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품새 국대 선발전에 ‘소화기’ 뿌려져 아수라장
선수 겸 지도자 홍희정 사범, 심판판정 불만 품고 경기장에 소화기 분사

홍희정 사범이 경기장에 소화기를 뿌린 후 빠져나오고 있다.
심판판정에 불만을 품은 태권도 품새팀 코치이자 현역 선수가 경기장에 소화기를 뿌려 경기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문제 현장을 취재 중이던 태권도 전문매체 <인사이드태권도>의 보도에 따르면, 8일 오전 10시 40분경 무주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제8회 WTF 세계품새선수권대회 파견 국가대표 선발전’ 중 홍희정 사범이 갑자기 하얀 분말이 담긴 소화기를 뿌려 경기가 한 시간 가량 중단됐다.
경기장은 소화기에서 뿜어진 하얀 분말가루로 시야를 가릴 정도로 가득 찼다. 갑작스런 행동으로 막을 수 없었다는 게 현지 관계자의 후문. 대회 운영본부는 한 시간 가량 경기장을 정돈한 후에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런 극단적인 일이 발행한 원인은 ‘심판판정’ 때문. 지난 7일 홍 사범이 코치로 참가한 여자 29세 이하 경기에 출전한 소속 선수가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으로 패하자 소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소청은 기각됐다. 곧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해 작은 소란을 일으켰다.
문제는 다음날. 홍희정 사범이 여자 39세 이하 부문에 선수로 출전했다. 지난해 국가대표로 선발됐기 때문에 올해도 기대가 컸다. 그러데 8강전에서 탈락했다. 패배의 원인을 앞날 일으킨 소동에 대한 괘씸죄라고 판단한 것.
곧 문제가 벌어졌다. 홍희정 사범은 작심한 듯 2층 복도에서 1차로 소화기를 분사한데 이어 1층 경기장에 진입해 소화기를 뿌렸다. 소란을 직접 보지 못한 대회 관계자와 선수단은 화재가 난 줄 착각했다고 당시 현장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사건 직후 홍희정 사범은 KTA 김세혁 전무이사를 비롯한 기술전문위원회 관계자들과 격하게 판정시비를 벌인 이유를 토로했다. 그렇지만 극단적인 방법으로 경기를 중단시킨 행위에 대해서는 벗어날 수 없었다.
대한태권도협회(KTA)는 이날 물의를 일으킨 홍희정 사범에 대해 현장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자격정지 3년’의 중징계를 내렸다. KTA는 징계세칙에 따라 9일 당사자에게 징계 사실을 공식으로 통보하고, 3일 이내에 이의신청이 있으면 그로부터 7일 이내 이사회를 열어 최종 결정을 한다고 전했다.
이번 홍희정 소화기 사건을 계기로 태권도 품새계는 한 동안 잠잠하던 심판판정의 불신이 터지고야 말았다는 분위기. 극단적인 항의를 한 선수의 징계를 별도로 모호한 심판판정 기준을 새롭게 재정비해야 한다는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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