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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를 하면 정말 배짱이 두둑해지는 거 같아요 - Bruno Bruni


"태권도를 하면 정말 배짱이 두둑해지는 거 같아요. 그냥 한번 부딪쳐 보는 그런 거 있잖아요.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용기 백배 입니다."


태권도가 좋아 한국에 왔고, 태권도가 좋아 한국에 남아있는 태권 청년 부르노, 외국인 최초로 한국의 국가대표 시범단과 함께 시범을 실시하고 있는 청년, 외국인이지만 가장 한국적인 수련방식을 통해 한국의 정통 태권도를 접한 부르노, 그의 태권도 인생을 한번 살펴보았다.
부르노는 1978년 4월 26일, 독일의 함부르크라는 그리 크지 않은 항구 도시에서 이태리 조각가 출신인 아버지와 벨기에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화목하고 사랑이 넘치는 가정에서 살아서 그런 탓인지 여성스러운 면이 제법 있었던 그에게 있어서 태권도와의 인연은 어쩌면 필연적인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부르노가 처음 태권도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어렸을 적, 태권도를 배우고 있던 친구와 함께 태권도장에 가면서 부터였다. 어렸던 나이 탓인지 태권도장에서 처음 만난 태권도 사범님은 너무 무서웠다고 말한다. "장난이 아니었어요. 어찌나 무서웠든지. 그냥 뭐 특별하게 저에게 무섭게 한 일도 없는데도 말이예요. 지금 생각하면 그 강렬한 사부님의 눈빛에 잔뜩 겁먹었던 거 같아요. 근대요. 이상한 건 정말 엄청나게 겁을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태권도가 정말 하고 싶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 이유는 간단했던거 같아요. 제가 느낀 무서움보다는 태권도의 발 차기나 기술들이 저에게 준 매력이 훨씬 컸으니까요. 정말로 그때 제가 본 태권도 기술 중에 특히 환상적인 발 차기는 지금도 잊을 수 가 없어요. 어려서 그랬는지 몰라도 정말 환상적으로 보였거든요."

태권도에 대한 그의 첫 인상은 이처럼 강렬한 이미지로 다가왔고, 그 강렬한 첫 인상은 지금까지도 부르노가 태권도를 수련하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그는 현재 태권도 3단, 공인 1단이며, 세계태권도 연맹이 주최하는 대회에도 참가한 경험이 있다.
"저는 정말 사부님을 존경합니다. 교육 방식이야 제가 굳이 말을 안 해도 워낙 유명하신 분이니까. 하지만 제가 존경하는 사부님의 모습은 태권도 지도자로서가 아닙니다."

부르노는 지금 한국에서 국기원 교육분과 위원장인 이규현씨 아래서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이규현 위원장은 한국에서도
예의를 중시하기로 소문난 호랑이 단장이다.
위원장님에게 태권도를 배우는 동안 정말 많은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발목부터 손, 무릎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 곳 성한 곳이 없을 지경이다. "부상 많이 당했지만 사실 부상을 당했을 때 더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부상당하면 엄청 많은 고통이 따랐지만 단장님 앞에서는 아픈 척을 할 수가 없잖아요. 티를 내도 알아주지도 않고 원래 그런 거라고 하시거든요. 부상 경험이 많아지니까 이제는 그런 부상을 당할 때마다 조금 아프다 말겠지 하고 넘어가요. 헤헤. 사실 엄청나게 아파요. 그렇다고 훈련을 안 할 수도 없잖아요. 그리고 다칠 때마다 하나, 둘씩 배우는거 있잖아요. 겁도 없어지고요. 간이 조금씩 커지는 거죠. 지금은 간이 많이 부었지요. 하하"

이번에는 위원장장님에 대해 물어보았다. "위원장님은 정말 무서우세요. 엄하고, 특히 태권도 수련할 때는 정말 더 하시지요. 뭐 태권도 교육 방식이야 세계최고니까 두 말씀 드릴 필요가 없지만... 제가 조금만 예의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 큰 꾸지람을 듣지요. 호통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평소에는 정말 따듯하세요. 제가 존경하는 사부님의 모습은 태권도 지도자로서가 아니라 인간적인 사부님입니다. 정말 마음이 따뜻하신 분이세요. 제가 힘들 때 정말 큰 도움을 주시는 정신적인 지주이세요. 정말 영광스럽거든요. 계속하면 아부 같으니까 그만 할게요."

"한 겨울에 산 속에서 3일 동안 수련을 했는데.. 그 차가운 물 속에 발가벗고...으....."


그는 태권도를 수련하면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보다는 정말 힘이 든 기억이 많았다고 말한다. "재미있었던 에피소드요? 글쎄요...... 근데 재미있었던 일보다는 정말 힘은 들었는데 지나고 나니 재미있는 추억으로 변한 일은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한국에 온 후 태권도를 수련하면서 있었던 일인데요. 한번은 3일 동안 경기도 양평에 있는 산 속에서 태권도 수련을 한 적이 있어요. 아침 구보를 하다가 생긴 일이었어요. 한참 구보를 하고 있는데 우리가 구보하는 길옆에 작은 호수가 하나 보이더라구요. 위원장님이 멈추라고 하셔서 그 앞에 섰지요. 바람이 썰렁하더군요. 한 겨울의 찬바람이 살점을 파고드는데 갑자기 옷을 벗으라고 하더군요. 뭐 힘이 있나요...... 벗었지요. 팬티도...춥더군요. 우와...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거기 까지는 좋은데 그 호수 속으로 들러가라는 거예요. 참나..으휴...생각만 해도. 별 수 있습니까! 들어갔지요. 피부가 깨지더군요. 그때 그 고통이란 정말 안 해본 사람은 모를 거예요. 한 겨울에 숲 속에 동태가 된거지요. 그런 훈련을 받고 나니까 정말 용기가 생기더라구요. 뭐든 할 수 있을 거 같은 자신감, 그런 것들이 칼날 같은 물의 한기와 함께 몸 속으로 파고 들더라구요. 배짱이 생겼지요. 근데 또 하라면 못 할거 같아요. 생각만 해도 춥거든요." 웃고 있는 그의 얼굴 표정에서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의연함이 같은 것이 담겨 있었다. 다르게 말한다면 힘든 훈련을 겪고 난 후의 당당함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그도 이제 진정한 태권도인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부모님이요. 정말 보고싶지요. 한국 생활 중에 가장 힘든 점이 바로 그 점이에요. 가족들 생각나는 거요.



