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판정 고통에 자살한 父… 아들에게는 “남 탓 그만” 충고

아들의 편파판정에 고통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밀중 관장. 본인은 그토록 분노했지만, 자식에게만큼은 남 탓을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는 뜻의 문자를 남겼다. 이 문자는 태권도 편파판정 자살사건을 최초로 보도한 <태권도조선>이 추가 보도했다.

고 전밀중 관장이 문제의 경기가 끝난 다음 날 아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사진=태권도조선]
고 전밀중 관장은 문제의 편파판정이 끝난 다음 날 자신의 아들에게 “왜 경고 받을 상황을 만드냐구. 심판 성향을 파악하라고 했자너. 개들이 싫어하는 행동 안하면 돼잖어, 경기규칙보라고 했자너. 외(어)라구 달달 한두 번도 아니고, 벌써 몇 번째냐고. 거실 테이블에 팽개쳐 있드만 찾아서 봐라. 그리고 남탓그만 내 탓으로 돌려, 남들한테 동정 받지 마라. 버릇된다.는 위로보다는 따끔한 충고를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전 관장은 이 문자를 보내고 마음이 편치 않았는지 곧이어 “좀 더 단단해지라는 하늘의 뜻이여. 좌절 말고 보란 듯이 담게임 잘 뛰고 억울하단 생각은 널 우울하게 만들뿐 도움이 안 돼. 알았지? 아들 더 단단해지자 알았지? 더 높은 곳을 바라봐 홧팅”의 문자로 격려했다.
이 문자를 보낸 배경은 고 전 관장의 아들이 문제의 경기에서 편파판정을 당했다고 자신의 카카오스토리 “심판이 나를 미워하는 것 같다. 태권도를 그만두고 싶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자 마음의 안정과 격려를 위해 보냈다.
고 전밀중 관장은 첫 문자에 남 탓 말고 내 탓으로 더 열심히 하라고 따끔하게 조언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다운 따뜻한 격려 문자로 아들을 달래고 기운을 복돋았다. 그러나 정작 고인은 그날 이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유서에서도 “경고패 당한 우리 아들이 운동을 그만두고 싶단다. 정말 잠이 안 오고 밥맛이 없다”고 고통스러워했다.

아들은 갑자기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게 답했다. [사진=태권도조선]
아들은 당시 아버지의 문자에 별도의 답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뒤늦게 “사랑합니다. 이런 말 한마디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항상 부족한 모습만 보여드렸는데, 이렇게 저의 곁을 떠나가시네요. 부디 저 하늘나라에서는 아무걱정 없이 행복하셨으면 해요. 그리고 다음 생에서는 평생 함께 있어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라고 하늘나라에 있을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냈다.
또 최초 알려진 유서 말고 두 페이지의 추가 유서도 공개됐다. 유서에는 부인과 세 명의 아들과 장녀에게 각각 미안한 마음을 담았다. 또 제자들에게 “열심히 운동해서 좋은 사람 훌륭한 사람 꼭 되길 바란다”고 남겼다. 아들의 고교팀 감독에게는 “부디 중간에 (아들)운동 그만 두는 일이 없도록 나대신 맘서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 전밀중 관장이 남긴 유서 전문[사진제공 = 태권도조선]
고 전밀중 관장은 지난 28일 정오 충남 예산에서 자신의 승합차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놓은 점, A4 세 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고 전밀중 관장이 편파판정 주장을 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경기 주관단체인 서울시태권도협회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경위를 조사 중이고, 상위단체인 대한태권도협회는 철저한 조사를 통하여 문제가 드러날 경우 관련자에 대한 강력한 조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권도 선수출신의 문대성 IOC위원(국회의원, 무소속)은 “한 분의 자살로 인해서 수면 위로 올라왔을 뿐이지 과거에도 정말 많은 일들이 계속해서 있었다”며 편파판정의 관행을 지적하면서 “옳고 그름을 확실하게 따지고 가능하다면 관계자를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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