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WTA 강사선발 ‘학력’ 논란… ‘고졸’은 안 돼?

실기강사 지원해 서류전형 탈락한 A씨 “고졸이라 불합격” 소식듣고 충격
국기원 측 학력 때문에 탈락한 것은 부인, 평가점수에 반영된 것은 사실
오는 4월 개원하는 태권도원 내에 적용될 세계태권도아카데미(WTA) 강사 선발이 한 창 진행 중인데 때아닌 학력 논란이 일고 있다. ‘고졸’이라는 이유로 실기강사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고 한 지원자가 선발과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A씨는 국기원 공인 7단으로 한 때 한인 태권도를 한 지 50년이 다 되었다. 아프리카(나이지리아, 튀니지, 짐바브웨, 케냐 등)에 정부파견 사범과 개인자격으로 15년간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귀국 후에는 국기원 외국인지도자사범으로 수많은 외국인관광객에서 태권도를 알리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그런데 이 A씨가 국기원 연수원(원장 오현득)이 지난 8일 접수 마감한 WTA 실기강사에 지원했는데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 지원자 경쟁에서 밀려 그럴 수도 있는 일. 그래도 반평생을 태권도를 위해 바친 이력과 자신의 경험으로 비추어봤을 때 서류전형 탈락은 납득이 안 돼 국기원 측에 이유를 묻자 “고졸이라 자격조건이 안 된다”는 답을 받았다.
이전까지 자신의 부족함 때문에 그런 것이라 인정하려던 A씨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학력을 문제로 탈락했다는 답변을 듣고 크게 화를 냈다고 전했다.

해당 WTF 실기강사 모집공고에는 학력 기준이 전혀 없다.
모집요강에 의하면, 자격조건은 ‘태권도 공인 7단 이상’과 ‘3급 태권도사범 자격증 소지자’로 되어 있었기에 자격에는 이상이 없었다. 게다가 외국어 능통자는 해외 출장교육과 외국인 대상 교육 강의를 할 수 있다는 안내문을 보고 더 큰 자신감을 가졌다.
A씨는 <무카스>와 인터뷰를 통해 “50년 가까이 오로지 태권도를 위해 살아온 나인데 이렇게 큰 실망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들이 꺼리는 아프리카에서 10년 넘게 활동했는데”라면서 “고졸이라는 이유로 실기와 면접의 기회마저 주지 않고 탈락시킨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나는 국기원에서 지도자자격증을 취득했고, 공인 7단에 승단한 유단자다. 국기원의 추천으로 정부파견 태권도 사범으로 아프리카에서 활동했다. 심지어 국기원 외국인지도자 사범으로 활동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국기원이 공인한 사람을 학력으로 자격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모순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기원 연수원 오대영 교학처장은 “그렇지 않아도 A씨로부터 항의가 와서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학력이 평가 기준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고졸이라고 해서 탈락시킨 것은 절대 아니다. 본인도 그 부분에서 충분히 이해했는데 다른 소리를 하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오 처장은 “실기강사 중에 A씨는 시범분야에 지원했다. 여러 자격조건을 갖춘 복수의 지원자 중에 학력뿐만 아니라 활동경험, 강의 및 실기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합격 여부를 결정했다. 여러 지원자와 비교해 서류평가가 낮은 것일 뿐이다. 실력과 자격을 충분히 갖췄다면 다음에 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합격 사유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다소 모호한 답변으로 오히려 논란이 불거진 것으로 풀이된다. 국기원 측 해명대로라면, 공고문 자격요건에도 없는 학력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면 불필요한 오해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오 처장은 “본인도 충분히 이해하고 돌아갔는데 이런 논란이 일어난다면, 앞으로 논란이 벌어지지 않도록 평가 과정을 좀 더 세심하게 정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논란을 접한 한 태권도 원로는 “국기원의 실기 지도자는 학력도 중요할지 모르지만, 무력을 배제할 수 없다. 학력을 기준으로 삼으면 초창기 태권도를 보급하고 오늘날 태권도를 있게 한 원로사범 다수를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제도정비를 해주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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