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태권도 편파판정에 분노한 父… 끝내 자살해 충격

서울시태권도협회 긴급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사고경위 밝혀 후속 조치할 터

고 전밀중 관장 [사진제공 = 태권도조선]
미래 태권도 국가대표를 꿈꾸는 자녀를 둔 아버지가 하루아침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돼 태권도계에 큰 파문이 예상된다. 더불어 한동안 잠잠했던 중앙을 비롯한 지방협회의 심판판정의 공정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30년 동안 태권도장을 운영하면서 꿈나무 선수를 양성해 온 전밀중 관장이 28일 고향인 충남 예산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전 관장의 차량에서 발견되었고 이미 숨이 끊긴 상태, 차 안에는 번개탄을 피워 놓은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현재 가족과 지인들의 진술 그리고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유서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
고인이 된 전밀중 관장은 유서에 특정 A심판을 지목하고 그 심판으로부터 오랫동안 악의적인 편파 판정의 피해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결정적으로 전 관장 아들이 출전한 전국체전 서울시대표 선발전에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경고조치로 경고패를 당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유서 내용에 따르면, 전국체전 서울시3차 선발전. 3회전 50초를 남기고 아들이 5대1로 앞서고 있는 상황. 그때부터 A심판(주심)이 경고 7개를 연속으로 날려 결국 경고패를 당함. 이에 아들이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고 했다.
전 관장은 인천에서 도장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편파판정을 당했다고 하는 아들은 서울 H고에 재학 중이다. 그 이유에 대해 문제의 A심판이 인천에서 연속해 편파판정 하여, 이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중․고등학교를 서울로 진학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A심판과 악연으로 자신의 아들뿐만 아니라 여러 제자들도 편파판정의 피해를 받았으며, 그동안 겪은 편파판정에 대한 억울한 감정을 고스란히 기록해두었다. 그러한 고통은 분노로 이어져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을 암시하고 있다.

고인이 직접 작성한 유서 [자료제공=태권도조선]
“경고패를 당한 우리 아들이 운동을 그만두고 싶단다. 정말 잠이 안 오고 밥맛이 없다. 이놈을 죽여 버리고 싶었다. 주위에서 그 경기를 지켜본 여러 사람한테서 이건 잘못된 의도적인 심판질을 했다라며 네가 얼마나 힘이 없으면 당하냐는 비아냥도 들었다. 살기 싫어진다. 이놈을 죽이고 나도 죽자 이렇게 생각했지만 애들 장래가 걱정이다. 살인자 아들이란 오명을 죽을 때까지 짊어지고 살아가야 될 테니, 정말 여러 날 고민하고 결론이 없고 쪽팔리고 애들한테 면이 안서고 미치겠다”
편파판정과 관련 극단적인 사고가 일어난 것에 대해 대한태권도협회는 사고의 발단이 된 서울시태권도협회에 진상조사를 요청했다. 김무천 운영부장은 “우리도 기사를 보고서야 알았다. 곧바로 서울시협회에 어떻게 된 것인지 진상조사를 실시하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서울시태권도협회는 29일 긴급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노형준)를 구성해 유서에서 주장하는 A심판과 해당경기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할 계획을 전했다. 김태완 전무이사는 “조사위원회가 구성됐으니 곧 해당심판과 주변심판들을 차례로 불러 경위를 파악하고, 문제가 된 해당경기의 소청영상을 객관적인 분석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태권도 경기의 심판판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전자호구와 영상판독 등이 도입돼 예전과 비교해 많이 개선되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잠잠했던 태권도계의 고질적인 편파판정의 문제가 재 점화됐다.
한 태권도 지도자는 “같은 지도자로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 안타까운 마음은 알지만 꼭 극단적인 방법을 택해야 했는지,,,”라면서 “중앙협회는 외부에 노출이 많이 되어 예전만큼 장난이 심하지는 않지만, 지방협회는 아직도 특정팀과 선수를 죽이는 판정 문화가 남아있다. 진상조사로 끝내지 말고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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