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에서 '예의'를 중시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얼마 전 일이다. 한국에서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는 중국에 거주하는 내게 전화를 걸어와 하는 말이 “요즘 한국은 3월 입학철로 접어들면서 학생 모집하기 위한 태권도 도장끼리의 경쟁이 매우 치열해 지고 있다”며 “학교 앞에서 도복을 입고 태권도 선전물을 나눠주는 태권도 사범들을 자주 마주친다”고 했다.
그런데 대부분 전단지에서 쉽게 눈에 띄는 문구가 바로 ‘예절을 통한 인성교육’으로 예의바른 어린이로 자랄 수 있도록 가르치겠다는 내용이 요즘 들어 부쩍 늘었다는 거였다.
사실 이러한 문구는 중국에서 학생들을 모집하는 선전물에도 어김없이 들어가는 내용으로 태권도 하면 “예의로 시작해서 예의로 끝나는 운동” 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필자 역시도 80년대 말부터 8년간 스페인에서 태권도를 지도할 때 늘 예의를 강조해 왔으며,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약 10년간 중국에서 태권도를 지도하면서도 언제나 예의를 강조해 오고 있다. 이렇듯 예의는 태권도와는 떨어지려 해도 떨어질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태권도에서는 왜 이처럼 예의를 중시하는 것일까? 또한 예의는 도대체 어떻게 해서 태권도의 핵심 정신으로 자리 잡게 되었으며, 예의 기원은 언제부터이고, 예의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리고 태권도를 통해서 가르친다는 예의는 무엇일까?
대답을 크게 하고 인사를 절도 있게 잘하고 어른들 말씀 잘 듣는 것이 예의 아닌가? 등등 이와 같은 의문들은 우리 일선 지도자들이라면 누구나가 한 번쯤은 다 가지고 있었던 예에 대한 의문들이지 않았을까 싶다.
이러하기에 적어도 이러한 의문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만 우리 지도자들이 자신 있고 올바르게 태권도 예의를 학생들에게 지도할 수 있으리라 생각 된다. 해서 이번 기회에 우리 일선 태권도 지도자들이 태권도 예의를 대략적이나마 이해 할 수 있도록 약 10회에 걸쳐 무카스의 칼럼란에 서술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우리의 태권도 선배 지도자들은 태권도를 수련할 때 무엇 때문에 그토록 예(禮)를 강조하고 중시했던 것일까?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출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 인류의 조상들이 수련한 무술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은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자신과 가족 그리고 이웃의 신변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다시 말해서 사회의 치안이 불안했던 고대에는 육체적으로 상대를 제압 할 수 있는 격투능력, 즉, 살상력(殺傷力)을 기르지 않고서는 그 누구도 생명의 위험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기 때문에 격투기술은 누구나가 필수적으로 배워야 하는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보편적인 방어수단이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시작된 무술의 수련 목적은 시대의 흐름과 함께 많은 변화의 과정을 겪으며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우선 살상력을 지닌 격투기술만을 무술의 최우선 가치로 삼았던 것이 체력향상과 건강증진을 위한 양성의 수단으로 사용되어져 왔으며, 무술동작을 예술표현의 한 형태로 승화시킨 무예(武藝)로도 변형 발전되어져 왔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인격수양을 위한 무도(武道)로서의 가치를 지닌 전인적 교육수단으로써 무도 인들의 마음을 다스리는 데 적합하도록 진화되어져 왔다.
그러나 설령 태권도가 현대에 이르러 인격수양을 위한 무도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고는 하나 그 출발은 타인을 살상(殺傷)하기 위한 기술 습득을 목적으로 하는 격투형태의 무술이어서 늘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또한, 설령 살상(殺傷)을 목적으로 수련하지 않았다 해도 태권도 수련 시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되는 신체의 초자연적인 기(気)의 분출력과 폭발력은 인간의 본성(本性)인 공격성을 자극해 쉽게 폭력성을 들어낼 수 있도록 영향을 미쳐왔던 것이다.
따라서 태권도를 수련하는 모든 수련생에게는 인간 본연의 공격적인 성질을 자제하고, 억제하며 극복할 수 있는 교육이 무엇보다 절실히 필요했던 것이다.
예(禮)는 바로 이러한 폭력적인 성질을 통제하고 억제할 수 있는 기능을 내포하고 있기에 태권도 수련과정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흡수되어졌던 것이다. 태권도 수련 중에 반복적으로 행하게 되는 크고 작은 예의는 우리 인간의 마음속에 들어있는 착하고 선한 마음을 행동을 통해서 밖으로 들어내 보여 지도록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공자는 ʻʻ자신을 자제하고 억제하여 자신의 말과 행동이 예(禮)에 합당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착하고 어진 마음이다ʼʼ라고 했다. 예(禮)는 이처럼 일상생활 중 욕망에 의해 흐트러지고 난폭해진 자신의 마음을 바로잡아 선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생활의 규율이며 규범이기에 태권도 인이 추구하는 선(善)함을 바탕으로 한 용기 있는 태권도 인의 양성에 반드시 필요했던 것이다.
이러한 예는 크게 겉으로 보여 지는 예와 마음속에 지니고 있어야 하는 마음의 예로 나누어진다. 즉, 표면의 예와 내면의 예로 나누어진다는 얘기다. 이를 알려면 예의 기원부터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우리 문화와 사상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어야만 한다.
해서 다음 편부터는 예의 기원부터 우리의 유교 문화의 핵심인 예와 태권도와의 관계를 간략하게 서술해 보도록 하겠다.

김용철 박사
** 김용철 박사는 경희대학교 태권도학과를 졸업하고, 북경수도체육대학원 교육학 석사, 중국하북대학원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페인에서 8년간 지도자생활을 하였는데 이 때 태권도 예의에 관한 학문적인 관심을 가게 되어 중국으로 이주해 지난 10년 동안 태권도 지도생활과 연구를 통해 <태권도 예의론>을 출간했다. 앞서 중국생활 경험을 담은 <중국인 생활 속에 담긴 진실과 지혜이야기>를 출간한 바 있다. 앞으로 격주 수요일 <김용철 박사의 태권도 예의론>을 10회에 걸쳐 연재한다.[글. 김용철 박사 | 태권도예의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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