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F, ITF, 준리 태권도가 뭉쳤다"
3색(色)의 태권도가 한자리에 모였다. 어제(3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실에서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태권도 시범이 펼쳐졌다. 세계태권도와 태권도의 바람직한 방향 모색이라는 포럼에 앞서 열린 이번 태권도 시범의 스타일은 총 3가지.
세계태권도연맹(WTF), 국제태권도연맹(ITF) 그리고 준리 태권도 협회의 태권도 시범이 바로 그것이다. 남한태권도라고도 불리는 WTF는 흔히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태권도 형태. 올림픽 태권도 경기가 바로 이 WTF에 속한다. 빠르고 유연함이 특징이다.
반면 ITF는 북한태권도라고도 불리며 WTF와 함께 지구촌을 양분하고 있는 태권도 최대 기구 중 하나로 WTF에 비해 무도성과 힘을 강조한다. ITF는 경기규칙부터 용어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에 있어 WTF와 다르다.
준리 태권도는 미국 태권도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이준구 사범(미국명 준리, 10단, 71)의 이름을 딴 것으로 지난 62년 미국에 창설되었다. 이후 준리 태권도는 음악에 맞추어 태권도 시범을 시연하는 태권도 발레를 이미 30년 전에 창작·도입하고 태권도 기본동작을 수정·변형하는 등 세계 태권도 양대 기구인 WTF, ITF와 또 다른 독자적인 길을 걸어왔다.
이렇게 서로 다른 3색의 태권도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WTF 시범을 보여준 시범단은 중국 연길시 소속 소년궁. 소년궁은 10세에서 14세까지 6명의 조선족 소년들로 이루어진 시범단으로 WTF의 기본동작 및 격파 시범을 선보였다. 비록 국내 최정상급의 어린이 태권도 시범단의 시범처럼 세련되고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중국에서 온 조선족 소년들은 최선을 다해 시범을 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클론의 히트곡, 초련에 맞춰 보여준 태권체조는 중국의 개방을 실감케 했다.
ITF 시범을 보여준 시범단은 역시 중국 연길시 소속의 고려. 고려시범단 단원들은 북한에서 북한 태권도 사범에게 직접 태권도를 수련받은 ITF 태권도의 정통파로 ITF 태권도의 진수를 선보였다.
"습, 습"하면서 호흡을 고르며 시범보인 틀(품새)에는 힘이 넘쳤다. 또한 맞서기 전 단계 훈련이라고 소개된 시범은 ITF 태권도의 강력한 파워와 함께 절묘한 균형감각을 선보였다.
이 시범은 두 사람이 마주본 상태에서 한 사람이 다리를 천천히 상대방의 얼굴 높이까지 들어올린 후 한바퀴 돈 상태에서 하단, 중단, 상단 차기를 천천히 한 후 이어 연속으로 빠르고 강하게 하단, 중단, 상단을 차는 것이었다.
비록 몸끼리 부딪히는 시범은 아니었지만 이 시범은 ITF 태권도의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어 시범단 고려는 WTF 겨루기 경기에 해당하는 맞서기 시범과 격파에 해당하는 위력 시범을 선보였다.
준리태권도의 샤논(3단, 태권도수련 8년)과 팀왕(3단, 태권도 수련 8년)은 이준구 사범이 직접 창안한 태권도 발레인 정의의 힘과 동서양의 결연이라는 작품을 시범보였다. 이준구 사범은 이 자리에서 "30년 전 태권도를 좀 더 안전하고 재미있게 수련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던 중에 (태권도 발레를) 창안하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영광의 탈출이라는 음악에 맞춰 시연된 정의의 힘은 태초이래 시작된 선과 악의 대결 구도를 그린 작품으로 결국, 선이 악을 이긴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 작품에서 왼손은 악을 그리고 오른손은 선을 상징하는 것으로 오른손이 왼손을 감싸쥐며 끝난다. 선의 승리를 뜻하는 것이다.
베토벤의 운명에 맞춰 시연된 동서양의 결연은 동양의 무술과 서양의 음악이 한데 어우러지며 말 그대로 동양과 서양의 결연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우아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갖춘 태권도 발레는 요즘 국내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태권체조와 좋은 대조를 보였다.


댓글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