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연재

[허튼소리] 무술사범이라는 직업과 아르바이트

공권유술 강준 사범의 허튼소리 58


지난 10월 호주 주요도시를 돌며 공권유술 투어 세미나를 했을 때, 그동안 짐작만 했던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호주의 공권유술 사범들이 학생을 취미로 가르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공권유술이외의 대부분의 무술도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냥 포커를 치거나 낚시를 다니는 것처럼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여가선용을 즐기기 위해 무술을 가르치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공권유술협회의 규정에 따라 프로그램에 입각한 방법으로 학생들을 지도하지 않게 됩니다. 취미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범의 권위가 얼마나 높을까요? 이것은 공권유술 도장예절을 바탕으로 둔 수련을 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먹고살 만한 직업을 가지고 있으니 재미삼아 도장을 개설하여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입니다.

만약 취미생활을 하고 싶다면, 사범은 돈을 내고 가까운 무술도장에서 무도수련을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꼭 학생들을 지도하고 싶다면 재능기부를 하거나 무료로 학생들을 지도하면 이것은 모두를 위해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그런데 비싼 임대료를 들여서 건물을 얻고 필요한 내부시설을 갖추고 학생들에게 무술을 지도합니다. 그리고 취미라고 말을 하면서, 학생들에게는 틀림없이 수강료를 받고 있습니다.

공권유술 협회장으로써 호주에서 공권유술을 지도하는 사범들이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에 기분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 결코 롱런하지 못한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어느 학부모가 자신의 자식들을 취미로 가르치는 도장에 맞길 수 있을 까요?

부모의 욕심은 언제나 사범이 최선을 다해서 아이들을 지도해 주길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주 당연한 것입니다.

사범은 수강료를 받는 순간부터 프로페셔널적인 마인드가 있어야 하고 취미가 아닌 전문직업인으로써 최선을 다하는 것이 무술도장의 사범으로써 도리일 것입니다.

공권유술의 사범들이 공권유술을 모르고 있는 것에 대해서 안타깝다는 표현밖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해외의 공권유술 사범들은 도장을 개설하면 어떻게 학생들을 지도하는지 공권유술의 프로그램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떤 매뉴얼을 작동시켜야 하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공권유술을 곁다리로 끼워서 하다보니까 단순한 공권유술의 기술체계를 반복하게 되고 이것을 공권유술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곁다리로 하는 무술이기 때문에 배우려고도 하지 않고 그다지 절실한 마음도 들지 않습니다. 이러한 원인에 대해서 나 스스로 하여금 뭔가 첫 단추를 잘 못 끼웠구나 하는 자책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누구든지 공권유술 도장을 개설하면 공권유술협회에서는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수입을 창출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최선을 다해돕게 됩니다. 사범이 기본적인 생계가 유지되어야 올바른 교육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권유술협회는 수련인구의 확장보다 공권유술도장의 운영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협회에서 갖춰 놓은 가맹도장의 기본적인 도장 경영매뉴얼은 관장이 공권유술 도장으로 큰 부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신설도장을 개설한 후 월평균 500만 원 이하로 수입이 떨어지지 않도록 일정하면서도 고정적인 수입이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는 것입니다.

여기서 최소 마지노선이 월 순수입 400만원인데, 만약 이것 보다 적은 수입이 들어온다면 도장의 관장들은 어떻게 될까요?

물으나 마나, 공권유술의 관장들은 생활고에 시달리게 됩니다. 이것은 남편 그리고 아버지의 뜻에 따라 모든 걸 희생하고 있는 가족들이 힘들어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되면 와이프는 부족한 생활비에 도움이 되고자 생명보험회사나 야쿠르트아줌마 같은 직업을 가지게 되고 자녀들은 부모의 보살핌이 아무래도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탁 까놓고 말하면 나는 이러한 상황이 매우 싫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공권유술 도장을 개설하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갖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한국의 많은 무술도장의 관장들이 어려운 도장경영에 탈피하고자 하는 것을 많이 봐왔습니다.

부족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무술도장의 관장님들은 대리운전을 하거나 낮에 할 수 있는 직업을 얻게 됩니다. 이렇게 하면 도장에서 얻어지는 수입과 아르바이트로 얻는 수입을 합하면 얼추 생활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착각입니다.

