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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종주국의 도는 무너졌는가?


태권도에서 심판판정시비는 매 대회마다 빅 이슈로 대회를 장식하곤 했다. 태권도가 육상이나 수영과 같은 기록 경기가 아닌 만큼 판정시비가 일어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기계가 아닌 인간이 판단하는 일에 실수가 없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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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경기치고는 꽤 많은 점수였다. 보통 10점을 넘기기 힘든 태권도 경기의 특성상 양 선수가 13점씩을 득점했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시종일관 활기차고 격렬했다는 증거. 관중들의 시선 또한 오직 이 경기, 남자 -80kg 준결승 한국 대 이란, 에 집중되어 있었다. 선수들이 한 차례씩 발차기를 주고 받을때마다 관중들은 탄성을 지르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 점을 빼앗기면 다시 한 점을 따내는 그야말로 이번 프랑스 월드컵 최고의 명승부였다.

마지막 3라운드가 끝나자 전광판은 두 선수가 동점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제 남은 것은 심판의 판정. 누가 더 공격적이었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지어지는 것이다. 경기장 가운데로 양선수가 정렬을 했고, 주심은 심판석에 다녀오더니 이내 한쪽 손을 들었다.

이란 승리.

순간,
경기장은 갑자기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어느 새 헤드기어를 벗어 든 한국 선수는 펄쩍펄쩍 뛰기 시작했다. 그는 승부의 결과가 믿어지지 않는 듯 심판석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 때였다. 갑자기 한국팀 코치진 중 한 명이 뛰어나와 심판을 밀치고 경기장 바닥에 드러누웠다. 심판 판정을 인정 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경기에서 진 한국 선수는 흐르는 억울함을 참을 수가 없었는지 마침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관중들의 야유는 시작되었고, 경기장은 걷잡을 수 없이 소란스러워졌다. 누가 봐도 석연치 않은 판정이었다.

그러나 심판 판정은 번복되기 힘든 법. 결국 5분 경과 후 한국팀은 경기장에서 내려와 퇴장하였다.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로 한국 선수의 억울함을 달래 주었다. 다행이도 프랑스 월드컵 최고의 명승부가 공정치 못한 심판판정으로 아수라장이 될 뻔 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을 했다.
경기 후 진행된 시상식에서 어느 누구도 한국 선수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판정에 불만을 가진 한국 선수단은 마지막 날 벌어진 전체급 시상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우승 선수의 국가가 울리는데, 금메달 리스트는 시상대에 없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모두들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이 참으로 가관이었다.

이렇게 해서 2000년 프랑스 월드컵 또한 이제까지의 다른 국제대회와 마찬가지로 심판판정문제라는 또 한편의 드라마를 연출해 냈다.

태권도에서 심판판정시비는 매 대회마다 빅 이슈로 대회를 장식하곤 했다. 태권도가 육상이나 수영과 같은 기록 경기가 아닌 만큼 판정시비가 일어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기계가 아닌 인간이 판단하는 일에 실수가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심판판정시비가 고질적이라는데 있다. 1999년 캐나다 세계선권대회에서는 Chi Hyung Shu(Taipei) 선수가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밀어부치고도 게임에 져 대회가 엉망이 되기도 했으며, 지난 크로아티아 올림픽 예선전에서도 Mario De Meo(Italy) 선수가 여유있게 앞서다가 경고패를 해 이태리팀의 격렬한 항의로 한동안 모든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대회의 판정문제는 다른 대회와는 사뭇 달랐다.
바로 경기에 진 선수단의 불만 표출 방법이다. 코치진이 판정에 불만이 있다면 그것으로 끝난 것이다. 억울한 판정을 당했으니 코치진의 입장은 이해를 하겠다. 하지만 그 대회를 위해 피땀을 흘린 선수들은 누가 보상을 해줄 것인가.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노력했던 선수들에게는 힘든 날이 많았을 것이다.
이제 그 영광의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던 선수들은 시상대에 올라 보지도 못하고 자신의 일생에서 가장 영광스러울 수 있는 순간을 포기해야 만했다.

한 태권도협회 회장은 이렇게 한탄을 했다.
"내가 평생 가르친 것이 바로 도인데, 오늘 하루 아침에 무너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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