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3년 후, 70% 태권도장 문 닫을 수도

한병철 박사, 수년간 운영해서 50명 미만이면 이미 사업성 없어
살아남기 위한 해법, 하루 한 시간 ‘태권도’를 가르치면 된다

2012년 현재 국내에 대한태권도협회 등록도장은 약 8천개, 비등록도장 4천개, 합이 1만2천여가 된다. 여기에 합기도, 해동검도, 유도, 검도 도장까지 합치면 한국에 무술도장은 1만8천여 개쯤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에서 여러 무술도장이 있지만, 그 중 태권도장이 가장 호황을 누리며 잘 운영돼 왔다. 앞으로는 호황보다는 불황이 될 가능성이 우세하다. 심각하게는 3년 후 70% 가량의 태권도장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설마 아무리 한국 사회가 변한다고 그렇지 3년 만에 70%가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반문할 수 있다. 현재처럼 운영시스템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나온 예측이다. 변화가 없다면, 수치로 도장이 줄지 않아도 ‘개점휴업(개관휴관)’하는 곳이 대부분일 것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예측은 태권도와 무술분야를 꾸준히 연구하고 있는 한병철 박사(경영학)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그는 현재 국내 태권도장의 수요현황, 인구통계 추이, 사회변화 등을 종합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단, 살아날 길이 전혀 없지 않다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3년 후 태권도장 70% 이상 없어질 것이란 주장에 대해 “너무 극단적인 말일 수는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그렇다. 수년 이상 운영된 도장 관원 수가 50명 미만이라면, 이 도장은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3년 후면 이런 도장이 대부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태권도장 평균 관원 수는 약 100명 정도. 이 정도만 되면 월 1천만 원 이상 매출이 일어난다. 여기 도장 임대비용, 사범인건비, 관리운영비 등 경상비를 제외해도 400만원 이상이 남는다. 그러나 50명일 경우 월 500만원에 경상비를 제외하면 200만원 이하로 사실상 중소기업 샐러리맨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통계청 추정에 따르면, 한국 인구는 6월 23일 5천만 명을 넘는다. 그런데 한국은 전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적은 나라가 되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아이는 1.2명. 영국에서 출산율이 5명에서 2명으로 낮아지는데 걸린 시간은 130년, 한국은 1960년대 중반 이후 20년 만에 급속도 줄었다.
인구를 이야기하는 것은 태권도장과 인구통계와 매우 밀접하기 때문이다. 특히 출산율에 따라 변화가 크다. 국내 태권도장 수련생 99%가 유소년이다. 출산율 저하는 앞으로 그 유소년이 줄어든다는 것이고, 결국 태권도장 수련생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현 인구통계로 봤을 때. 한국 인구는 2030년 5천216만 명으로 정점에 이른다. 한 세대가 더 지나면 4천4백만 명으로 축소, 2060년은 3천4백만명, 22세기 초에는 1천만명 미만의 소수민족이 된다.
최근 대한태권도협회(KTA)를 비롯해 태권도 유관단체 등에서는 아동인원 감소에 따라 성인수련생 활성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사회적인 정서가 이미 태권도는 어린아이들이 하는 것으로 인식이 강해져 이마저도 쉽지 않다.

한병철 박사
한 박사는 성인이 수련한다 치더라도 도장활성화에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인구 5천만 명이면, 무술도장 하나당 2천777명이다. 2천777(4인기준, 700가구)명의 규모에서 무술도장에 다닐 성인이 100명이 나올 수 없다. 시장규모가 1만 명쯤 되어도 1백명이 가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태권도장도 2년 전에 정점을 찍었다고 본다”고 근거를 제시했다.그럼, 해법은 없을까. 도장이 죽지 않을 방법은 “오직 태권도로 승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짜 태권도, 정통 태권도로 태권도의 교육적 가치를 높여야 태권도장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수련비와 사회적 인식이 모두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시 말해, 잘되는 음식점은 맛있는 음식이 있는 것처럼, 잘 되는 태권도장을 운영하려면 진짜 태권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 태권도장의 태권도가 없고, 줄넘기와 축구, 농구, 게임 등 보조프로그램이 주가 되는 현상을 꼬집었다.
“태권도장 성공의 비결은 아주 간단하다. 수많은 논문에서 실증연구로 보여주고 있듯이 그저 태권도를 잘하면 된다. 외발자전거를 타지 말고, 줄넘기 그만하고, 도장 안에서 축구, 농구 하지 말고, 하루에 한 시간씩 태권도를 시키면 된다. 따라서 당장은 입관문의가 좀 줄더라도 무도 태권도의 전문성을 살려서 무도교육에 몰입해야 한다”
원론적인 해법이다. 대부분이 한 박사의 주장에 대해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선도장은 이 모범답안을 알면서도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내일을 위해 오늘 당장 끼니를 거를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박사는 “음식을 팔기는 쉽다. 그런데 맛있는 음식을 팔기는 어렵다”면서 “태권도장을 하기는 쉽다. 그러나 진정한 태권도를 가르치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말에서 우리나라 태권도장 현실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도장이 변하지 않으면, 내년까지 절반쯤 망할 것이고, 3년 안에 70%쯤 없어질 것이다”고 확신하면서 “다시 말하지만, 사업적으로 봤을 때 이제 태권도를 포함한 무술도장은 사양사업이다. 하지만 모든 도장이 전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서 살아남을 도장은 보조프로그램으로 승부하는 도장은 아닐 것이다”고 말했다.
태권도의 가치가 올라가기 위해서는 한두 도장의 노력이 아닌, 모든 도장이 동반 성장을 목표로 어려움을 견뎌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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