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연재

[허튼소리] 너를 업고 병원으로 뛰어 갈테다

[허튼소리] 너를 업고 병원으로 뛰어 갈테다

공권유술 강준 사범의 허튼소리



백승엽은 초등학교 3학년으로 올해 열 살 입니다. 공권유술을 6개월째 수련중입니다. 아직 나이어린 학생이기 때문에 도장에서 수련하는 삼촌이나 아버지 같은 어른은 자기의 시간을 조금씩 할애하여 부족한 이해력을 설명하고 기술이 완숙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오늘은 최슬기 조교와 파트너가 되어 상대의 공격에 전환을 하면서 다리를 걸어 넘기는 기술을 함께 수련합니다. 쉬운 기술은 아니지만 매우 열심히 합니다. 그런데 최슬기 조교가 실수로 함께 넘어지면서 먼저 넘어진 승엽이의 얼굴을 손으로 짚고 말았습니다.

이 녀석이 갑자기 울음을 터트립니다. 아주 그냥 대성통곡을 합니다. 그 모습을 본 최슬기 조교가 얼굴이 하얗게 되더니 어쩔 줄을 몰라 합니다. 내가 옆에 있다가 얼른 벌떡 일어나라고 다그칩니다. 그리고 당장 울음을 그치라고 말하곤 다시 훈련을 시킵니다.

콧물을 훌쩍 거리며 수련을 하는데 최슬기 조교의 마음이 편치 않아 보입니다.

파트너를 바꾸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승엽이의 파트너는 박지웅 조교입니다. 우리는 다른 기술을 배웠고, 그 기술에 대해서 박지웅 조교가 승엽이에게 설명을 합니다.

박지웅 조교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하고 승엽이에게 정좌를 시켰습니다. 이제는 승엽이가 마음이 진정된 듯해서 나도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정좌를 앉아 이야기를 합니다.

“아까는 왜? 울었니?”

“아퍼서요!”

“아픈데 왜? 우니?”

“아프면 눈물이 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승엽이가 당연한 걸 왜? 묻냐는 듯이 목소리 톤이 확하고 올라갑니다.

“그래? 많이 아팠나보군아.. 그런데 지금은 왜? 안 울고 있니?”

“지금은 아픈게 없어졌어요.”

“그래? 그렇군아.. 아픈지 얼마정도 있으니까 안 아프고 눈물이 멈추었니?”

“1분정도요...”

내가 무엇 때문에 이러한 질문을 하고 있는지 승엽이는 대충 짐작을 하고 있는듯했습니다.

“그래! 바로 그거다. 1분정도면 아픔이 가시는 거야! 1분은 아주 짧은 시간이야. 잠깐만 참으면 울 필요가 없는 거다. 그리고 니가 울면 최슬기 누나가 얼마나 당황되고 미안해하겠니? 다음부터는 아프더라도 1분만 참아줄 수 없겠니?”

승엽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호신’을 외칩니다. 그리곤 뭔가 자기변명 같은 것을 하고 싶었는지 다음과 같이 말을 합니다.

“만약 손이 부러지거나 발이 부러지면 어떻게 해요? 그때도 울지 말아요?”

“그때는 실컷 울어도 좋다. 하지만 아직까지 관장님이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그렇게 다친 적이 한번 도 없었단다. 관장님이 항상 너의 옆에서 지켜보고 있잖아. 그래도 혹시 승엽이가 다친다면 관장님이 너를 업고 병원으로 헐레벌떡 뛰어 갈테닷!”

승엽이의 입이 귀까지 찢어지며 웃음을 짓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추운 것을 못 참고, 더운 것을 못 참습니다. 조금만 힘들어도 하지 않으려하고, 조그만 재미없어도 실증 냅니다. 참을성에 대한 훈련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눈물을 흘리고 어리광을 부리면 바로 부모님이 달래주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이나 갖고 싶은 것을 바로 얻을 수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학교나 가정에서 혼을 내거나 혼나 본적이 없습니다. 이것을 사람들은 민주주의라고도 하고 아이들의 인권이라고도 말하지만 모든 것이 너무 과하면 모자란 만 못한 법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무도에서 가르치는 교육은 건강, 예절, 배려, 존경, 호신 그리고 참을성까지 다양함을 안겨줍니다. 학부모들이 알아주던 그렇지 않던, 대부분의 무술도장 사범들은 이러한 자부심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합니다.

다음 달에는 어느 종목의 무술도장이라도 좋으니 쾌찬이가 배우고 싶어 하는 무술도장에 입문을 시켜야 하겠습니다. 사범님 말씀을 잘 새겨듣는 쾌찬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 강준 회장 ㅣ 사단법인 대한공권유술협회 ㅣ master@gongk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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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15년지도자 2013.09.16
참..멋있는분인거 같습니다. 같은 무도 지도자 입장에서 객관적측면으로 나랑은 많이다르구나... 느낌니다..100명 200명 수련생관장최고인줄알고 15년 간 지도해오면 살았습니다. 무엇이 정답인지 잘모르겠지만..허튼소리 기사보며 다시한번 저을 되돌아보려합니다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15년 지도관장 ....
djeroerj 2013.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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