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소리] 공권유술 어린이 세미나와 스트레스

2시에 있을 어린이 세미나가 다가오자 학부모는 아이의 손을 잡고 하나둘씩 모여듭니다. 차량운행이 없기 때문에 세미나가 끝나면 학부모가 아이를 데려가야 합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사람들은 이것을 이상하게 바라봅니다.
2014년 5월 31일 공권유술 포항남구지부에서 1박2일 어린이 공권유술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사범들이 물걸레를 빨아 손으로 구석구석 닦으며 수련생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세미나의 참가자는 모두 초등학생이어야 하며 중학교이상은 참가할 수 없습니다. 어린이 대공원을 놀러가는 것도 아니고 어디 박물관이나 체험관에 가는 것도 아닌 오로지 공권유술을 수련하는 세미나 참가에 열성적으로 부모님들은 아이들을 참가시켰습니다.
한 번의 세미나에 오만원 이상의 금액이 들어가지만 그들은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도장의 규모 때문에 선착순으로 모집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세미나에 참가하지 못한 학생들로 인하여 포항지부에서는 어쩔 수 없이 다음 주에 자체적으로 세미나를 해아 만 합니다.
모든 세미나는 일사분란하게 움직였고, 한 치의 오차 없이 착착 진행이 되었습니다. 나를 포함한 5명의 포항사범들과 지부장들은 와술 스파링부터 타격스파링까지 수 십 번씩 돌아가며 어린 수련생들을 상대해주어야 했습니다.
세미나가 끝난 후 소정의 기념품을 지급하고 참가증을 수여하였습니다. 이번세미나는 단순히 어린이 세미나였지만 이것을 바라보는 시각은 현저히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세미나의 재미나 흥미적인 요소를 생각했을 것이고, 학부모는 자신의 자녀들이 세미나를 통해서 교육적이나 정신적으로 좀 더 성숙해지길 기대했을 것이고, 사범의 입장에서는 질서유지에 힘을 썼을 것이며, 지관장님은 어떻게 어린이 세미나를 지도해야하는가에 관심을 가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협회장의 입장은 또 다른 것입니다.
포항지부는 협회의 시스템을 제대로 따르고 있었는가?
포항지부는 공권유술의 프로그램대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었는가?
포항지부장은 사범이나 수련생들을 평소 어떻게 대하고 있었는가?
포항지부의 어린이 수련생은 공권유술의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가? 등으로 나만의 시각으로 세미나에 대한 여러 가지를 바라보게 됩니다.
공권유술이 포항지부에 성공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은 오로지 협회의 시스템을 믿고 그대로 따랐기 때문입니다.
처음 포항지부도장에 들어섰을 때 느꼈던 분위기로 인하여, 나는 단번에 포항지부의 성공요인을 대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학부모의 태도 때문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차량운행에 대해서 민감할 것입니다. 10번 차량운행을 잘 해주어도 한번 잘못하면 섭섭하다고 바로 전화를 걸어 항의를 해오는 것이 현재의 무도현실입니다. 설사 아이를 학부모가 직접 자가용으로 픽업을 하더라도 아이만 내리게 하여 도장으로 올라가라고 하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내가 본 포항지부는 이런 상황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포항남부지부의 학부모는 승용차로 아이를 데려오고 자신도 차에 내려서 아이의 손을 잡고 2층을 함께 오릅니다. 이후 아이를 사범에게 인계를 한 후, 사범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합니다. 학부모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호신!”이라는 구호가 나오고 아이들은 부동자세로 서서 사범들에게 예를 다합니다.
두 번째는 포항남구지부 소속의 5명의 사범들의 태도입니다.
그들은 박상민 지부장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포항남구지부에 대한 살신성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공권유술의 사범들에게는 일체의 월급을 주지도 받지 않습니다. 이 시스템은 공권유술협회의 방침으로 10년이 넘도록 고수해 오고 있는 것이고, 이것으로 공권유술도장들은 큰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사범과 관장이 “사장과 직원의 관계”가 아니라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사범들은 몇 년 동안 스승의 밑에서 공권유술을 수련한 진짜 제자들이고 제자들은 스승의 도장 번창을 위하여 기꺼이 동참하게 됩니다.
만약, 제자가 어려운 일을 당하거나 나중이라도 도장을 개설한다면 스승은 제자를 위하여 살신성인으로 돕게 됩니다.
