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새 문화 어떻게 할 것인가.
품새란 공격과 방어의 기술을 규정된 형식(틀, 型)에 맞추어 지도자 없이 수련할 수 있도록 이어 놓은 동작이다. 따라서 품새는 공격과 방어의 기본동작을 연결·수련함으로써 겨루기 기술향상과동작 응용능력 배양 그리고 기본동작에서는 특수기술의 연마(숙달)를 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품새는 품새선에 따라 수련하는데, 품새선이란 품새를 할 때, 발의 위치와 그 이동방향을 선(線)으로 표시한 것을 말한다.
품새의 연성(鍊成)은 하나의 품새를 수련하여 완전하게 성취하는 것이다. 연성에는 다섯 단계가 있고 연성과정의 차례는 지켜져야 한다.
다섯 단계 중 마지막 단계인 완성은 자기류에서 발전하여 태권도의 참 정신을 알고 태권도 기법 자체를 완전 소화하여 종합적으로 완성하는 태권도의 최고 경지이다.(국기태권도교본 보급판, 1993;112∼113)
태권도의 수련체계에서 품새는 겨루기, 격파, 몸막이(호신술) 등에 앞서 비중이 높고 특히 승품·단 심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국기원 심사규정은 품, 단 응심별 실기과목이 1품·단에서부터 9단까지 지정 및 필수로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태권도를 지도하는 일선 체육관에서나 심사장에서 볼 수 있는 품새 경시 풍조가 품새의 격을 낮추고 있다는 선입감을 갖게 한다.
아직도 품새 구성의 기본이 되고 있는 각 동작에 대한 실제가 국기원에서 실시되고 있는 지도자교육에서 지도 강사에 따라실기 및 이론에서 서로 다름으로 인해 오히려 혼란을 가져다준다고 한다.또한 동작/품의 기본틀이 마구 변용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 전형적인 동작은 차렷서기, 통밀기 준비서기, 손날막기, 산틀막기, 큰돌쩌귀,바위밀기 등을 예거(例擧)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품새의 수련은 재미가 없고 지루하다고 말한다. 때문에 품새 학습을 형식적으로 지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 품새는 태권도의 참 정신을 알고 태권도 기법 자체를 완전 소화하여 종합적으로 완성하는 태권도의 최고경지이다 라고 하는데 품새를 등한시하는 풍조가 태권도의 질과 품· 단의 권위마저 실추시키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태권도 요소의 하나인 겨루기 부문이 오늘날 태권도의 경기화는 태권도를 단지 스포츠로 인식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지도자(사범, 관장이라는 명칭대신 선호?)들의 품새 지도 방법에 따라 수련자들의 학습태도가 좌우되기도 할 것이며 예전과 같잖은 수련시간의 단축도 품새의 수련 횟수를 줄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 여러 형태의 컨설팅사가 공급하는 교육프로그램에도 전혀 문제가 없는지 검토 대상이 되어야 한다. 품새 수련을 통한 태권도의 최고 경지란품새의 본질을 이해하고 품새의 참 정신이며 품새의 철학사상 등 화두로 삼아 품새 수행에 몰입할 때, 내가 동작을 실행하는 것인지 동작이 내 몸뚱이를 이끄는 것인지 경계가 없는 무한한 자유 정신의 경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이진수는 "품새가 왜 품새이며, 품새는 왜 익혀야 하는 지를 분명히 가르쳐야만 한다. 태극, 고려, 금강, 태백, 평원, 십진, 지태, 천권, 한수, 일여, 팔괘가 어떻게 인간의 동작으로 상징화되는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일본 무도 연구, 교학연구사,1999;405)
한편 근자에 현행 품새에 대한 여러 가지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첫째, 이종우의 품세(品勢)에 대한 견해이다.
"모양새를 뜻하는 새는 생명감이 없고 고착된 형태를 나타내는 것이다. 품새의 세(勢)에는 기품과 기세 등 형태적 변용과 생명력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새는 변용이 불가능한 형(型)이지만, 세(勢)는 기술적 접근에 따라 변용이 가능한 형(形)의 개념이다."(태권도신문, 2001;제197호)
둘째, 이규형의 현행 품새에 대한 결점이다.
"현재 태권도에서 사용되는 공식 품새에 관해 개선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충분히 검토할만한 가치가 있다.
△일단 현재 사용되는 품새에는 장기인 발차기가 충분히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문제이다. 품새에 태권도의 각종 발차기를 충분히 포함시켜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품새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품새의 동작 리듬구조를 들 수 있다. 품새의 움직임 리듬이 두 박자의 일본 카라데와 유사하므로 근본적으로 제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세 번째는 품새 전반에 대한 비일관적인 난이도 문제이다. 유급자와 유단자 품새가 수준별, 급수별 난이도로 구성돼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다. 마지막으로 태권도 기존의 품새가 다른 무술의 것과는 달리 미학적인 멋 뿐 아니라 운동량 면에서도 미흡하다는 반박이 제기된 바 있다. 또한 다양한 수련자 연령층에 적합한 품새를 구성할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태권도의 이론적 탐구, 연세대 태권도 최고지도자 과정, 2000;171∼172)
셋째, 태극 품새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안용규, 문원재, 안근아의 연구이다.
지난 5월 12일 한국체육철학 주최 춘계학술대회에서 태권도 태극 품새의 문제점과 재작(再作)방향에 대한 논문에서 태극품새의 동작 배열이나 구성 면에서는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한 뒤 △ 현장의 기술적 요구와 괴리감 △ 동작배열의 무의미 △ 발기술과 손기술의 구성비율 △품새별 난이도와 동작의 완급조절 △ 가라데형과의 유사성 △ 미적 가치의 부족 등을 지적하고 있다.
넷째, 이경명은 품새의 획일적인 학습단원 및 급·품·단의 체계의 재검토(띠의 색상 및 급·품·단의 체계)에 대한 견해이다. 체계화돼 있지 않은 급의 구분과 띠는 태권도 문화의 저해 요소로서 작용이며 15세를 기준, 품과 단의 구분에 상응한 커리큘럼(품새)의 제정을 지적하고 있다. 아동과 청소년 및 성인의 신체적, 지능적인 측면에서 분명히 차이가 있고 신체의 적응능력 등이 무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태권도에 입문하면 무급자가 아니라 급이 부여돼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초등학교에 입학하면 1학년생이 자동으로 되듯 태권도에서도 재고의 대상이 된다.
현행 품새에 대한 문제점으로 이봉은 "현재는 남·녀·노·소의 연령별 특징이나 신체적 차이가 무시된 일률적 수련이 강제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 대책으로 "새 품새의 보급을 위해 전세계 지도자의 연수회 개최로 보급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월간 태권도 2000;135호)
특히 태권도 한마당을 계기로 시작된 창작 품새라는 용어자체가 기존(지정, 제정) 품새(고유 또는 전통 품새라는 용어가 적합)의 상위 개념으로 선호되고 있는 현상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용 품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점차 꼬리를 물고 확산되고 있다. 이와 같은 품새 문화의 현주소를 감안할 때 수년 전 대한태권도협회에서 기획한 품새 제작 등 특별연구분과위의 연구결과물은 왜 지금껏 사장(死藏)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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