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자원봉사자' 김운용과 태권도
"지금의 태권도는 내가 만들었다"
22일 프레스 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김운용총재가 시종일관 강조한 내용이다.
이 간담회에서 김총재는 같은 시각 국기원에서 전날에 이어 "김운용회장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학생, 교수, 일선관장들을 불미스러운 존재로 단정지었다. 심지어 "X물을 튀긴다"는 표현까지 쓰기도 했다.
"무였던 태권도에서 유를 만들어 냈다" "내가 국기원을 만들고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을 해서 종주국 위상을 세웠다" "태권도를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게 하였다." “태권도학과를 만들어 교수도 시켜주고, 태권도인들을 밥 먹게 만들어 주었다”등 간담회 동안 김총재가 강조한 부분들이다. 이 중 일부분은 대부분의 태권도인들이 그 공로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김총재 개인의 힘만으로 된 것은 아니다. 국내의 5만 태권도인과 160여개국의 해외사범드의 끊임없는 노력이 함께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고 이들의 노력덕분에 김총재가 지금의 영향력 있는 스포츠계 인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5천만명의 수련인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는 그만큼 김총재에게 힘이 되는 존재이다. 그러나 지금의 김총재는 영향력의 밑바탕이 되고 있는 태권도인들을 무시하고 있다.
김총재는 세계연맹의 총재직이나 대한태권도협회의 회장직이 자원봉사임을 강조하고 있다. 보통 사람들이 아는 자원봉사라는 것은 말그대로 스스로 원해서 하는 봉사이다. 댓가를 바라지 않고 위에서 존림하기보다는 아래에서 밀어주는 역할이다. 그러나 지금은 태권도인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 위도 아니고 아래에도 김총재는 없다.
태권도의 자원봉사자의 모습을 보자.
자원봉사자는 웬만한 태권도 행사에 나타나지 않는다. 무려 세개 단체의 수장이면서도 좀처럼 얼굴 보기 힘든 귀빈이다. 귀빈과 자원봉사자는 어울리지 않는다. 김총재가 모습을 보일때는 주변에 국내외 귀빈들이 함께 할 때이다. 태권도는 김총재가 자신의 역량을 과시할 때 종종 쓰는 수단이다.
자원봉사자는 봉사할 대상을 사랑아닌 무시와 무관심으로 대한다. 상대가 아프고 힘들어 할때 그들의 말에 귀기울지 않는다. 가장 봉사가 필요할 때 외면한다. 봉사할 대상을 분명히 나눈다. 말 잘 듣고 옆에 있는 쪽만 봉사한다.
자원봉사자는 절대권력을 휘두른다. 총재의 고유권한을 이유로 상식에 어긋난 인사를 단행한다. 30년 국기원에 대한 막대한 수익의 집행 공개를 꺼려한다. 아무문제 없다는 원칙론만 거듭할 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는다. 자원봉사자 주변의 인물들이 봉사자의 힘을 빌려 또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봉사자의 아들이 봉사자가 수장으로 있는 단체로부터 여러가지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과연 김총재는 자원봉사자인가?
김총재는 국내외에서 주장하는 태권도개혁론에 대하여 귀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까지 알지 못해다고 해도 수장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고 알고 있는데로 불구하고 안팎의 거센 흐름을 귀찮고 더러운 X물에 비유한다면 그것 또한 더욱 문제가 될 것이다.
김총재는 지금까지의 공로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또 진정 태권도를 사랑한다면 자신보다 더 태권도를 잘 이끌어 줄 후계자를 물색하고 양성해야 한다. 영원히 태권도계에 군림할 수 없다. 현재 정체되어 있고 오히려 뒤로 가고 있는 태권도의 질적 성장을 위해 진심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김총재를 존경하는 태권도인들이 아직 많다. 그러나 이들만 봐서는 안된다. 김총재에게 등을 돌린 다른 더 많은 쪽으로 고개를 돌려야 할 때이다.
어제까지 함께 고생했던 일선 관장들이 도장을 나와 서로 대립하고 있다. 학생과 교수들이 학교를 떠나 길에서 울부짖고 있다.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도장에 보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해외사범들이 개혁지지성명을 보내고 있다. 외국 태권도인들이 종주국 한국에 태권道가 없다고 말한다."문제없다"고 주장하는 김총재는 이들의 목소리를 잠시라도 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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