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태권도를 만방에 알리는 ‘방 부라더스’

방영인-방영선 형제… 멕시코 올림픽,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 배출

방영인 감독(좌)과 방영선 감독(우)
요즘 태권도로 가장 핫한 나라를 꼽으라면 ‘멕시코’를 꼽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비인기종목인 태권도가 멕시코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끄는 국민 스포츠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자국 선수가 다양한 국제무대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서다.
그 뒤에는 한국인 태권도 지도자 형제 ‘방 부라더스’가 있다. 멕시코 태권도 국가대표선수단 방영인 총감독(42)과 시니어대표팀 방영선(39) 신임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친형제로 멕시코 태권도 세계강국을 이끄는 주역이다. 그래서 멕시코 국민들도 이들의 지도력에 ‘비바(VIVA)’를 외친다.
‘2014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 파이널’을 마친 이튿날, 5일(현지시각) 멕시코 퀘레타로 컨벤션에서 WTF 창립 사상 첫 개최된 ‘제1회 세계태권도연맹(WTF) 갈라 어워즈(Gala Awards)’에서 방영인 감독이 올해 최고의 지도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17년 동안 멕시코에서 지도자로 활동하면서 일약 세계 5강으로 끌어올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평생 잊지 못할 영광의 시상식이 진행되는데 그 아래에서 동생 방영선 감독은 형의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러고서는 가족과 주위 선후배들에게 SNS로 알렸다.
실업팀을 은퇴한 후 잠시 미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후 다시 국내로 돌아온 방영인 감독은 세계태권도연맹(WTF) 추천으로 97년 멕시코 태권도 대표팀 코치를 맡게 됐다. 스페인어는 물론 문화도 생소한 나라에서 선수를 지도하는 것도 힘들고, 그들에게 지도자로써 확고한 믿음을 주기 위해 더 뛰고, 노력했다.

방영인 감독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선수를 코치하고 있다.
그 첫 성과는 2000 시드니 올림픽. 남자 -80kg급 빅토르 에스트라다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는 남자 -58kg급 오스카드가 은메달을 여자 -57kg급 이디다아 살라사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남자 -58kg급 기에르모 페르자와 여자 67kg급 마리아 에스피노자 등 두 명의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뿐만 아니라, 2005 스페인 마드리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62kg급 에드나를 통해 멕시코 사상 첫 여자부 금메달을 안겼다. 2013 푸에블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74kg급 아드리아노 유리엘을 통해 ‘1979 독일 슈투트가르트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34년 만에 남자부 금메달을 안겼다. 멕시코 내 태권도 열기를 더욱 들끓게 했다.
방영인 감독이 대활약을 펼치는 데에는 동생 방영선 감독의 뒷받침도 빼놓을 수 없다. 2005년 형의 부름을 받고 멕시코로 이주했다. 2년간은 개인 사업을 하다 2007년부터 청소년대표팀을 맡게 됐다. 멕시코 주역이 될 유망한 선수를 발굴해 기본기와 기초체력을 중점적으로 지도했다.
성과는 2010 티후아나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최우수지도자상을 수상했다. 그해 첫 개최된 2010 싱가포르 유스올림픽에서도 은1, 동1개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일궜다. 이밖에 팬암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와 오픈대회는 전관왕을 휩쓸었다.
방영선 감독을 통해 성장한 청소년대표는 그대로 성인대표팀으로 이동한다. 형 방영인 감독은 동생 방영선 감독이 가르친 제자를 받아 세계선수권과 월드컵, 그랑프리, 올림픽 등 여러 대회에 출전시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큰 성과는 성인 무대에서 빛을 발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청소년기부터 기본기가 탄탄해야 가능하다.
올해부터 방영인 감독은 멕시코대표팀 총감독에 임명됐다. 그 권위는 매우 대단하다. 성인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 그리고 유소년대표팀에 각각 30명의 국가대표 선수가 있고, 대표팀 지도자만 14명, 그리고 체력, 의무 등 분야별 스태프 등 대규모 사단을 이끌고 있다. 그동안 성인대표팀을 맡아 선수 훈련 지도와 대회 세컨을 봤는데 앞으로는 대표팀을 총괄 운영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방영선 감독이 최근 열린 세계품새대회에 한국 방문단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를 다녀왔다.
동생 방영선 감독은 그동안 유소년과 청소년팀을 맡았는데 올해 성인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방영인 감독의 역할을 물려받은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현재 성인대표팀 선수단 80%가 방영선 감독이 청소년 대표팀 감독시절 지도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방영인 감독이 동생을 누구보다 신뢰하기 때문에 그 자리를 내줬다.
형제가 활약하는 반면에 시기와 질투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면 이방인이 한 명도 아닌 두 명이나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형제도 이런 시선을 우려해 항상 조심한다. 그래서 먼저 나서는 법이 없고, 그들이 원할 때까지 기다린다. 그게 ‘방 부라더스’의 리더십과 멕시코 태권도 사회에서 얻는 신뢰다.
방영인 감독은 동생과 함께하는 것에 대해 “서로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내 의견을 잘 따라주고, 내 부족함을 항상 채워준다. 그래서 늘 힘이 된다”며 주위의 시기와 질투에 대해서는 “그래서 늘 조심한다. 대외적으로 관계도 늘 좋게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성적이 대신 말을 해준다”고 말했다.
동생 방영선 감독은 “형이 나 때문에 많이 부담스러웠을 텐데 좋은 기회를 줘서 낯선 땅에 어려움 없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형 덕분에 많이 배웠다. 선수를 지도하는 법부터 믿음과 신뢰를 갖게 하는 법. 앞으로 더 노력해서 형에게 도움이 되는 동생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 형제 덕에 한국 태권도가 큰 덕을 보기도 한다. 지난해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열린 멕시코 푸에블라는 해발 2천8백미터의 고지대다. 사전 적응훈련 없이는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운 곳. 그래서 한국대표팀을 초청해 2주 이상 현지적응 훈련을 도왔다. 그 결과 최고의 성적을 냈다. 이번 그랑프리 역시도 대표팀 선수촌에 훈련하도록 도움을 줬다.
이들 형제는 목표는 당장 2년 앞으로 다가온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남녀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이다. 그 꿈이 이뤄질지 기대가 된다.
[무카스미디어 = 멕시코 퀘레타로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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