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홍문종 이사장… 2개월 만에 지출만 1억원 육박

LA 출장에 정치인 줄줄이 동행, 관용차 대형 SUV로 교체, 활동비 1천만원 수령

미LA 다저스구장에서 홍문종 이사장(중앙)이 동행한 정치인과 시범단과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국기원 홍문종 이사장이 선출된 지 2개월이 조금 지났다. 한동안은 잠잠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하루가 멀다 하게 국기원 홍문종 이사장에 관한 다양한 논란거리의 이야기가 곳곳에서 터져나고 있다.
정부 여당의 사무총장을 맡는 홍문종 이사장이 국기원의 신임 이사장이 돼서 많은 이들이 정치인의 국기원 입성에 걱정했지만, 일부는 힘 있는 정치인이 이때 도움을 주면 주지 손해를 끼치겠느냐며 반겼다. 그런데 그 기대는 갈수록 실망스러운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17일 우여곡절 끝에 이사장에 선출된 날 회의장을 방문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부족한 제게 이사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겨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무도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태권도를 하는 분들이 잘 아울러 태권도가 잘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해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이후 그의 행보를 보면 과감하다. 역대 김운용, 엄운규, 이승완, 김주훈 이사장이 해온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파격적이다. 2개월여 만에 국기원 예산을 ‘1억 원’ 가까이 지출하고 있다. 무보수 명예직으로 봉사하는 자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이 당찬 행보에 홍 이사장의 국기원 입성을 도운 측근조차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25일 오후 한 태권도인으로부터 홍문종 이사장의 지난달 첫 해외 출장에 수행원 이외 정치권 관계자들이 동행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정치인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의 비용을 국기원에서 지출했기 때문이다.
홍문종 이사장은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3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7박 8일간 첫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한국의 날(KOREA DAY)’ 국기원시범단 행사와 LA와 인근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인 지도자들과 만남을 위한 목적인 것으로 잘 알려졌다.
그런데 이 여정에 홍문종 이사장과 팀장급 수행원 한 명 뿐만 아니라 현직 여당의 국회의원 두 명이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행원을 제외한 이들 세 사람은 비즈니스석으로 항공료만 2천5백만 원 이상. 그 외 현지 숙식 비용과 현지 만찬비용 등까지 더하면 3천만 원을 훌쩍 넘겼다.
실제 다저스구장에서 개최된 국기원시범단의 행사에는 원래 이사장이 초청된 자리가 아니었다. 엄격한 내부 규율로 운영되는 구장이라 당시 행사를 주관했던 한국관광공사 측도 난감해했다는 후문. 현지 관계자 말로는 여러 관계자들이 식은땀을 흘려가며 노력한 끝에 홍 이사장의 겨우 구장 내에 출입했다.
국기원을 위한 출장이라면 일종의 투자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지난 미국 방문은 잠재적인 투자도 뚜렷한 성과도 없는 일종의 외유성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게다가 현지에서 지난 16일 전격 이사로 발표한 김성회 전 국회의원과 친박연대 김철기 사무총장 등 정치권 관계자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국기원과 태권도를 위한 주된 업무가 아닌 정치인에게 쓴 비용에 대한 논란은 상당할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문종 이사장의 지시로 새로 구매한 대형 SUV 차량이 국기원에서 찾아 볼 수 없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관용차 교체도 논란거리다. 홍 이사장은 선출 이후 사무처에 관용차 교체를 지시했다. 전임자가 타던 차를 탈 수 없다며, 대형 SUV 차량을 요구했다. 국기원은 최근 5천여만 원이 넘는 모하비를 구매했다.
처음에는 “이사장이 차를 SUV로 바꾸라고 했다더라”라는 식의 소문으로 국기원 안팎으로 흘렀다. 이에 국기원 내부에서조차 “설마. 이사장이 차가 몇 대인데, 있는 차도 안 쓸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데 구매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관련 부서 직원들도 이에 대해 부인하지 못했다. 더욱 신기한 사실은 이 차량이 국기원 내에 존재하지 않다는 것. 홍 이사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경민대학교에 있다는 소문 이외 차량 소재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다.
‘관용차’라는 것은 정부 기관이나 공공기관에서 고위 임원 또는 직원들이 공무를 위해 운행하는 자동차를 뜻한다. 이는 공무 이외 개인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차량은 차고지는 국기원이 돼야 하고, 운행은 이사장이 국기원 이사장 신분으로 활동 중에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홍 이사장이 이 차량을 계속 사용을 하려면 차고지를 국기원으로 해야 하고, 관리도 사무처에서 해야 하는 게 원칙이다. 또한, 사용은 국기원 이사장으로 활동 또는 의전 용도로만 사용해야 올바르다. 오는 28일 대전에서 열릴 ‘2013 세계태권도한마당’ 개막식에 홍문종 이사장이 구매는 했지만 구경도 못 한 이 차량을 타고 갈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또 하나는 활동비 수령의 건. 국기원 이사장은 매달 활동비 명목으로 5백만 원이 지급된다. 전임 이사장 때도 같은 조건으로 지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장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잘 알려졌다. 이사장으로서 업무 추진 및 활동에 필요한 경비는 법인카드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데 이를 사전에 현금으로 주는 것은 급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 점은 이사회 내부에서도 개선돼야 한다는 요구의 목소리가 높다. 홍 이사장은 벌써 5백만원씩 두 차례 일천만원을 받았다. 입법하는 현직 국회의원이자 여당 사무총장으로서 누구보다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하므로 합법적인 절차로 활동비 수령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한다. 전임자의 관행을 계속 따를지 합리적으로 개선할지 지켜볼 문제다.
지난 2개월여 동안 홍문종 이사장은 결과적으로 국기원 예산 1억 원 가까이 지출했다. 수장이 국기원의 정부 예산 확보와 더 큰 일을 하기 위한 투자를 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지난 40여년의 역사로 비추어 봤을 때 이전 국기원 정서와는 사뭇 거리가 멀다. 특히 국기원은 정부산하의 특수법인이지만, 예산의 80% 이상은 일선 태권도 수련생의 심사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지출은 사용 목적이 보편타당해야 함은 물론이고, 사무처 직원들도 처리 과정에서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홍문종 이사장은 이번 과도한 예산 지출과 관용차 차고지 이전 등의 논란에 적극적인 해명을 전 태권도인에게 명확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이사장 리더쉽에 불신만 쌓일 게 분명하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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