아르바이트나 또 다른 직업을 갖는 순간, 관원들의 숫자는 점점 더 줄어들게 됩니다. 이중적인 노동으로 인하여 몸이 피곤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수련생들을 좀 더 세분화하여 지도하지 못하고 하나하나의 수련생에 대해서 신경 쓰지 못하게 됩니다. 말하자면 지도자가 의욕도 없어지고 “대강 대강” “설렁 설렁” 수련생들을 대하게 되는 것입니다. 처음에 한 달 두 달은 어떻게 넘어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는 계속 이어집니다.

수련생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이 도장을 다닐 이유가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낮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을 저녁의 도장유지비로 소모하게 됩니다. 결국 와이프의 바가지를 견디다 못해 도장 문을 닫고 맙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도장을 하거나 도장을 하면서 직장을 다니거나, 엎어치거나 메치거나 메 한가지 입니다. 나의 경우 협회 일을 하다보니까 이제는 딱 보면 이 도장이 잘될지 안 될지를 한눈에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도장이 잘 안 되는 관장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자신의 도장경영이 어렵게 된 원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말을 자주 합니다.

1. 정치인들이 정치를 더럽게 해서 나라의 경제가 침체되었기 때문에..
2. 저 출산으로 인하여 무술수련인구가 줄어들어서..
3. 훌륭한 테크닉을 소유한 나 같은 지도자를 바보 같은 사람들이 몰라봐서..
4. 수련비는 너무 싸고 유지비가 많이 들어가서...
5. 돈 벌어서 건물주인만 좋은 일시키는 것 같아 너무 억울해..

대충 이런 내용이 골자인데 위의 내용이 전부 맞는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도장경영이 어렵게된 것과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문제는 자신의 도장이 잘 안 되는 이유를 자신의 부족함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나 다른 환경적 요인으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는 공권유술협회에서 세상없는 시스템을 제공하거나 이 방면에 도사가 조언을 하더라도 성공도장으로 갈 확률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자신의 도장이 잘 안된다면 원인은 딱! 한가지입니다. 프로페셔널한 마인드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걸 인정하지 않으면 여전히 어려운 도장운영으로 인하여 가족들은 함께 생활고에 시달려야 합니다.

도장홍보를 하는 것도 전문가적인 생각이 있어야하고, 돈을 받은 만큼 질 좋은 수업을 만들어나가는 것도 전문가적인 생각을 가져야하며, 도장의 개설은 자신이 수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수련생들이 수련하기 위한 공간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 역시 전문가적인 생각일 것입니다.

호주는 오스트레일리아 럭비와 수영, 윈드서핑같은 스포츠가 국민스포츠로써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습니다. 동양무술을 비롯한 격투스포츠를 하는 인구가 매우 적은 나라입니다. 또한 그들은 무술을 직업적으로 한다는 것에 대해서 매우 놀라워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이번 호주를 다녀와서 느낀 점은 한국무술을 지도하는 사범이라면, 그래서 돈을 받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도장이라면 무술지도자가 학생들에게 한국의 무술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처음부터 차근차근 지도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무술이 호주의 스포츠와는 완전히 다른 면이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역시, 기술보다는 무도의 프로그램과 시스템 그리고 지도자의 확고한 마인드 확립이 중요할 것입니다.

결국 한국의 무술단체에서도 해외사범들이 성공할 수 있는 도장경영에 대한 교육을 한층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글 = 강준 회장 ㅣ 사단법인 대한공권유술협회 ㅣ master@gongk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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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복싱 2014.11.29
일본도 도장보다는 학교 동아리나 동호회, 취미로 가르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도장예절을 바탕으로 둔 수련을 하지 못할까요? 아뇨, 일본의 도장문화는 예절 그 자체죠. 가르치는 사범이 문제지 취미로 하느냐, 도장을 경영하느냐는 별 문제 없습니다. 이젠 진짜 허튼소리나 하고 있네요.
.. 2014.12.13
이 칼럼에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삐딱선입니다 어떻게든 말꼬리 붙잡고 못늘어져 환장하는듯
복싱븐 2015.03.28
저는 밑에 복싱 분 말씀에 동감하는데요?취미로 무도를 가르친다고 잘못된것인가요?자기갗다른직업을가지고 무도를 배워서 가르친다는게 잘못된것인가요? 무도를가르치려면 무조건 도장을차려야하나요?무슨 그런 논리가다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