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은 어디로? 각종 의혹 휩싸인 김세혁 전무, 거취는?

5월 6일 SBS <현장21> 시사고발 프로 - 김세혁 전무이사 승부조작 및 전횡 고발
김세혁 전무이사가 태권도 인생 30년사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가장 많은 올림픽 금메달을 배출한 ‘백발의 태권도 명장’ 김세혁 전 감독(60)이 지도자 은퇴 후 태권도 행정가로 변신 후 피하기 어려운 암초에 부딪혔다. 줄곧 여러 인사와 마찰을 일으키고, 갖은 구설에 오르더니 30년 넘게 쌓은 명성에 큰 금이 간 것이다.
지난 6일. 수많은 국가대표와 월드챔피언 올림픽 금메달을 배출한 명장 김세혁 전무이사가 ‘승부조작’ 의혹과 종주국 태권도협회 전무이사로 전횡한다는 의혹에 대상자로 지목됐다. SBS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현장21>은 이날 밤 ‘태권도, 각본대로 선발전’이라는 주제로 김세혁 전무이사의 비리 의혹을 문제점으로 꼬집었다.
방송이 나간 직후 10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태권도계는 술렁거렸다. 여러 제도권 인사들로부터 “방송을 봤느냐”며 문자와 전화가 걸려왔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태권도 명예가 또다시 불미스러운 내용으로 추락한 순간이었다.

지난 5월 6일 SBS 현장21에서 김세혁 전무이사에 여러 의혹을 방송했다.
이 방송의 중심에는 김세혁 전무이사가 ‘K씨’로 지목됐다. 최근 논란이 된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오심으로 패배한 세종대 선수, 특정선수 봐주기, 심판부 개입 등 여러 의혹이 부정적으로 비쳤다. 또 지난해 기술전문위원회로 활동한 박흥신 의장과 주요 분과 위원장과 마찰을 빚는 내용도 여과 없이 내비쳤다.
방송 직후 태권도계 여러 인사가 사실 여부를 떠나 사회적으로 태권도의 명예를 실추시킨 김세혁 전무이사는 즉각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김세혁 전무이사를 비롯한 옹호세력은 방송이 지나치게 편파적으로 보도되어 개인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이튿날 오후, 방송과 무관하게 KTA 상임이사회(의장 이주호)가 원래 예정대로 사무국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회의에서는 원래 안건에 없었던 SBS방송과 관련 김세혁 전무이사를 향한 의혹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뤄졌다.
긴 논의 끝에 김철오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 김세혁 전무이사의 승부조작 의혹을 조사해 그 결과에 따라 거취를 결정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아직 이 의결내용은 김태환 회장의 결재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세혁 전무이사는 다음날 김태환 회장과 만나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를 하면서도 방송내용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보원에 의하면, 김태환 회장은 이번 방송에 대해 될 수 있으면 크게 문제 삼지 않고 대충 덮고 지났으면 하는 분위기다. 김세혁 전무이사도 이미 정면 돌파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에 하나 이게 사실이라면 김태환-김세혁 체제는 앞으로 신뢰를 잃게 된다. 제기된 의혹은 방송과 무관하게 이해당사자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풀고 가야 한다. 논란을 제기한 책임자로서 진정성 있는 사과와 행동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유와 개인의 속사정이 어떻든 태권도 전체의 명예를 실추시킨 김세혁 전무이사는 우선 스스로 사직서를 내고 백의종군 자세로 당당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만 이와 반대의 모습을 보여줘 여러 태권도인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8일 전국시도태권도협회와 산하 연맹에 보낸 해명서
그는 8일 전국시도태권도협회와 산하 연맹에 “(SBS 방송관련) 태권도 경기장의 승부조작과 전횡의 당사자로 지목되어 한순간에 끝도 없이 추락한 제 개인의 평생 명예는 둘째 치고, 마치 태권도계 전체에 부정이 만연된 듯 비쳐진 방송의 편파, 왜곡 보도에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팩스를 발송했다.
이어 “방송 내용의 진위 여부를 떠나 먼저 저의 부족함과 부덕의 소치라 생각하여 한국 태권도계에 무릎 꿇어 사과드린다”면서도 “5월 7일 상임이사회에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의결하여 회장님 재가를 받는 대로 곧바로 조사에 착수될 것이어서 멀지 않아 진실이 확인될 것”이라고 의혹에 풀 자신이 있음을 내비쳤다.
위기에 놓인 김세혁 전무이사, 이미 예견된 일?

런던 올림픽 총감독 시절 김세혁 전무이사
결과적으로 태권도 지도자로서는 국내에서 가장 큰 성공한 그지만, 행정가로 변신한 후에는 계속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왜 그럴까?
남다른 승부근성으로 지도자 때부터 본의 아니게 많은 적을 가졌던 그지만 은퇴 시점에 스스로 ‘덕장’이 되겠다고 하였고, 행정가로 변신 후에는 평소 지적이 된 말을 아끼고 겸손하게 일하겠다고 공언했다.
실제 전무이사 내정 직후 <무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장을 지도하는 야전사령관이 아닌 최대한 몸을 낮추고 겸손하게 모든 점에서 배우는 자세로 시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약속만 지켰어도 지금의 싸늘한 시선과 저평가는 받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다른 매체와 인터뷰에서도 대부분 “겸손”, “말을 아끼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 이유는 매우 직선적인 강성 이미지와 언행으로 본의 아니게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적을 만드는 것을 스스로 인지했기 때문이다.
대한태권도협회 역사에 첫 경기인 출신에 나름 대중적인 인지도의 전무이사로 큰 기대를 안게 했던 김세혁 전무이사는 취임 1주년이 지난 시점 제도권에서 주는 점수는 매우 낮다. 이전에 좋지 않게 보던 인사들은 더욱 악한 평가를 비교적 우호적이었던 인사들조차도 저평가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위기에 놓일 때마다 목소리를 높여 스스로 당당함을 외쳤던 김세혁 전무이사가 이번에도 그게 통할지는 의문이다. 진정 태권도를 사랑하는 경기인 출신의 행정가로서 현재 자신이 취해야 할 태도는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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