들이 모여든다. 사람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인력(引力)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꽉 찬 영화관에 더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가고, 북새통 시장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잘 나가던 도장들이 도장을 크게 확장하고 인테리어도 최신으로 싹 바꾸어 놓거나 지관을 내고 나서 갑자기 기운을 잃거나 문 닿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왜 그럴까?
기운의 맥 이어가기
그 원인은 간단하다. 모든 사업을 운영하는 데는 에너지의 흐름 즉, 기운의 흐름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기운의 맥을 끊어버렸기 때문이다. 비좁아 가득 했던 도장은 수련생들의 기운으로 꽉 차서 넘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인력으로 작용해 계속 새로운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었던 것인데 이왕 잘 되는 참에 큰돈을 벌어볼 요량으로 가진 것 다 투자하고 대출까지 받아 수련생들을 다 수용하고도 남을 만큼 도장을 크게 확장시키거나 둘로 쪼개 지관을 만든다.
이렇게 되면 우선 도장 안에 꽉 차 돌던 활발한 기운의 흐름이 끊어지게 된다. 비좁았던 도장에 휑하니 빈 공간이 생기면서 기운의 맥이 빠지니 사람을 당기는 인력도 따라서 떨어진다. 사람을 당기는 인력이 떨어질수록 신입생은 잘 들어오지 않게 된다.
게다가 무리한 투자로 자금의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유지비용은 계속 들어가니 자금 압박이 들어온다. 이렇게 되면 투자한 돈을 빨리 회수하려는 조급한 마음에 가족 같던 수련생들은 점점 돈으로만 보이고 매일매일 수련생들의 머리수만 세며 살게 된다.
도장에 예전같이 신나고 풍성한 기운이 느껴지질 않고 싸늘한 냉기가 돌기 시작하면 이 불편한 기운을 느낀 수련생들이 하나 둘씩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떠나 버린다. 도장에 갈수록 빈자리는 늘고 늘어난 유지비용은 감당이 안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 얼마 견디지 못하고 마침내 도장 문을 닫고 마는 것이다.
도장확장의 원리
그래서 도장을 확장할 땐 사람이 와서 먼저 기운을 채워야지, 건물만 크게 확장해 놓고 자리를 휑하게 비워두어선 안 된다. 도장에 설 자리가 없을 정도로 수련생들이 꽉 찬 도장이라도 당분간은 그냥 가야 한다. 이것이 인력으로 작용해 새로운 수련생들을 끌어 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꼭 확장을 해야 한다면 당장 필요한 여유 공간만 확보 할 수 있도록 30%만 자리를 넓혀야 한다. 그러면 퍼낸 우물물이 다시 차듯 빈자리는 금방 차서 다시 넘치게 된다. 이때 다시 30%씩을 넓혀 가면 꽉 찬 기운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아 도장은 단단하게 성장하게 된다. 그러니 도장을 확장 할 때도 절대 한 번에 30%를 넘어 과도하게 확장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도장이 커져 둘로 나눌 때도 만약 도장을 50:50으로 둘로 쪼개 놓으면 양쪽 모두 기운이 약해져서 한 쪽이 흔들릴 때 다른 쪽이 버텨줄 뒷심이 없어 둘 다 어려운 지경에 빠지게 된다. 그러니 새로운 도장으로 분가를 시킬 때도 한쪽을 70%는 남겨 놓아야 남은 도장은 곧 다시 100%로 채워지고 분가한 30%쪽의 도장도 탄탄한 본관의 기운을 받아 차근차근 성장하여 또 다른 온전한 도장으로 자립하게 된다.
아무리 잘 되던 도장이라도 돈을 더 벌겠다고 확장하면 망할 것이다. 그런데 가족 같은 수련생들을 더 잘 모셔야겠다고 확장하면 망하지 않을 것이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돈은 하늘의 재물이고 수련생들의 피와 땀이고 에너지다. 내 생각이 어디 있느냐에 따라 하늘이주시고 거두시는 것이다.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
대기만성이라 했다. 미국엔 오랜 경륜을 가지신 관장님들 중에 천 명, 이 천 명 아니 그 이상의 수련생들을 거느리신 분들도 계신다. 이 분들의 도장은 평생을 송두리째 다 바쳐 일구어 낸 끈기 있는 노력의 결과이다. 절대 단기간의 요행으로 이루어진 성과가 아니다. 그런데 혹시 우린 이런 끈기 있는 긴 세월의 노력을 통한 성과보다 조급한 요행을 바라고 있지는 않은가?
20대에 성공한 사람은 30대에 망하고, 30대에 성공한 사람은 40대에 쪽박 찬다고 한다.우리 주위에서도 좋은 재주로 단기간에 큰 도장을 이루어 남들의 부러움을 샀던 젊은 사범들 중 십 년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어려움을 겪는 일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젊어서의 성공은 내공으로 다져진 진정한 실력으로 이룬 성공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2, 30대에 성실히 경험을 쌓고 배워야 40대에 가서 쌓인 내공에서 실력이 나오기 시작하는 법이다. 그리고 그 다져진 실력으로 열심히 40대를 뛰고 나면 비로소 하늘의 이치를 알고 땅의 이치를 아는 지천명의 나이인 50대가 되어서 세상에 진정한 빛을 발할 수 있게 된다. 즉, 50대에 이룬 성공이야말로 무너지지 않을 진정한 성공이라는 것이다. 이 정도 연륜과 경륜을 쌓지 못했다면 아직은 겸손히 배우는 수행자의 자세로 인생에 임해야 할 것이다.
돈을 버는 이유
명예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우리 무인(武人)들에게 있어 돈이란 세상을 바로 살기 위한 방편일 뿐 목적이 될 순 없다. 그렇기에 우리가 열심히 수련생들을 지도하는 것은 돈 자체를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병들고 가난해져서 품위를 잃지 않기 위해, 돈 앞에 비굴해지지 않고 천박해지지 않기 위해, 그리고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이것이 우리에게 재테크의 기술이 필요한 이유일 것이다.
시간의 재테크
새해의 첫 달이 뭉텅 잘린 채 또 그렇게 하염없이 지나가고 있다. 시간은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귀한 에너지고 자산이다. 오늘을 그냥 무의미하게 살아간다면 분명 내일 어려움을 당하고 말 것이다. 그러니 자산의 재테크에 이어 시간의 재테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하지 않을까.
내가 쓸 수 있는 시간들을 아껴 무엇인가 부족했던 것을 채우려는 노력, 무엇인가 배워보려는 노력에 시간을 써 보는 것도 좋은 시간의 재테크가 될 것 같다. 올 한해를 보람 있고 뜻있게 살아보자던 정초의 결심을 다시 한 번 다져 보아야겠다.
[글 = 이정규 사범 ㅣ Lee’s 태권도교육센터ㅣmasterjung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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