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장애인 편의시설 ‘전무’… 이대로 괜찮나?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비장애인의 도움 없이 국기원 내부에 진입조자 안 된다.
전 세계 태권도인을 비롯한 일반인이 자주 찾는 국기원에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은 어느 곳에도 찾아보기 어렵다. 장애인 태권도 수련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장애인을 위한 기초시설을 갖춰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국기원에서 장애인 태권도 수련생이 참가한 ‘제2회 전국추계한마음태권도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장애인에게 국기원 문턱은 높았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비장애인의 도움 없이는 국기원 내부에 들어갈 수 없다. 도움을 주는 사람도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비장애인을 위한 도보 안내선은 있지만, 시각 장애인을 위한 보행로는 없다.
대회에 참가한 한 관계자는 “장애인 태권도 수련층이 갈수록 늘어간다. 장애인태권도협회가 생기면서 눈에 띄게 증가했다”면서 “앞으로 국기원에서 장애인 행사가 늘어날 것이고, 평상시 방문할 수도 있는데 기초시설마저 없어 불편함이 크다”고 불편함을 말했다.
장애인태권도협회 관계자는 “어디를 가도 과거보다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눈에 띄게 늘었다. 국기원 입장에서는 건물을 진지 오래되고 그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장애인 태권도 수련인이 늘고 있으므로 최소한의 기초시설이라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애인 태권도 참가팀이 경연을 펼치고 있다.
국기원은 강남구청 관할의 근린공원(역삼공원)이다. 그렇더라도 국기원은 전 세계 태권도를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공공장소이다. 그렇다면 남녀노소, 장애인 모두가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갖추는게 기본이다.
1998년 시설 이용과 정보 접근 부문에 소외된 장애인 편의 증진을 목적으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보건복지부)’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모든 공공장소에는 장애인 편의를 위한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는 매년 기준이 강화되고 있다.
따라서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화장실, 전용 출입구, 경사로, 장애인용 승강기, 전용 좌석, 시각장애인 점자블록, 안내판 등이 요구된다. 현재 국기원 내부의 공간이 협소한 부분이 있지만, 반드시 필요하다는데 모두가 공감한 이상 여러 각도의 방안을 강구해 조속히 시설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휠체어를 통해 국기원 내부를 큰 어려움 없이 진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부 출입구를 장애인을 위한 시설로 보수공사가 필요하다. 계단을 없애고 경사로 설치도 필요하다. 경기장 관중석 일부는 장애인을 위한 전용좌석을 마련해야 한다.
국기원 측은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의 필요성은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관련 시설을 갖추기 위해 강남구청에 문의하겠다”라며 “하반기 국기원 리모델링 추진계획에도 반드시 장애인 편의시설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수습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리모델링 계획은 있지만 손을 언제 댈 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성지화 사업 일환으로 근린공원인 국기원을 문화공원으로 전환하는 단계부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윤석용 국회의원(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지난 9일 정기국회 본회의에서 공개발언을 통해 “모든 체육정책에 장애인체육도 함께 해야 한다”라며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공공체육시설의 편의시설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국(조선대 석사학위, 2011)은 장애인 편의시설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를 통해 “모든 사람은 후천적 장애인이다. 누구도 장애인이 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 장애인의 사회적 진출을 활성화하고 모든 사람이 후천적 장애인임을 감안한 사회적 배려와 편견을 갖지 않는다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이뤄질 것”이라고 필요성을 제기했다.
시대적 흐름을 인지하지 못한 국기원이 늦었지만, 그 중요성을 인식하길 바란다. 이와 함께 장애인 태권도 활성화와 장애인 평등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mookas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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