포항의 박상민 지부장은 이러한 관계를 잘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박상민 지부장이 승용차로 포항남구를 돌면서 나에게 브리핑을 시작했습니다. 도장의 수석사범인 이 사범이 군대를 재대하면 어느 지역에 도장을 개설해야하고, 박사범은 어느 지역에서 도장을 개설하는 것이 적당한지 조근 조근 설명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사범들의 실력이나 금전적 재력이나 언변이나 개인특기 등을 고려하여 누가 지역적 특성에 적합한지 파악을 하고 있었습니다.
박상민 지부장은, 5명의 사범들은 최소한 내가 공권유술도장을 운영하며 보람 있고 즐겁게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정도의 행복감을 주는 것이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자신의 남구 지역을 거침없이 나누어 주겠다는 것입니다. 가끔 사범들에게 월급을 안주는 이유를 궁금하게 생각하는 타 무술 관장들이 있는데, 그들의 관점으로는 이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간단하게 한마디만 한다면 사범에게 월급을 주는 이유는 사범을 부려먹기 위함입니다. 그것은 사범을 위한게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월급을 주는 것입니다.
사범은 일을 조금하고 더 많은 월급을 받으려고 하고, 관장은 월급은 조금 주고 더 많이 부려먹어 돈을 벌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월급을 올려주지 않거나 일이 힘들다고 느껴지면 사범은 다른 도장으로 옮기고, 일을 제대로 안한다고 느껴지면 관장은 사범을 거침없이 자르게 됩니다.
그러므로 한편으로는 다른 무술에서 바라보는 시각으로는 공권유술의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는 공권유술의 철저한 예절문화를 고수하고 있었습니다. 무도에서만 볼 수 있는 예절문화를 철저히 지킴으로써 집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본능적으로 공권유술만의 예절이 튀어나오게 하는 것입니다. 가령, 우리는 공권유술도장을 1개월만 다녀도 “호신”이라는 구호가 어느 때라도 저절로 튀어오게 된다는 것을 모두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범님들이 어떠한 종목의 무술을 하건 우리는 과거 자신이 해왔던 무술도장의 습성을 버리지 못할 뿐입니다. 도복에 슬러퍼를 끌고 다니거나, 길거리에서 호떡을 사먹거나, 여자관원들과 식사를 하거나, 학부모에게 쓸데없는 농담을 하거나, 수련생을 진실로 대하지 않고 두당 얼마씩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거나 하는 것들이 그렇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누구에게도 존경받을 수 없습니다.
머리를 긁적이며 관원들과 수련 중에 시도 때도 없이 농담을 하거나, 수련생들이 생각하길 기술외에는 배울게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결코 좋은 제자를 양성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신에게 훌륭한 제자가 없는 것이, 자신의 훌륭함을 알아봐주지 못한 한심한 수련생들 때문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면, 관장은 계속해서 구인광고를 뒤적거려야 할 것이고, 어떻게 이 녀석에게 월급이상의 돈을 뽑아먹어야 하는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제자는 스승을 존경하고 스승은 제자를 신뢰하는 마음이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습니다. 이것은 훈련이 필요하고 이 훈련은 프로그램에 의해서 자기도 모르게 만들어집니다.
공권유술 사범뿐 만아니라 한국의 무도인은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이게 없으면 도장은 계속해서 정체되어 있을 것이고 발전이 없습니다. 도장의 관장으로써 발전이 없다는 것처럼 무서운 것이 없는 것입니다.
세미나를 마치고 박상민지부장의 영접을 받고 돌아가는 승용차에서는 그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회장님! 요즘 공권유술 도장이 너무 잘 되고 있습니다. 사범들도 너무 좋고, 수련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너무 행복하니까 이제는 두렵기까지 합니다. 혹시 언제 이 행복이 깨지질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계속 긴장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나는 그것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말을 그에게 남겼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참 좋은 것입니다. 만약 스트레스가 없이 평생을 살아간다면 세상이 재미있겠습니까? 그것이 곧 지옥입니다. 긴장을 늦추지 마시고 하루하루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비단 공권유술 사범의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무도사범님들이 파이팅 했으면 좋겠습니다.

<글 = 강준 회장 ㅣ 사단법인 대한공권유술협회 ㅣ master@gongk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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