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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선수 장창하


우리나라 국기인 태권도가 안팎으로 몰락의 길을 걷고 있어 종주국으로써 체면이 말이 아니다. 태권도 수장인 김운용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이 한계를 느껴 자진 사퇴했고, 남자 태권도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신흥 강국들에 잠식당하고 있다.

태권도는 1973년 제1회 세계태권도대회 뒤 모든 체급을 석권하거나 최소 절반 이상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다른 나라들도 이런 한국의 독주를 당연시했다. 불과 2년전인 1999년 캐나다에서 열린 제14회 세계태권도 선수권대회에서도 6체급이나 석권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시드니올림픽부터 남자태권도에서 누수 현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국은 4체급 가운데 2체급만 출전할 수 있어서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인 신준식(라이트급)과 김경훈(헤비급)을 출전시켰으나 신진식이 금메달 획득에 실패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시드니올림픽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지난달 제주도에서 벌어진 제15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8체급 가운데 2체급 우승이라는 사상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일부 종목은 결승에도 오르지 못하고 예선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영웅은 난세에 나타난다고 했던가. 서울체고 3학년 장창하 선수의 실력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어 태권도인들의 마음을 뿌듯하게 하고 있다. 장창하는 제82회 충남 전국체육대회를 비롯해서 올해 벌어진 고등학교 대회를 모두 휩쓸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경주에서 막을 내린 전국남녀우수태권도대회 라이트급에서 우승을 차지해 명실공히 한국 최고 선수가 되었다. 이 대회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했던 신준식(경희대), 제주도 세계선수권대회 한국대표로 나갔던 정우열(경희대), 전 국가대표 정동혁(용인대), 진우승(동아대) 등 라이트급 4인방이 모두 출전한 대회였다.

서울체고 주장으로 친구들 사이에 장짱으로 통하는 장창하는 한국 라이트급 사상 가장 체격조건이 뛰어난 선수다. 183㎝의 큰 키에 다리와 팔이 길다. 그래서 유럽선수들을 만나도 조금도 위축되지 않는다. 그리고 발기술이 다양하다. 발을 든 채로 2~3번 연속 공격하는 나래차기와 상대선수가 공격을 역습하는 받아차기 뒷차기에 능하고 왼발 돌려차기도 전광석화같다. 굳이 보강해야 할 것이 있다면 새로 적용되는 점수제도에 대한 적응력이다. 태권도는 보는 사람에게 재미를 더 주기 위해 점수제도를 다양하게 했다. 종전까지는 상대방의 급소를 가격하면 무조건 1점이었다. 그러나 몸통을 가격해 상대선수를 넘어뜨리거나 얼굴을 때리면 2점, 얼굴을 가격해 다운을 시키면 3점을 주게된다. 그러니까 2~3점 정도 점수는 경기종료 직전이라도 충분히 만회할 수 있기 때문에 끝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

장창하는 이번 겨울에 얼굴 공격의 비중을 높이는 등 큰 점수를 따는 훈련에 전력을 기울여 2003년 제16회 세계선수권대회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 태권도의 매서운 맛을 보여 줄 생각이다.

<출처: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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