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월드 그랑프리… ‘나 홀로’ 투혼 이상제가 남긴 것

KTA 지원 없이 출전, 투혼의 경기로 한국 팀 들썩
취약 체급 지원 소홀 중앙경기단체에 따가운 시선
지난 7일(현지시각) 중국 쑤저우 스포츠센터서 막을 내린 2014 세계태권도연맹(WTF) 그랑프리 시리즈Ⅰ.
한국 팀은 남자 -58kg급에서 김태훈이 탄력있는 스텝과 높은 발을 무기로 금메달을, 그리고 -68kg급서 태권도 천재 이대훈이 처음으로 올림픽체급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49kg급서는 작은 김소희가 준결승서 올림픽 2연패의 우징유를 상대로 석연치않은 홈 어드벤티지에 밀려 동메달에 머물렀지만 다시 한 번 성장의 가능성을 확인하며 다음 승부를 기약했고, 큰 김소희는 -57kg급 결승전서 스페인의 고메즈에게 1대 2로 분패했지만 소중한 은메달과 랭킹포인트를 챙겼다.
남자 +80kg서는 차동민이 지난 맨체스터 그랑프리 파이널 준결승서 분패했던 영국의 마하마 조를 상대로 설욕에 성공, 결승전에서 패한 가봉의 오바메에 대한 필승 전략을 숙제로 남겼다.

그리고 8강 연장전서 패하며 메달 입성에는 실패했지만, 그 이상의 투혼을 보여준 이상제(전주시청)가 있다.
남자 -80kg급에 출전한 이상제는 쑤저우 GPⅠ에 중앙경기단체인 대한태권도협회(KTA)의 항공 및 숙박 지원없이 ‘나 홀로’ 출전했다.
이상제는 국내에서 마산 구암고와 위덕대를 졸업하고, 대학 3학년 때 우수선수선발대회 1위, 4학년 때 협회장기 대회 1위, 지난해 실업연맹 대회 1위에 오른 바 있다.
그리고 2012년 경주코리아오픈(-87kg급) 1위, 지난해 춘천코리아오픈서 1위, 역시 지난해 월드컵 단체 대항전 5인조 단체전 동메달로 쌓은 랭킹포인트 35.80으로 WTF -80kg급 올림픽 랭킹 36위에 올라 있다.
이상제는 이번 대회서 세계랭킹 4위, 5위, 13위 선수들을 상대로 힘과 근성의 경기를 펼쳤다.
32강전 랭킹 13위 안톤 코트코브와의 경기서는 3회전 7대 7 동점 상황에서 상대의 오른발에 머리 득점을 내주었으나 이내 왼발 앞돌려차기 머리 공격으로 동점, 다시 상대의 왼발에 득점을 허용했지만, 몸통 공격과 상대를 밀어붙여 경고 감점으로 동점까지 쫒아가 종료 7초 전 동점을 만들어 연장전 18초 만에 왼발 몸통을 상대의 복부에 꽂아 넣으며 승리했다.
메인코트인 1코트서 벌어진 16강전서는 랭킹 5위 독일의 타히르 구엘렉을 맞아 3회전 13대 5 의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근성과 체력으로 상대를 밀어붙여 16대 4로 역전에 성공하고, 지친 상대를 감점패로 돌려세웠다.
8강전서는 랭킹 4위의 러시아 알버트 구안을 맞아 종료 직전 경고로 동점을 허용, 연장전서 나래차기를 먼저 허용하며 결국 준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이날 이상제가 보여준 경기는 근래 한국 남자 중량급에서 보기 힘들었던 박력과 힘, 그리고 집요함과 투혼의 경기였다.
이상제는 경기가 끝난 후 “상대 선수들의 랭킹만 알 뿐 분석기회가 없어 초반 탐색전 상황에서 밀렸다. 그러나 막상 붙어보니 체격 조건에서는 불리하지만 힘에서 내가 밀리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마지막까지 체력과 근성으로 밀어붙였다. 비록 준결승 진출에 실패해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많은 것을 경험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밝혔다.
8강전서 패한 아쉬움을 달래며 보호대를 벗고 있는 이상제 더불어 “저는 약한 선수이지만 국가대표 선수들과 한 팀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자부심도 생겼고, 생각도 공유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다음 달에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GP2와 GP3, 그리고 GP 파이널도 나갈 수만 있으면 무조건 나갈 것이다. 우리나라가 이 체급에서 약한데 막상 메이저 대회에서 뛰어보니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8강전서 패한 아쉬움을 달래며 보호대를 벗고 있는 이상제
한편, 이상제는 이번 GPⅠ 대회에 자비로 항공료와 숙박비를 해결했다. KTA는 이상제가 랭킹 32위안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소속 팀 전주시청의 지원이 얼마가 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약 100만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GP대회는 개최국 선수 1명을 제외하고 각 올림픽 체급 상위 31명이 출전하지만, 반드시 랭킹 31위까지만 출전하는 대회는 아니다.
각 국가별 참가 제한이 2명이고, 대회별로 불참하는 선수가 있기 때문에 통상 상위 36위에서 50위 정도까지 랭커들이 출전한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경우 남자 -58kg급의 김태훈, 차태문, -68kg급 이대훈과 김훈, +80kg급의 차동민이 올림픽 자동 출전권을 획득하는데 가장 근접한 랭커지만, -80kg급의 경우 뚜렷한 강자가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올림픽 전 체급 참가를 노린다면, 중앙경기단체서 이 체급에 대해 전략적으로 집중 육성 및 지원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남자부든 여자부든 각 부에서 2체급 이상이 올림픽 랭킹으로 출전 티켓을 획득할 경우 나머지 체급은 대륙선발전에 출전할 수 없기 때문에 전체급 참가는 오로지 랭킹포인트에 의한 출전권 획득밖에 없다.
이상제는 이번 대회서 상위 랭커들을 상대로 근성과 집요함의 경기로 한국 팀을 들썩이게 하며 ‘이상제’라는 이름을 남겼다.
그러나 국제경기력 강화를 위해 경기부를 신설하고 낙하한 인사를 영입한 KTA는 과연 무엇을 얻고 남겼는지 주변의 시선이 따갑다.
[무카스-태권도신문 연합 = 양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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