태권도가 좋아서 한국에 있다고는 하지만 나이가 어린 부르노로서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 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부모님이 정말 많이 보고싶고, 그립다고 말하는 부르노. "부모님이요. 정말 보고싶지요. 한국 생활 중에 가장 힘든 점이 바로 그 점이에요. 가족들 생각나는 거요."
제가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는 정말 이해를 못 하셨는데, 지금은 많이 이해를 해 주세요. 아마 한국에서 TV에도 나오고 많이 유명해져서 그런가 봐요. 하하. 한국에도 많이 오셨어요. 아버님은 한 6번 정도, 어머님은 더 자주 오셨지요. 부모님께서 이해를 해주시니까 정말 더 큰 힘이 되는거 같아요."

한국에서 거의 2년이 넘게 있었던 부르노는 이제 거의 한국 사람이 다 된 거 같은 느낌이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문화적이 차이 때문에 많이 당황했었다고 말한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말도 않 통하고 정말 적응하는 데 힘이 들었지요. 근데 지금은 적응됐어요.
참. 왜 한국에서는 여자가 길거리에서 담배를 못 피잖아요. 전 처음에 그게 정말 이상했어요. 왜 여자는 담배를 길에서 못 피는지 남자는 피는데... 참 그리고 목욕탕 있잖아요. 다 같이 목욕하는 곳. 거기도 처음 갔을 때 느낌이 정말 이상했어요. 제가 많은 나라를 가봤지만 그런 곳은 별로 없었거든요. 다 같이 목욕하는 곳이요. 돈주고 때도 밀고요. 근데요. 지금은 저도 제 매니져랑 자주 가요. 피로가 싹 풀리잖아요. 한국 사람 다 됐지요"

"한국여자요? 굉장히 좋아해요. 예쁘고 스스로를 가꿀 줄도 알고, 좀 못생겼어도 노력해서 개성을 살릴 줄 알잖아요. 전 그런 모습이 보기 좋아요. 외국여자는 많이 꾸미고 다니지는 안잖아요. 그리고 저는 피부 색깔은 절대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도 혼혈이잖아요. 아버지는 이태리 분이고, 어머니는 벨기에 사람이니까요." 부르노는 한국에 와서 친구는 많이 만들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여자친구는 없고 말했다.

"제가 겨루기를 하면서 제 상대가 약하다고 해서 약올렸던 적이 있거든요. 진정한 고수가 되려면 먼저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요"


부르노가 독일에서 태권도를 배우던 시절에 도장에서 우연히 겨루기를 할 기회가 생겼다고 한다. 상대는 운 좋게도 제법 나이가 들어 보이는 아저씨. "운 좋게 약한 상대를 만나서 겨루기를 하는 동안 그 사람을 약올렸지요. 일부러 동작도 천천히, 쇼맨쉽도 조금 발휘했고, 아무튼 약을 올렸어요. 겨루기를 하는 동안 한번은 발을 그 사람 얼굴 앞에 올리고 멈춰 있었어요. 제가 생각해도 조금 심했지요. 근데 그때 갑자기 불이 번쩍하더라구요.
우아...돌려차기를 얼굴에 정통으로 맞은 거예요. 기절했지요. 뭐. 나중에 사람들이 깨웠을 때 알았지요. 코피도 나고 멍도 들었다는 것을... 까불다가 망신 당한거지요. 근데 나중에 한번 더 했어요. 그때는 정식으로 했지요. 복수했어요. 헤헤.. 반 죽였지요. 하하하!" 부르노는 그때 일을 말하면서 연신 부끄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태권도를 수련하면서 느낀건데 진정한 고수는 바로 성숙한 인격에서 나온다는 진리지요. 그때 저는 정말 어렸던거 같아요."

아직도 소년의 티를 다 벗지 못한 순수한 태권 청년 부르노, 현재 부르노는 한국 국가대표 시범단과 함께 태권도 시범을 실시하는 최초의 외국인이다. 물론 공식적인 국가대표시범단 단원은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다. 조금씩 태권도를 배워 가는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부르노, 자신이 계속해서 태권도를 연습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얘기한다. 그저 태권도가 좋아서, 그것이 전부인 것이다.

비록 그다지 태권도 실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부르노의 모습 속에서 진한 태권도 사랑을 엿 볼 수 있었다. 부르노는 현재 세계태권도연맹 총재인 김운용 총재로부터 태권도 국가대표 명예시범단원으로 임명을 받고, 내년 US OPEN 시범을 위해 국가 대표 시범단과 함께 맹훈련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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