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격파'의 역학적 원리 ②
3. 격파의 요점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격파를 잘하기 위해서는 물체를 가격할 때 1) 가격에 가담하는 신체의 질량을 크게 하고, 2) 가격하는 신체부위의 속도를 가능한 빠르게 하여, 가능한 큰 운동량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 된다.
3.1. 질량을 크게 하는 방법
손이나 발을 이용한 위력 격파는 1) 팔과 다리 부분의 질량만을 이용하는 형태의 격파와 2) 팔이나 다리의 질량에 몸통 등의 질량을 더해서 즉, 체중을 실어서 격파를 하는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격파 물체가 아주 강하지 않는 경우(송판, 맥주병 등)는 손과 발의 속도만 충분히 빠르다면, 망치나 손햄머로 벽돌을 깨는 것과 같이, 팔이나 다리의 질량만을 이용해서도 충분히 격파가 가능하다. 그러나, 강한 물체(붉은 벽돌이나 대리석 등)를 격파할 때는 체중을 이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타격시 질량을 크게 하기 위해서는 격파 물체와의 접촉 순간 즉, 충돌 순간에 관절을 굳건하게 고정하여 가능한 많은 신체 부위가 타격에 가담하게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손 격파의 경우 충돌 순간에 손목과 팔꿈치, 어깨를 굳건히 고정시킴으로써 손과 팔, 몸통이 하나의 물체로 되게 할 수가 있으며, 이때 타격에 쓰여지는 질량은 매우 커지게 된다.
이와 같이 실제 타격에 가담하는 질량을 효과 질량(effective mass, striking mass)이라고 하며, 효과 질량을 크게 하기 위해서는 충돌 순간에 최대한의 근력을 발휘하여 관절 부위가 흔들리지 않도록 꽉 잡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동작은 가격시의 운동량이 최대한 격파물체에 이전되도록 하며, 반작용력에 의해 가격부위가 되 튀어나오지 않게 함으로써 계속적으로 힘을 가할 수 있게 하는 효과도 있다.
3.2. 속도를 빠르게 하는 방법
3.2.1. 근력의 강화
신체의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는 근력(筋力)이 좋아야 한다. 근력은 근육의 횡단면적에 비례하여 커지므로 근육이 잘 발달된 사람은 큰 힘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생득적인 요인이나 훈련 방법에 따라 단위면적당의 근력은 개인차가 있으므로, 같은 굵기의 근육을 가졌다고 같은 힘을 내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바디 빌더(body builder)의 근육은 역도선수의 근육보다 더 크지만 실제로 발휘하는 힘은 역도 선수가 더 크다. 이러한 차이는 근육 훈련 방법이 다른데서 기인하는 것이며, 역도선수의 근육이 바디 빌더의 근육보다 근 파워가 더 좋은 것이다.
파워가 떨어지는 우람한 근육은 손이나 발의 속도를 빠르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느려지게 할 수도 있다. 그 이유는 근육 자체가 움직이는데 짐(load)이 되기 때문이다. 뉴튼의 운동 제 2 법칙에 의하면
F=ma
이며, 이를 가속도에 대해 정리하면
a=F/m
가 된다. 이를 풀어서 설명하면, 어떤 물체의 가속도(a; 속도의 변화율)는 가해진 힘(F)의 크기에 비례하고, 질량(m)에 반비례한다는 것이다. 가속이 크다는 것은 물체의 속도가 빠르게 높아짐을 의미하며, 따라서 가속이 클수록 빠른 속도를 만들어 내기가 쉬어진다.
파워가 떨어지는 근육은 질량은 더 커졌지만 그에 비례해서 근력이 증가하지 못한 것이며, 따라서 가속은 오히려 작아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체격이 큰 사람들은 자신의 체격에 비례해서 충분한 근력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체격이 작은 사람에 비해 느린 경향이 있다.
3.2.2. 정신과 근육의 이완근육을 이용하여 몸을 움직일 때 주의해야 할 것은 단축성 수축에 있어서는 근육이 힘을 낼수록 근육의 수축 속도는 떨어진다는 것이다. 즉, 강하게 때리겠다는 마음이 앞서서 지나치게 힘을 쓸 경우 근수축 속도가 떨어지며, 따라서 손이나 발의 속도도 떨어지게 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말로 힘을 써야 할 시기는 가격부위가 물체와 충돌하는 순간 뿐이다.
