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이규현 사범

20년 만에 ‘한마당’ 정상에 올라… 최근 4개 대회 모두 우승

품새 경연을 펼치고 있는 이규현 사범
수많은 태권도 수련생들의 스승인 이규현 대사범이 태권도를 통해 제2의 인생을 걷고 있다. 칠순이 다 된 나이에 쉬지 않고 중장년 태권도 활성화와 후배들에게 생활수련의 본보기가 되고자 도복을 고쳐내고 경기장에 나왔다.
이규현 사범(청해진, 70)은 29일 국기원에서 열린 ‘2012 세계태권도한마당’ 공인품새부문 남자 마스터Ⅱ에 출전해 지태와 십진을 흔들림 없이 소화하며 세계품새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오영복 사범(국민태권도)을 비롯한 7명의 출전자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얻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한마당 출전은 매우 뜻이 깊다. 92년 태권도한마당 제1회 대회에 출전해 우승한 후 후배와 제자 양성에만 주력해 오던 그가 20년 만에 다시 선수로 출전했기 때문이다. 입상 여부를 떠나 참가 자체만으로도 큰 화제와 후배, 제자들에게 귀감이 됐다.
이규현 사범은 지난 7월 우석대학교총장기품새선수권대회에 깜짝 출전해 태권도계에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중장년층 태권도 수련 활성화를 위해 다시 경기장에 섰다. 이후 여성부장관기품새대회와 실업연맹대회에도 출전해 이번 한마당까지 4연속 우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60대 이상 장년들이 출전하는 그룹에 선 이규현 사범 역시 대회라는 속성상 다소 긴장한 모습이 엿보였다. 일곱 명의 참가자 중 여섯 번째로 경기에 나섰다. 먼저 경기에 나선 선·후배들의 경연을 격려하면서도 흔들림 없이 경기를 준비했다.
부드러움 속에 강함을 뿜어냈다. 가벼운 듯 한 동작하나에 강한 기운이 넘쳤다. 지난 대회에서보다 한층 여유 있게 시연을 마쳤다. 이번 대회를 위해 매일같이 그동안 수련해오던 전통방식의 품새에서 경기용 품새를 단련했다.
이규현 사범은 우승이 확정된 직후 인터뷰에서 “긴장은 되었지만, 자신이 있으니까 평소 연습한 대로 했다. 처음 대회를 출전한 우석대 때만 해도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이번에는 몸도 매우 가벼웠고 생각했던 대로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회 준비에 대해서는 “그동안 해왔던 품새와 경기용 품새는 많이 다르다. 아직도 그 버릇이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그래서 경기용 품새경기 영상을 분석하고, 이기철 코치(제자)에게 부족한 점을 지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마당 출전에 대해서는 “한마당은 내게 매우 뜻 깊은 대회이다. 제1회 태권도한마당에 출전해서 공인품새에서 우승한 후 20년 만에 출전했다”며 “그 사이 경기 품새가 많이 발전해 그 틀에 맞춰 새롭게 도전하는 것 자체가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대회 출전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나처럼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히 자기 관리를 위해 수련을 해오는 장년들이 적지 않다. 태권도가 어린아이들만 한다는 사회적 선입견을 깨고, 중장년들이 태권도를 수련할 수 있는 분위기, 장년이 되어서도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기 위해서 나서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중장년 태권도 수련 활성화를 위해 수많은 부담감을 안고서 경기장에 나섰던 이규현 사범은 최근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됐다. 바로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 출전이다. 오는 12월 콜롬비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9월 7일 무주에서 열리는 협회장기품새선수권 겸 국가대표선발전에 출전한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묻자 이 사범은 “젊은 시절 운동을 너무 비과학적으로 해서 몸 상태가 그렇게 좋지 않지만, 내 몸이 허락할 때까지 계속 도전할 생각이다”며 “지금의 이 도전이 모두 즐겁다”고 태권도를 통해 제2의 인생을 걷는 이 사범의 얼굴은 젊음 그 자체였다.

이규현 사범과 아름다운 경쟁을 펼친 장년2부 출전 선수들의 모습.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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