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태권부녀’… 韓 제치고 세계선수권 2연패 달성

남 59세 이상 김정철, 여 39세 이하 라우라 김 동반 우승

세계품새선수권 2회 연속 동반 우승을 차지한 김정철 사범과 라우라 김 부녀.
태권도를 수련하는 부녀가 2회 연속 세계 챔피언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지난 1978년 스페인에 태권도 사범으로 파견된 김정철 사범. 그리고 그곳에서 태어난 라우라 김. 이들은 가족이다. 아빠와 딸이다. 이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서 나란히 개인전 금메달을 휩쓸었다.
아버지 김정철 사범은 10월 31일 인도네시아 발리 웨스틴리조트호텔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8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남자 59세 이상부에 출전해 한국의 이병채 사범(한가람도장)을 제치고 2연패를 달성했다.
이튿날 딸 라우라 김(31)은 여자 39세 이하부에 출전해 예선을 1위로 결선에 진출해 우승 가능성이 높아졌다. 결선에서는 쟁쟁한 우승후보들이 실수 없이 실력을 발휘했다. 십진에 이어 평원을 실수 없이 완벽하게 선보였다.
아버지 김정철 사범은 라우라 김의 지도자로 경기장 뒤에서 딸을 응원했다. 두 번째 품새가 끝나고 점수를 기다리는 시간은 1분여의 시간은 이들 부녀에게 매우 길었다. 마침내 점수가 전광판에 표출되자 김정철 사범은 두 손을 불끈 쥐며 승리를 자축했다. 역시 2연패였다.
소감을 묻자 라우라 김은 “너무 좋다. 아버지랑 같이 우승하게 되어 더욱 기쁘다”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수련해 계속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철 사범은 “내가 우승한 것보다 딸이 우승해 더 좋다. 특히나 부녀가 함께 2연패를 달성하는 기록을 세운 것은 매우 영광이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정철 사범은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할 것을 밝혔다. 6년 전 도장을 정리하고 개인 사업을 하는데 훈련과 다른 일을 병행하기 어려운 이유로 전해졌다. 또 환갑을 넘으면서 적당량 이상의 훈련이 부담이 되기도. 딸 라우라 김의 지도자로써는 계속 활동할 계획이다.
아버지 도장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태권도를 수련하기 시작한 라우라 김은 유독 품새를 좋아했다. 소질도 있었다. 그런 이유로 세계품새선수권 1회 대회부터 계속 출전했다. 그 이전에는 한국과 이란 선수에게 패해 은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기록했고, 지난해부터는 한국 선수를 제치고 2연속 챔피언에 올랐다.
이보다 앞서 품새 종목이 첫 열린 ‘2009 세르비아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초대 우승을 차지한 바 있고, 이듬해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대학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이미 품새 분야의 절대적 실력자로 우뚝 섰다.
이러한 공로로 라우라 김은 스페인 국왕이 주는 체육훈장 수상자로 선정되었지만, 이번 대회 출전 관계로 직접 수상하지 못했다. 라우라 김은 영광스러운 상이지만 이번대회 우승이 더욱 값지다고 말했다.
태권도 대회에서 부녀 또는 가족이 역대 대회에서 순서대로 우승한 기록은 있어도 이들 김정철-라우라 김 부녀처럼 한 대회에서 동반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무카스미디어 = 발리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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