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태권도, 올림픽 퇴출되어야 하겠는가?

김성태 부회장
태권도는 1988년 서울올림픽, 1992년 바로셀로나 올림픽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1994년 9월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0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00년 시드니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6년 리오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참가하게 된다.하지만 태권도계는 2020년 올림픽 정식종목 결정을 앞두고 불안해하고 있다. 혹시 태권도가 정식종목에서 탈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올림픽 경기종목은 정식종목과 시범종목이 있으며 시범종목은 개최국의 인기종목을 널리 알리려는 의도 내지 정식종목 채택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대중의 관심도와 각국의 참여수준을 가늠해보기 위해 도입되었으나 1989년 올림픽 위원회가 1992년 대회 이후 시범종목을 없애기로 결정함에 따라 시범종목은 없어졌다.
한편 정식종목은 2000년부터 2008년 대회까지는 28개 종목이었으며 2012년 대회부터는 야구와 소프트볼이 정식종목에서 제외되어 26개 종목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정식종목의 채택여부는 1차로 15명의 올림픽 프로그램 위원회(Programing Committee)에서 올림픽 종목 후보평가서를 작성하여 2차로 IOC총회에 제출하면 투표로서 결정하게 된다.
IOC는 2013년 2월 올림픽 프로그램 위원회를 개최하여 정식종목 후보평가서를 2013년 9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IOC총회에 제출하면 현재 26개 정식종목 가운데 1개 종목을 빼고 25개의‘핵심종목’ (Core Sports)을 선정한다. 이 핵심종목은 앞으로 항구적인 영구종목으로 채택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태권도가 올림픽 ‘핵심종목’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IOC위원들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IOC위원의 구성은 올림픽 발전이나 스포츠 발전에 지대한 공헌이 있는 일반인(70명), 올림픽 금메달리스트(15명), 올림픽 경기종목 회장(15명), 그리고 각 국가 체육협회장(15명) 등 정원이 115명이며, 현재 IOC 위원은 108명이다.
즉 한 국가에 0∼4명의 IOC위원이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에는 2명의 IOC 위원이 있다. 올림픽 회원 국가 수는 204개국이지만 IOC 위원들의 분포는 76개국으로 한정되어 있다.
그런데 태권도를 ‘핵심종목’으로 채택시키기 위해 76개국 전체를 방문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설령 방문한다 하더라도 IOC위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정부와 세계태권도연맹과 산하 5개 대륙연맹,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가 일체가 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던 경험을 되살려야 한다.
IOC위원 대부분을 ‘친(親) 태권도’ 파로 만들어야 태권도의 영구종목화가 가능하다. 특히 태권도 올림픽 잔류여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IOC 프로그램 위원회 위원들은 15명이기 때문에 스포츠외교력을 동원해 이들을 전략적으로 친태권도화로 만들어야 한다. 이들이 심의하는 결정이 2013년 9월에 열리는 IOC 총회에서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가별로 IOC 위원의 분포도를 파악해 IOC 위원이 많이 소속되어 있는 국가부터 대한민국의 각 대사관이 이번을 기회로 삼아 태권도 대회를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이 때는 필히 소속국의 IOC 위원을 초청해야 한다.
여기에 따르는 제반 비용은 정부에서 부담하고 대회 운영에 필요한 인적 공급은 세계태권도연맹,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에서 맡으면 동시에 여러 국가에서 대회 개최가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태권도 세계화에 많은 기여를 하는 길이다.
그리고 이런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선수들을 대회 때마다 발굴하여 전북 무주에 조성하고 있는 태권도공원의 세계태권도아카데미에 정부가 초청해 일정기간 동안 수학시킨 후 소속 국가로 돌려보냈을 경우, 이들이 장래에 고위 공직자 또는 사업가가 되면 한국과 태권도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질 것은 너무 뻔 한 사실이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2010년 6월 온두라스 로보 대통령이 당선된 후, “청소년 시절에 한국의 태권도 사범님으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은 것이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며 태권도정신, 한국문화 등을 화제로 올린 뒤 사범님을 찾았으나 이미 돌아가신 후이라 돌아가신 사범님에 대한 배려로 사범님 부인을 주한온두라스 대사로 임명하려고 했지만 (온두라스 국내 출생자가 아니면 외교관 임명이 불가능하다는) 자국법 때문에 성사되지 못했고, 사범님 부인이 추천한 사위가 임명되어 현재 주한온두라스 대사로 근무하고 있다.만에 하나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으면 태권도 세계화와 태권도공원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국비와 민간자본 등 6천 억 원을 투자하여 2013년 완공예정인 태권도공원과 태권도의 미래는 어두울 것이다.
결론적으로 2013년 9월 IOC 총회에서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영구종목으로 가는 물꼬를 트기 위해선 태권도계의 역량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부가 올림픽 정식종목 유지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다행히 11월 23일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태권도 4개 단체장들이 모여 내부 결속을 꾀하고 모든 역량을 결집해 나가자고 결의했다니 다행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태권도가 2020년 올림픽의 종목으로 유지되려면 태권도 경기의 판정 공정성과 경기의 박진감 있는 진행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세계태권도연맹은 판정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전자호구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관련업체와 법적 분쟁에 휘말려 논란이 되고 있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도 “내년에 열리는 런던올림픽에서 태권도 경기가 잘 치러야 올림픽 핵심종목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 만큼 런던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사용되는 전자호구 판정 시스템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또 경기의 박진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선수 간에 공격기회를 노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관중으로서는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안도 연구하여야 할 것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유치활동을 1회성 행사에 끝내지 않았고 1차, 2차의 유치실패를 극복하며 최선을 다했다.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이자 문화상품으로 발돋움한 태권도가 올림픽 영구종목이 된다면 문화적, 경제적으로 국익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한민족의 자긍심도 높아질 것이다. 정부와 태권도계가 힘을 합쳐 태권도가 올림픽 영구종목으로 채택되도록 최선을 다하자.
* 외부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글 김성태 ㅣ KTA 부회장, 국기원 이사, 아시아태권도연맹 집행위원]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