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국기원 원로회… 이대로 괜찮나

엄운규 원로 “원로회의가 밥 한 끼 먹자고 만든 것이냐”

엄운규 원로
태권도계 산증인이자 대표적인 원로인 엄운규 원로(전 국기원장)이 현 국기원 원로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최근 김용채 국기원 원로회 의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차기 의장에 엄운규 원로를 추천했다. 국기원 강원식 원장도 태권도계 여러 경험을 갖고 있는 엄운규 원로가 의장직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엄운규 전 원장은 아직 의장직을 수락하지 않았다. 고민이 아니다. 지금처럼 유명무실한 원로회라면 맡을 이유가 없다는 것. 최근 무카스와 만난 엄운규 전 원장은 자연스럽게 국기원 원로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원로회의는 오랜 기간 쌓은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후배들이 잘 나아갈 수 있도록 자문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다”라면서 “그런데 현재까지는 그런 역할이 전혀 없었다. 매달 한 번 형식적으로 만나 밥 한 끼 먹는게 무슨 원로회의냐”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원로회의에 걸맞은 국기원 현안과 주요사항에 대한 자문을 구해야 한다”며 “원로회의는 각종 사안을 정식 안건으로 채택해 자문을 해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상적인 원로회의 운영을 위한 제안을 했다. 매주 한 두 차례 정기회의와 집행부 의견 청취를 위해 국기원 내 원로회 사무공간을 마련해 달라는 것. 특히 정관상 원로회의가 명시되어 있는 만큼 그게 걸맞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견해다.
국기원 측은 원로회가 활성화 되는 것에는 반갑지 않는 눈치이다. 특수법인 전환 과정에서 정부의 요구로 구성된 것이라 점. 회의가 정례화 되고, 자문이 많아지면 자칫 간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엄운규 원로의 제안을 받아드릴지 의문이다.
국기원 원로회는 특수법인으로 전환되면서 2010년 10월 국기원장의 업무수행에 관한 사항을 자문하는 목적으로 발족했다. 초대 의장에는 김용채 전 대한태권도협회장, 위원으로는 김순배(전 창무관장), 김인석(전 무덕관장), 엄운규(전 국기원장) 이교윤(전 한무관장), 이종우(전 국기원 부원장) 등 6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지금까지 제대로 된 자문을 하지 못해 ‘있으나 마나한’ 원로회라는 지적이 있어 왔다. 위원들 스스로도 구색 맞춤식의 원로회라면 의미가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 김용채 의장이 중도 하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기원은 연초부터 내부 인사문제와 각종 송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로회가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고 자문을 취할지 주목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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