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사임-재출마’ 내 맘대로… 공공단체 사유화 논란

김정행 체육회장 당선 뒤 산하단체 대한유도회장 단독후보로 재출마
임윤택, KTA 회장선거 낙선 뒤 서울시태권도협회 재출마해 당선

대한체육회 김정행 회장(좌)과 서울시태권도협회 임윤택 회장(우)
특정인이 공공의 단체를 마치 개인의 것인 마냥 사유화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 스포츠계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대한체육회 김정행 신임회장(70, 용인대 총장). 그가 대한유도회장 선거에 출마한다.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해 놓고서 당선이 되자 2개월여 만에 다시 재출마한 것이다.
대한유도회는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제35대 대한유도회 회장 선거 후보자로 김정행 후보가 단독 등록했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내달 4일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어 찬반 투표로 당선 여무를 가린다. 주변 여론을 의식해 스스로 출마를 포기하지 않으면 99.9% 당선이 확실하다.
김정행 회장은 한국 유도를 대표하는 거물이다. 1995년 제29대 회장으로 회장에 오른 뒤 6회 연속 연임했다. 한국 유도계의 산실인 용인대학교 총장을 지내면서 수많은 유도인을 배출해 한국 유도계의 절대적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재출마 소식에 체육계에 논란이 일자 대한유도회 측은 지난 20일로 후보자 등록 마감 직전까지 출마자가 없어 집행부가 설득해 김 회장이 수락해 등록했다고 전했다. 유도계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이번 계기로 세대교체를 원했다면 출마자가 한두 명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6일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위해 대한유도회장직을 사퇴했다.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출마는 가능하나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어 사퇴했다. 박빙의 선거전에서 이에리사 국회의원(새누리당)을 3표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유도회장직을 사퇴하지 않았더라면 힘겨운 선거가 될 수 있었다.
역대 대한체육회장이 산하단체장을 겸직한 것은 김정길 전 대한태권도협회장(정치인)이 있다. 상황이 다른 것은 김 전 회장은 대한태권도협회장 신분으로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것이다. 김정행 회장은 대한체육회장 신분으로 산하 55개 가맹단체 중의 한 단체장에 도전하는 것이라 모양새도 좋지 않다.
이런 가운데 태권도계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다. 지난 2월 5일 26대 대한태권도협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임윤택 서울시태권도협회장의 거취가 그것. 선거 전까지 그는 서울시태권도협회장이었다.
태권도인을 대표해 반드시 당선되겠다며 선거를 앞두고 백의종군하겠다며 서울시협회장직을 사퇴했다. 그럴 듯하지만, 속내는 달랐다. 출마를 위해서는 대의원 5인 이상의 추천서가 필요했다. 그리고 선거에서도 한 표가 소중했기 때문에 전략상 사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에 선거 낙선하고 약 한 달 뒤 다시 서울시태권도협회장에 재출마했고 단독후보로 당선됐다. 태권도 제도권에서는 이 과정을 지켜보고 ‘설마가 했는데 역시나’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26개 구지회 중 관리단체로 지정된 강남구지회를 제외한 25개 지회장이 만장일치로 투표했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는 없다.
하지만, 지난 연말 서울시태권도협회장 선거에서 연임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대한태권도협회장 선거를 위해 사퇴하고, 낙선하자 곧바로 원직으로 복귀한 과정은 분명히 좋은 모습은 아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해당 단체의 정치적인 장악력이 강력하다. 그러므로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회장직 당선, 사퇴, 재출마를 자유자재로 하고 있다. 그래서 공공의 단체를 사유화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스스로들 절차상 문제가 전혀 없다고 하지만, 과연 수많은 체육인은 두 사람의 행보를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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