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 최홍희 총재의 만남, '태권도 화합의 장'으로
세계태권도연맹(WTF) 김운용 총재와 국제태권도연맹(ITF) 최홍희 총재가 오는 11월 제주도에서 만날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는 오늘(10일) 국회의사당에서 각 시도협회 회장단 및 대한태권도협회 부회장단 등과 함께 점심식사를 곁들인 간담회를 갖고 자크 로게 IOC 신임 위원장, 북한의 조선태권도위원회 임원, 태권도 원로들을 비롯해 최홍희 총재를 오는 11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15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초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TF는 WTF와 함께 세계 태권도계를 양분하고 있는 태권도 최대 기구. WTF와 라이벌 관계라고 할 수 있는 ITF의 수장(首長)인 최홍희 총재를 조선태권도위원회 임원들과 함께 WTF 최대 경기인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초청한다는 김 총재의 발언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김 총재는 평소 "죽기 전 태권도 통합을 이루겠다"고 말해온 최홍희 총재가 지난 84년부터 제 3국에서라도 만날 것을 수 차례 제의했지만 회답조차 하지 않는 등 최홍희 총재와의 만남을 꺼려왔기 때문. 뿐만 아니라 김 총재는 지난 98년 최홍희 총재의 방한 계획을 무산시켰다는 의혹마저도 사고 있다.
김 총재는 또한 작년 12월 남북장관급 공동회담에서의 남북한 태권도 교류 합의 발표 이후 태권도 시범단 교환 제의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북한측과 달리 뜨뜻미지근한 자세로 일관해 왔다.
그런 김 총재가 조선태권도위원회 임원들과 함께 최홍희 총재 등을 초청하는 배경에는 남북한 태권도교류라는 목적 외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종주국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남북태권도 화합의 장을 마련한다는 것. 하지만 IOC 선거 실패 이후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는 것이 김운용 총재의 속내로 풀이된다.
김 총재는 최홍희 총재 등을 초청함으로써 태권도계에 자신이 해야할 일이 남아있음을 상기시켜 WTF, 대태협, 국기원 등 국내에 있는 태권도 3대 기구의 수장(首長)으로서 다시 한번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기회로 삼는다는 것이다. 동시에 자크 로게를 초청함으로써 자신의 역량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는 효과도 노린다는 계획이다.하지만 김운용 총재가 최홍희 총재 등을 초청하는 진짜 이유가 어떻든 이는 대단히 환영할만한 일이다. 정부 주도의 남북한 태권도 교류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인 지금 남북한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세계 태권도 양대 기구의 수장(首長)이 만난다는 것은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게다가 대한태권도협회 임원이 참석하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북한의 조선태권도위원회 임원들이 함께 한다면 이는 최소한 남북한 태권도 기구 임원들 간의 교류의 물꼬를 트게 되는 일이 될 것이다. 나아가 새로운 방법의 남북한 태권도 교류의 장이 열릴지도 모를 일이다.
부디 김운용 총재가 자신의 결심을 바꾸지 않고 끝까지 일을 추진해 오는 11월 제주도에서 세계 태권도 양대 기구 정상의 만남과 남북한 태권도 기구 임원들 간의 만남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더불어 태권도 발전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고도 고국으로부터 소외 받아온 일부 해외 거주 태권도 원로들까지 함께 아우르는 명실공히 태권도 화합의 장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댓글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