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올림픽-세계선수권 전자호구 선정 잡음… 왜?

WTF -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전자호구 각기 다르게 선정 계획 ‘논란’

올림픽을 놓고 경쟁 중인 복수의 WTF 공인제품
공정한 심판판정을 위해 도입된 태권도 경기의 전자호구가 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하나의 시스템이 아닌 복수의 회사에서 세계태권도연맹의 공인을 받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이제 내년이면 벌써 올림픽이다. 오는 5월에는 격년제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가 개최된다. 그런데 아직도 어떤 전자호구를 사용할지 결정되지 않았다. 회원국들은 난리다. 올림픽으로 가는 길목에서 전자호구 시스템 결정 여부가 큰 변수기 때문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 공인을 받은 전자호구는 대도(대표이사 박천욱, Daedo)와 케이피앤피(대표이사 이인수, KP&P) 등 두 곳이다. 두 업체는 모두 올림픽 무대에 자사의 전자호구와 전자 헤드기어를 쓰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력을 다하고 있다.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초초한 상황.
이런 가운데 WTF가 2016 리우 올림픽과 2015 첼야빈스크 세계선수권대회 전자호구 선정을 앞두고 다소 상식 밖의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직 발표하지 않았지만, 만약 소문대로 발표된다면 전자호구 선정 이후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그 이유는 현재 WTF의 계획은 공인 업체 모두에게 골고루 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어떤 한 업체가 손해를 입지 않도록 배려를 하자는 것인데, 누구를 위한 정책과 결정인지는 이해관계에 따라 논란의 소지가 많다.
계획은 올림픽에 선정된 A전자호구는 올림픽을 비롯한 올해 네 차례의 그랑프리와 함께 사용한다. 올림픽 선정에 실패한 B전자호구는 세계선수권과 내년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세계유소년선수권대회에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계획을 들은 국가협회 관계자와 팀 지도자들은 난색을 표했다. 말도 안 되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만에 하나 이러한 결정이 이뤄질 경우에는 세계 태권도계에 대혼란이 예상된다. 상식적이지 못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 각국에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는 WTF의 전자호구 선정 계획
영국 태권도 대표팀 게리 홀 총감독은 26일 <무카스>와 인터뷰에서 전자호구 선정과 관련 “현재 두 업체에서 생산하는 전자호구는 모두 완벽하지 않다. 계속된 보완이 필요하다”면서도 “올림픽이 이제 2년도 안 남았다. 하루 빨리 올림픽에 사용될 전자호구를 결정해 각 국가에 통보해야 한다. 그래야 남은 기간에 적응훈련에 집중할 수 있을 것 아니냐”라고 재촉했다.
이어 올림픽에 탈락한 업체의 전자호구를 세계선수권에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말도 안 된다. 세계선수권은 올림픽을 앞두고 열리는 아주 중요한 큰 이벤트다. 그런데 여기에 올림픽과 전혀 다른 전자호구를 사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위험하다.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가 이해 못할 것이다. 어떤 업체가 되 든, 한 업체의 전자호구를 연속해 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리 홀의 이와 같은 주장은 다른 나라 지도자도 모두 비슷하다. 심지어 한국팀 지도자들 역시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사용하는 전자호구가 다르다는 것에 의아해 할 정도다. 이들은 하나같이 시니어대회는 한 업체 것으로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해외 한 지도자는 “전자호구 선정은 어떤 회사가 되든 상관없다. 애초에 전자호구를 복수로 선정한 것은 WTF의 실수다. 그 실수에 대한 보상을 회원국이 책임져야할 의무는 없다. 모든 나라가 지금 내년 올림픽에 목숨을 걸고 뛰고 있다. 올림픽에 선정된 전자호구가 결정되는 지금부터 열리는 모든 WTF의 시니어 대회는 물론이며, 오픈대회까지 그 호구로 치러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전자호구가 각기 다를 경우에 국가협회의 경제적 손실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 경제력을 갖춘 국가를 제외한 나머지는 전자호구 적응훈련을 위해 수천만 원을 들여 구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WTF는 아직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미 관계자들이 여러 채널을 통해 이 같은 계획을 검토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논란이 더욱 커진 것은 지난 23일. 오는 2월 제주도에서 열릴 2015년 국가대표 최종선발전 대표자 회의에서 전자호구 선정을 놓고 세계선수권대회에 사용될 예정의 B업체로 선정한다고 결정 내렸다. 이날 핵심은 전자호구는 WTF 결정과 동일하게 하자는 게 중론이었다.
그렇다면 WTF가 세계선수권에 B업체 전자호구를 사용해야 하는데, WTF는 26일 현재까지 어떤 업체의 전자호구를 사용할지 결정내린 바 없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KTA가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전자호구를 선정한 꼴이 됐다.
WTF는 지난 4년 전 전자호구 선정 때문에 법정 공방과 재산가압류 등 큰 후유증 앓았던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