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변신은 무죄… 역사상 첫 WTF-ITF 한 무대에 오르나

그랑프리 통한 2016 본선 출전방식 변화, 북한 선수단 출전 여부 관심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
2020 도쿄 올림픽 핵심종목으로 확정된 태권도가 그 이후에도 당당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변화를 추진 중이다.
이미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곧바로 ‘2016 리우 올림픽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그 일환으로 본선무대에 서는 예선전을 겸하는 그랑프리대회를 오는 12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첫 개최를 앞두고 있다.
조정원 총재는 최근 국내 태권도, 스포츠 전문 언론들과 만나 2020 도쿄 올림픽 핵심종목 확정 소감과 4선 성공을 통한 앞으로 계획 등을 전했다. 그중 많은 관심은 2016 리우 올림픽 태권도 경기에 북한 선수단 참가 여부와 경기 룰의 변화다.
올림픽 본선에 북한 선수단 출전을 위해 태권도 국제단체인 세계태권도연맹(WTF)과 국제태권도연맹(ITF)이 주최하는 대회에 선수들의 교차출전을 허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조정원 총재는 전했다.
조정원 총재는 지난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IOC총회 기간 ITF 장웅 총재(IOC위원, 북한)를 만나 2016 리우 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를 전제로 WTF와 ITF가 기술통합을 비롯한 통합작업에 속도를 내기로 구두로 합의했다. 그 이전에도 몇 차례 만나 이와 관련한 논의를 벌여왔다.
이르면 내달 러시아에서 열리는 스포츠어코드 컴뱃대회에서 다시 만나 추가적인 협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두 단체 중 한 단체의 양보가 불가피하다. IOC와 올림픽 정식종목인 WTF의 경기룰이 기준이 절대적으로 맞춰줘야 하는데, ITF 측이 어느 정도 양보를 할지가 성사의 핵심이다. 최종적인 결론은 내년 상반기쯤에나 날 것으로 보인다.
조정원 총재는 “남과 북의 태권도가 30년 넘게 갈라져 있어 경기 방식에서 큰 차이가 나 통합은 어렵다”면서도 “기본은 같으니 함께 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각 연맹이 주최하는 대회에서 서로 교차 출전하며 가까워지게 하고 올림픽에 ITF 출신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IOC위원인 장웅 ITF 총재와 여러 차례 논의했고 장 총재도 긍정적이 답을 했다. 전 세계적으로 ITF로 수련하는 태권도인도 엄청나게 많다. WTF와 ITF와 손잡으면 훨씬 큰 힘을 낼 수 있다. 내년 초쯤이면 ITF 선수들도 WTF 주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2016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도 출전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ITF가 북한 태권도로 인식돼 있지만, 실은 한국이 모국이다. 오히려 WTF보다 7년 먼저 생겼다. 육군 소장 출신의 故 최홍희 장군(1918~2002)이 1966년 그 해 대한태권도협회장을 그만둔 뒤 ITF를 창설했다. 이후 태권도협회와 잦은 분쟁을 일으켰고, 당시 박정희 정부와 불화로 1972년 캐나다로 망명해 그 뒤 북한을 오가며 ITF 뿌리를 내렸다. WTF는 1973년 김운용 전 총재가 창설하여 IOC 가맹에 이어 2000 시드니올림픽부터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지금껏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
WTF와 ITF의 통합작업은 지난 2004 아테네 올림픽 이후부터 줄곧 추진됐다. 그러나 성과는 없었다. IOC 권고로 시작돼 양보 없이 형식적인 만남만 가졌기 때문이었다. 어느 단체도 적극적으로 양보할 생각이 없어 대다수 전문가는 통합 불가론을 점쳤다.

조정원 총재(우)와 장웅 총재(좌)가 지난 3월 독일에서 만나 교류 방안 협의를 재개했다.
그러나 이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이전까지 소극적이던 WTF에서 오히려 적극적이다. ITF를 수용하는데 있어서도 일방적으로 WTF 룰에 따르라고 할 수 없다는 입장까지 변했다. 양 대표 모두 최대한 거부감 없이 대회를 출전하고 태권도라는 무대에서 실력을 펼치고 우정을 나눌 수 있도록 하자는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여기에 최근 임기 8년의 새 IOC위원장에 선출된 토마스 바흐 위원장도 WTF와 ITF의 통합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기구 통합까지는 아니라도 ‘단절’이 아닌 ‘유대’가 원활해야 한다는 쪽이다. 따라서 태권도 역사상 첫 WTF-ITF 대표기구를 중심으로 한 교차 출전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 다른 변화는 WTF가 야심 차게 준비해 오는 12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첫 개최를 앞둔 ‘태권도 월드그랑프리대회’에 경기장 매트가 기존의 파랑색에서 이전에 단 한번도 시도되지 않은 검은색 매트 위에서 치러진다. 예고된 팔각형 경기장은 내년으로 미뤘다.
조정원 총재는 “그랑프리 대회를 주관 방송하는 BBC에서 경기장 매트 색깔을 블랙으로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이 왔다. 중계화면에 하얀 도복을 입은 선수들의 경기장면이 검정 바탕이면 더욱 돋보일 것이라고 해 그렇게 하도록 허용했다. 1미터 높이의 무대형식의 경기장도 후원사 광고가 잘 보이도록 없애길 원해 그것도 받아드렸다. 미디어노출과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변화의 이유를 설명했다.
WTF는 그랑프리 대회는 국가별 세계랭킹 기준 최고 실력의 선수가 출전하는 시리즈 대회로 추진 중이다. 대회마다 성적에 따른 랭킹포인트가 주어지고, 특정시점을 기준으로 체급별 상위 6명은 올림픽 출전권을 부여한다. 기존 올림픽 세계예선전, 대륙예선전, 와일드카드 등의 출전방식에서 변화를 온 것이다.
조정원 총재는 “변하지 않으면 올림픽 스포츠로 살아남을 수 없다. 올림픽 역사가 짧은 편인 태권도는 다른 종목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WTF는 앞으로 더 재미있는 경기, 공정한 대회를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계속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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