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블라] 정통 경기 태권도인 정국현… 태권도 인생 새출발
WTF 집행위원회 당선… 태권도 선수 → 지도자에 이어 집행위원으로 새출발

정국현 교수가 집행위원에 당선되자 여러 태권도인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88 서울 올림픽을 비롯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4연패로 한 시대 전 세계 태권도계를 대표할 정도로 화려한 선수 생활을 지냈던 정국현 교수가 순수 자력으로 세계 태권도 무대에서 제3의 인생을 걷게됐다.
정국현 교수(한국체대, 51)는 14일(현지시각) 멕시코 푸에블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 정기총회 집행위원 선거에 출마해 경쟁이 가장 치열한 아시아권에서 아슬아슬하게 현 집행위원 두 명을 누르고 집행위원에 선출되는 성과를 얻었다.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선거를 준비했다. 한 때 최고의 선수였지만 전 세계 최고 의결기구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집행위원이 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124명의 투표권을 가진 세계 각국의 대의원과 집행위원에 의해 선택됐다. 의미 있는 것은 한국 태권도 사상 대한태권도협회를 대표해 출마해 선출된 것은 이번 정국현 교수가 처음이다. 한국은 지난 2005년 정기총회에서 조영기 당시 상임부회장이 부총재에 양진방 기획이사가 집행위원에 출마했으나 모두 낙선한 바 있다.
현재 WTF 수뇌부에는 조정원 총재를 비롯한 박선재, 이대순 부총재, 문대원, 홍성천, 이규석 등 여러 집행위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조정원 총재는 세계를 대표하는 대표자로서 한국을 지지할 수 없는 상황이고, 나머지 인사들 역시 대부분 외국계로 분류 되고, 대륙연맹을 대표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4선에 성공한 조정원 총재가 새롭게 선출된 집행위원 14명의 명단을 발표하는 순간 회의장은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한국 국적으로 입후보는 정국현 교수 외에 이규석 현 집행위원이 출마했다. 아시아태권도연맹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어 정국현 교수보다 유리한 상황에서 3선에 도전했다.
예상대로 이규석 집행위원이 아시아권에 두 번째 당선자로 발표됐다. 정 교수는 세 번째까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지 않자 포기에 이르렀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들도 명단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네 번째에 ‘정국현’이 발표됐다. 일순간 방청객석에 앉아 있던 정국현 교수는 벌떡 일어나 양팔을 벌려 환호했다.
규정상 한 국가에 복수가 선출되는 제약은 없으나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 그래서 이번선거에 한국에서는 이규석, 정국현 두 후보 중 한 사람 정도 선출될 것으로 보였다. 결과는 대다수 예상과 달리 두 후보 모두 당선됐다. 대신 당선이 확실시 되었던 필리핀 홍성천 사범이 낙선했다.
정국현 교수는 “정말 집행위원 선거가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몰랐다. 솔직히 세 번째까지 내 이름을 부르지 않아 떨어진 줄 알았다. 그런데 내 이름을 부르더라”며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한국 태권도가 갈수록 성적이 안 좋은 것은 WTF 수뇌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집행위원이 없어서다. 앞으로 세계 태권도 발전을 위해 활동하겠지만, 동시에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가는 한국 태권도가 재도약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국현 교수는 이번 선거를 위해 자신의 이력과 각오를 담은 전단지를 제작해 여러 회원국 대표와 집행위원에게 매우 적극적으로 선거운동 했다. 틈이 나는대로 여러 인사들과 접촉해 자신의 각오를 밝히면서 지지를 당부했다. 타 후보들과 달리 특정 그룹의 지원 없이 맨땅에 헤딩하는 식의 선거운동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번 선거로 국제무대에 진출하게 된 정국현 교수는 태권도 선수로 첫 태권도 인생을 걷기 시작했다. 화려한 선수생활을 마친 후에는 국내외를 넘나들며 지도자생활을 한 후 지금은 국립체육대학교에서 태권도학을 지도하는 교수로 제2의 인생을 걷는 중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이제 태권도 정치, 행정, 스포츠 외교 등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일을 하게 되었다.
이제 막 초선으로 세계무대에 진출하지만, 태권도 경기와 이론을 겸비한 자타공인 태권도 전문가인 정 교수가 앞으로 태권도 세계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가 모아진다.
[무카스미디어 = 푸에블라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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