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계 잔칫날 ‘2013 태권도의 날’… 분위기 냉랭

태권도 원로, 시도협회 임원단, 태권도학과 교수진 대거 불참

태권도의 날 행사에 참석한 주요 내빈
9월 4일은 태권도의 날이다. 법정기념일이다. 태권도가 최초 올림픽 정식종목이 채택된 날을 기념해 제정됐다. 전 세계 태권도계에 잔칫날이 돼야 하는데 분위기는 싸늘했다. 최근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 집행부의 불신과 불협화음이 그 이유다.
4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태권도 4개 단체 공동주최, 국기원 주관으로 ‘2013 태권도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국기원 홍문종 이사장과 이규형 원장 직무대행, 아시아태권도연맹 이대순 회장, 대한태권도협회 김태환 회장, 태권도진흥재단 배종신 이사장, 이승완 전 국기원장 등 태권도계에서 2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350여명을 초청대상으로 예약했다. 그러나 원로와 시도태권도협회 임원, 태권도학과 교수 대다수가 불참하면서 빈자리가 곳곳에 보였다. 늘 자리가 부족해 상당수 초청객과 주최 측 직원들이 외부 식당을 이용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현상이었다. 정부에서도 태권도계 연중 가장 의미 있는 행사에 최근 발령받은 국장이 대표로 참석해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또 관례적으로 매년 20여 이상을 대상으로 태권도 단체장 및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주는 유공자 시상식도 없어 썰렁한 분위기에 한몫했다. 역대 어느 해와 비교해서 준비와 진행은 무리가 없었으나 그 안에 분위기는 긴장감이 감돌정도로 냉랭했다.
축사를 위해 연단에 오른 홍문종 이사장은 준비된 원고를 읽기 전에 “태권도인에게는 오늘이 생일과 같은 매우 뜻 깊고 중요한 날인데 이사장이 인기가 없어서인진지 아니면 태권도에 걱정을 많이 해서인지 분위기가 냉랭해 마음이 무겁다. 힘찬 박수로 태권도의 날을 기념하자”고 분위기 전환을 유도했다.
이는 최근 논란이 된 ‘일방적인 이사선임’, ‘LA 정치인 동행 외유’, ‘관용차 교체 및 실종’ 등 국기원 파행을 의식한 일종의 ‘애드리브’인 것. 곧이어 “태권도 가족들이 오직 화합의 정신으로 뭉쳐 태권도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나가자”고 형식적인 축사를 이어갔다.
끝난 듯 싶었다. 그런데 곧바로 “국기원이 세계 태권도의 메카가 되기 위한 혼신 노력을 다할 것을 엄숙히 이 자리 빌어 말씀드린다”면서 “국기원 통해 개인의 정치적 이득이나 개인 이득, 단 1원, 단 한 치라도 생각하거나 계획이 없음을 말씀드린다. 태권도의 날을 계기로 국기원 사랑과 격려, 이사장에게 힘과 성원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태권도연맹 이대순 회장과 대한태권도협회 김태환 회장, 태권도진흥재단 배종신 이사장의 축사를 끝으로 국기원태권도시범단과 태권도 친선 연수프로그램 연수생, 한쪽 다리를 잃은 장애인 태권도인과 환갑이 넘은 김진영 사범의 감동적인 태권도시범공연 등으로 딱딱한 분위기가 살아날 기미가 보였다.
그런데 태권도 시민단체 A대표가 행사장에 들이닥쳐 홍문종 이사장을 향해 욕설을 퍼붓으며 잔칫집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과정에서 국기원 측과 물리적 충돌이 생기면서 행사장이 어수선해졌다. 행사 직후 고단자와 국기원 이사 간의 다툼까지 벌어져 총체적 난국이었다.
태권도의 날은 태권도가 1994년 9월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0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00년 시드니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을 기념하는 날로 ‘태권도 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정기념일로 제정, 국기원, 세계태권도연맹,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진흥재단에서 공동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후원하는 행사로 2008년부터 공식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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