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장, 갈수록 '고학년'이 줄어드는 이유는?

과도한 경쟁, 시설, 사범난, 본질상실 등 여러 이유로 평균수련생 낮아져
요즘 태권도장에 청소년, 성인을 둘째치더라도 초등학교 2학년 이상 수련생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어린이집을 방불케 할 정도의 5세에서 9세 어린 친구들로 가득하다. 간혹 보이는 3학년 이상의 고학년 수련생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1품(단) 이상의 수련생이다. 흰 띠부터 시작하는 고학년은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까? 이유는 다양하게 추정해 볼 수 있다.
첫째, ‘과도한 경쟁’을 꼽을 수 있다. 아이 수요가 줄어듦에 따라 주변 도장끼리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초등생의 수요가 모자라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5~7세에 대한 입관이 이루어졌다. 어린 수련생들이 많아져 상대적으로 고학년 수련생의 수는 줄어들었다. 어린 수련생에게 맞춰진 수련은 고학년 수련생으로 하여금 흥미를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이 아닌 기존의 수요마저 잃어버린 꼴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현실적 대책은 무엇인가?
초등 고학년을 받고 싶은 건 당연한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5~7세 수련생을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둘 다 잡을 순 없을까? 다양한 대책이 있겠지만 ‘학년별 전문반’을 별도로 만드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 저학년 반과 고학년 반을 별도로 입관시나 기존 수련생에게 추천하는 것. 수업의 질도 높아질뿐더러 수련생의 만족도도 향상될 것이다. 당장은 손실이 있을 수 있으나 과감한 판단을 내린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환경의 문제’다. 시대에 맞지 않는 노후화된 시설, 지저분환 환경으로 수련생과 학부모에게 불쾌감을 주는 도장, 혹은 알록달록 어린이집 같은 도장은 과연 누구를 위한 도장인지 모르겠다. 일단 더럽고 불쾌한 기분이 드는 곳에 발을 들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수련생에게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것이다. 목돈을 들여 인테리어까지는 아니더라도 깨끗한 청소와 지속적인 환경미화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어린이집은 3~6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곳이기에 아이들의 색채감과 창의성 등을 고려하여 다양한 색채를 사용하여 인테리어를 한다. 그럼 태권도장은 어떤 목적으로 알록달록하게 인테리어를 하는 것일까?
‘그냥 아이들이니까?’ 라는 생각은 너무나 무책임한 이유이다. 초등 고학년에게 이러한 도장환경은 유치한 감정이 들게 하는 요소일 수 있다. 오히려 수련하는 곳이라는 분위기가 드는 진지한 분위기의 도장을 선호한다. 그리고 산만한 도장은 집중력을 저해하여 수련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수련하기에 적합한 집중하기 좋은 공간으로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
셋째 ‘태권도인 사범기피현상’이다. 현재 사범의 사회적 위치는 매우 낮다. 물론 가치 있게 생각하며 보람되게 가르치는 사범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태권도를 전공하는 사람들도 꺼리는 직업이 되어버렸다. 덕에 일선 도장에서는 사범 난에 허덕인다. 때문에 구직게시판에 사범 구직을 원한다는 이력서를 올리면 자신의 도장을 알리는 관장님의 댓글로 가득 찬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또 어렵게 구한 사범이 기본소양이 갖추어지거나 오랜 기간 근무하는 사범을 찾기가 쉽지 않다.
계속 바뀌는 사범님 덕에 정을 붙였던 수련생들이 도장에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랜 기간 수련한 친구는 더욱 그러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기간 수련하는 수련생이 줄어드는 건 너무나 당연하고 고학년수련생이 없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원 남창도장은 보통 다른 도장과 달리 고학년은 물론 청소년 수련생이 많다.
넷째 ‘본질의 상실’이다. 태권도장에 태권도만 하는 도장은 찾기 어렵다. 유아체육과 줄넘기, 방송댄스 등 다양한 운동과 병행을 하는 것을 넘어 주객이 전도되는 도장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타운동은 수준 이하의 것이 대부분이다. 태권도장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운동을 하는 곳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이런 현상은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와 추세를 따라가다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태권도장에서 태권도 외에 다른 운동을 하는 경우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소비자들이 불만을 말하거나 수련생이 줄어들지 않았다. 이는 본질에 충실해서이다. 태권도를 배우러 온 수련생에게 태권도를 잘 가르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도장에서는 도장의 규칙을 잘 준수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반드시 도복을 입고 수련해야 하며, 또 도복을 입는 순간 행동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교육도 필수적이다. 그리고 본질에 충실한 태권도를 교육한다면 인성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큰 성장이 뒤따르게 된다.
이는 곳 도장에 보낸 부모님들의 만족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또 입소문이 돌아 도장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학부모나 주변 분위기에 치우치기보단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그 원칙을 지키는 도장이 태권도 교육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 = 강신철 관장 페이스북)
[무카스미디어 = 권영기 기자 | press@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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