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조 단체전’ 전자호구 도입 실패… 내년엔 ‘일반호구’로


남자 5인조 단체전 경기장면
한국실업태권도연맹이 태권도 경기의 박진감과 재미, 판정의 공정성 등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첫 전자호구 시도인데다 1대1 개인전에서도 사용경험이 없는 머리센서까지 시도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 됐다.
한국실업태권도연맹(회장 김태일, 이하 실업연맹)은 23일 열린 ‘제7회 한국실업태권도연맹회장기 전국태권도대회’ 이틀째 경기 메인이벤트인 남녀 5인조 단체전에 최초로 전자호구를 도입했다. 게다가 머리 득점도 전자 헤드기어 반자동 시스템을 도입해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공정한 판정을 위해 몸통과 머리 모두 도입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실패했다. 머리 센서의 오작동이 자주 발생하면서 경기가 수시로 중단돼 급기야 중반부터는 몸통센서만 사용했다. 5인조 단체전이 갖는 최고의 강점인 박진감이 떨어져 흥미도가 떨어졌다.
실업연맹 박계희 전무이사는 “5인조 단체전에 전자호구와 잘 안 맞는 것 같다. 강도가 높고 몸통득점이 잘 들어가지 않다보니 박진감이 많이 떨어진다. 그게 5인조 단체전의 강점인데”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기존 일반호구에 비해 점수가 3분의 1수준으로 짜게 나왔다. 원래 단체전은 점수가 많이 나온 까닭에 48점 상한선이 있는 것인데, 대부분 경기가 10점대에 머물러 이 룰이 무색해졌다. 다음 대회부터는 원래처럼 일반 호구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자호구 기능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5인조 단체전이 갖는 흐름에 궁합이 맞지 않다는 것. 1대1 개인전과 달리 여러 선수들이 교대를 하며 공방을 펼치는 가운데 박진감과 흥미도가 고조돼야 하는데 전자호구가 사용되면서 점수가 저평가되고, 시스템적으로 경기가 지연되는 점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전자호구 시스템을 지원한 KP&P 이진재 이사는 “기대했던 것만큼 성공적인 결과를 내지 못했지만 크게 실망하지 않는다. 1대1 개인 경기에서 기능상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건 정말 문제”라면서 “오늘은 실업연맹도 우리도 모두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다. 오늘 결과를 토대로 다 나은 시스템을 개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실업연맹은 이번 5인조 단체전에 전자호구 외에 새로운 방식의 서든데스 제도를 도입했다. 한 명이 선취점을 내는 방식으로는 긴장감이 떨어지고 허무한 결과로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다수의 지도자들도 이 규칙에 만족스러움을 나타냈다.
여자 5인조 단체전 결승. 고양시청과 청주시청이 맞붙었다. 동점으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첫 경기는 고양시청이 선취점을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2번 경기는 청주시청이 우세로 이겨 승부는 원점이 됐다. 마지막 경기 역시 승부를 내지 못해 심판들의 우세판정으로 최종 승리가 청주시청으로 돌아갔다.
이번 대회에 또 다른 변화는 경기장 환경이다. 경기 매트 색깔이 기존 태권도 경기장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실업연맹이 방송국에 자문해 노란색(내)과 회색(외)이 미디어에 가장 좋은 색감으로 노출 된다고 조언을 받고 이를 즉각 실행했다.
메인 경기장 주변에는 청색과 홍색 LED 조명이 설치되어 있다. 이는 관중과 선수를 위한 것으로 유효득점을 올린 선수의 색깔이 자동 점등이 되는 시스템이다. 전광판을 보지 않고도 어떤 선수의 기술이 득점으로 연결되었는지 시각적으로 알 수 있게끔 한 것이다. 앞으로는 청각으로도 느낄 수 있는 효과음도 넣을 계획을 전했다.
김태일 회장은 “새로운 시도에 실패를 두려워서는 태권도의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 관중에게 사랑받는 무도스포츠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변화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변화는 계속될 것이다. 태권도가 이렇게도 재밌을 수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