근 파워(power)는 근육이 내는 힘(f)과 이 힘에 의해 신체가 움직이는 속도(v)를 곱한 것 즉, P = fv로 정의된다. 단축성 근수축에서는 근육이 힘을 낼수록 근수축 속도가 느려지므로, 근육이 너무 큰 힘을 내면 속도가 나지 않게 되고 결국 파워도 작아지게 된다.
따라서, 강한 힘을 내려기 보다는 근육의 긴장을 풀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인체의 큰 근육의 경우 최대의 파워를 낼 수 있는 근수축 속도는 최대 근력의 1/3 정도의 근력이 발휘될 때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힘을 쓰려면 힘을 빼야 한다는 역설적인 원리가 나온 것이다.
인간의 신체적 기량은 정신 상태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신체적으로는 충분한 능력이 있어도 정신적으로 불안하거나, 지나치게 긴장하거나, 자신감이 없는 경우는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 지나친 긴장은 근육의 수축 속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므로, 지나친 긴장은 실패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격파물을 가격할 때 자신감이 없으면 무의식중에 신체의 움직임을 저지하는 근육의 작용이 수반되므로 가격시에 충분한 속도를 내지 못하게 된다. 즉, "마음으로 깨면 깨어지고, 마음으로 깨지 못하면 안 깨어지는"것이다. 격파전의 기합은 과도한 긴장을 해소하고 정신을 집중하는데 도움을 주므로 기합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3.2.3. 협응 동작
근육을 잘 이용한다는 것은 몸의 각 부위를 적절한 시간적 순서에 따라서 적절히 움직이는 것 즉, 전신의 동작이 얼마나 잘 협응(coordination)이 되느냐를 뜻한다. 손이나 발은 팔과 다리에 붙어 있으며, 팔과 다리는 몸통에 붙어 있다.
따라서, 다리가 움직이면 몸통과 팔은 다리의 속도를 갖게 되며, 몸통이 움직이면 팔도 몸통의 움직임을 따라 간다. 즉, 손날로 바닥에 놓여 있는 벽돌을 격파한다고 해서 팔 만을 이용한다면, 다리와 몸통을 함께 이용할 때 보다 손날의 속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팔만을 이용하여 손날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1) 다리의 굽힘에 의한 하향 속도와 2) 몸통의 굽힘과 회전에 의한 하향 속도를 더한 속도에 3) 최종적으로 팔의 움직임에 의한 속도를 더할 때 가장 큰 손날의 속도가 나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손이나 발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인체의 중심 부위에서 발휘된 근력을 이용하여, 팔과 다리의 속도를 높이고, 최종적으로 손이나 발의 속도를 최대로 크게 만드는 연결 동작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동작의 원리를 키네틱 링크의 원리(kinetic link principle)라 하며, 채찍의 운동과 같이 분절간의 연결이 적시에 부드럽게 이루어 질 때 가장 효과적이 된다(Kreighbaum, 1985).
4. 결론
본 논문에서는 태권도의 위력 격파와 관련된 역학적인 원리를 규명하고, 격파를 잘하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요점들에 대해 고찰해 보았다. 본고에서 고찰한 역학적 원리와 요점들은 다음과 같다.
1. 격파물을 깨기 위해서는 물체를 가격하는 인체 부위의 운동량이 커야 한다.
2. 가격하는 인체 부위의 운동량을 크게 하기 위해서는 가격에 가담하는 신체부위를 극대화하여 효과 질량을 크게 하고, 근 수축의 원리 및 키네틱 링크의 원리를 이용하여 최대한의 속도를 만들어야 한다.
3. 격파물을 때리기 전의 동작에서는 근육의 긴장을 풀고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며, 격파물을 가격하는 순간에는 최대한의 근력을 동원하여 가격에 가담하는 관절들을 굳건히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4. 격파를 하기 위해서는 신체의 가격 부위를 단련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격파물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위 글에 대한 궁금하신 사항이나 태권도 역학에 대해 궁금하신 사항이 있는 분들은 의견쓰기란에 글을 올려주십시오. 여러분이 올려주신 글 하나 혹은 그 이상을 위 글의 저자이신 성낙준 교수님이 직접 골라 기사형식으로 답변해 드릴 것입니다.


댓글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