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정권법’을 아시나요…70대 김교일옹 발표
‘영원한 싸움꾼’ 김교일씨(72)가 ‘어정권법’을 발표했다. 조선의 무예서 ‘어정무예도보통지’ 4권에 수록된 정세 23기 중 고난도 10식을 제외한 13기로 이뤄진 기수련법.
어정권법 수련의 목적은 무인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다. 신체단련과 양생을 얻고자 하는 데 있어 현대인의 건강법에 가깝다. 하지만 전통권법의 뿌리가 혼재된 상태에서 그 원형에 가장 가까운 무예요,수련법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어정권법은 예비공으로 시작해 호흡의 강약과 속도에 따라 근육 속 경락을 통해 기의 흐름이 이뤄진다. 외형상 중국 무술에서 파생된 태극권과 비슷하다. 어정권법이 흐름을 중시하는 북파계열에서 나왔다는 점과 그 원형이 담긴 무예도보통지가 중국의 기효신서와 무비지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에서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김씨는 “우리 무술의 근간을 이루는 유일한 문헌자료인 무예도보통지에 실린 동작들은 중국의 그것과 차별화된다”면서 “일부 첨가된 중국식 몸놀림도 이미 완전한 우리 것으로 동화됐다”고 밝혔다.
김씨가 만들어낸 이 수련법은 동작이 느리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 원서에 실려있지 않은 각 동작의 이음새는 수십년 수련을 통해 스스로 체득했다. 그러나 연결기술인 이음새에 따라 다양한 기술이 나올 수 있어무예로서의 가치는 오히려 감춰진 부분에 있다고 한다. 특히 허리와 단전에서 나온 힘을 성강계합의 4가지 기본동작에 녹여내 발하는 ‘기’가 중시되며 근육이완과 호흡,의식집중은 기본이다.
줄담배를 즐기는 김씨는 “칠십 평생에 병원 한번 들른 적 없는 나의 건강이 무예를 통한 수련법의 효과를 실증한다”고 강조했다.
1930년 경주 태생인 그는 격변기에 동성고와 동국대를 졸업했다. 평생 동안 제대로 된 직업은 벌목장 감독관이 유일하다. 젊은 시절부터 ‘힘쓰는 법’에 빠져 온 생애를 ‘권법’에 바쳤기 때문이다. 50년대 말 전국을 떠돌던 차력사 이철산이 김씨의 집에서 잠시 머물며 소뿔을 맨손으로 뽑아내는 괴력을 과시하자 김씨는즉석에서 그의 제자가 됐다. 글을 모르던 이철산이 몸짓으로 가르쳐준 ‘움직거림’이 무예보통도지 4권에 수록된 권법이라는 사실을 안 것은 80년대 말. 책에 실리지 않은 각 동작의 이음새 부분을 연결해 보며 홀로 수련하기를 다시 20여년. 김씨는 ‘재야 무림’의 거두로 우뚝 섰다.
서울 종로의 정신세계원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어정권법을 전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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