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의 전성시대 '부녀 세계챔피언 탄생'
"우승 순간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부녀 세계챔피언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김연지(한체대 2)와 그녀의 아버지 김철환씨.
김연지는 어제(1일) 제15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부 라이트급 결승전에서 스페인의 벨렌 페르난데스를 상대로 난타전을 벌인 끝에 8대 6으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태권도 사상 최초로 부녀 세계챔피언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연지의 아버지 김철환씨는 1973년 제1회 세계선수권대회 웰터급에서 우승한 초대 세계챔피언. 이제는 그 세계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그의 딸 연지가 이은 것이다.
독일에 있는 김씨는 연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며 딸의 세계 정상 등극을 축하했다.
연지는 여섯 살 되던 해부터 자연스럽게 태권도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지난 80년 독일로 건너가 도장을 운영하며 태권도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는 아버지 김씨 덕 때문.
아버지의 기량을 그대로 물려받은 연지는 태권도에 강한 애착을 보이며 남들보다 더 재미있게 태권도를 수련했다. 16세가 되던 해에 연지는 네덜란드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태권도 선수로서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후 연지는 "태권도의 메카 한국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아 세계를 제패하겠다"며 한국행을 선언했고 4년 전인 지난 97년 한국 땅을 밟고 같은 해에 서울체고에 진학했다.
하지만 연지의 한국생활은 처음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다. 언어, 음식 등 모든 것이 낯설기만 했다. 특히 독일에서 태어난 연지에게 있어 한국 선후배간 위계질서 등은 더욱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또한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친구가 없다는 사실도 연지를 더욱 위축시켰다.한국생활이 너무나 힘들어 눈물을 떨군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지만 연지는 그때마다 독일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여기서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이 온통 머릿속을 맴돌았다. 남들보다 더 뛰고 또 뛰었다.
2년간 한국 적응시간을 갖은 연지는 지난 99년 중고 연맹전에서 우승하며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어 올해 열린 국가대표선발전에서는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 연지의 전성시대를 예고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세계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연지에게는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그것은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 달성과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의 우승이다. 이제는 아버지를 뛰어 넘어 명실공히 태권도 간판스타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연지는 "남들보다 열심히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체력 훈련을 강화해 다음 세계대회는 물론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꼭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막 꽃을 피운 연지. 과연 연지의 전성시대를 이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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