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를 사랑한 늙은이가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진흥재단 이대순 이사장, 태권도 발전을 위한 간곡한 호소
필자는 2011년 9월4일 ‘태권도, 세계의 중심에서 평화를 외치다!’ 라는 슬로건 아래 펼쳐진 태권도의 날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그동안 칼럼을 통하여 태권도가 문화적 변화를 가져야한다고 주장 했었는데, 그 중심인 태권도 기관들의 생각은 어떤지 알고 싶었다.
어느 행사장에나 가면 일상적으로 듣는 이야기가 있다. 기념사나 축사나 인사말이나 격려사 등이 좀 짧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행사장에서는 다른 곳에서와 다르게 개인적으로 온몸에 소름이 돋는 감동적인 연설을 들었다.
마지막 순서에 단상에 올라가 첫 말문을 “오늘 마지막 인사말이니 짧게 하고 내려가야겠지만 평생을 태권도를 사랑한 늙은이가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로 시작된 태권도진흥재단 이대순 이사장의 연설이었다.
사실 필자가 서두에도 이야기 했듯 이번 행사에서 태권도 기관의 생각을 듣고 정리하겠다는 의지가 있어 더욱 집중해서 들었는지 모르지만 그날 행사장에서의 느낌은 확실히 달랐다.

태권도진흥재단 이대순 이사장
필자는 태권도진흥재단에서 진행하는 일에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터라 종종 이대순 이사장을 근거리에서 뵐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인사를 하거나 사적인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다. 그저 마음으로 응원하는 입장일 뿐이다. 그런데 이날 연설에서는 뭔가 애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연설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1994년 프랑스에서 개최된 IOC총회에서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 되었을 당시 태권도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감격했던 이야기를 시작으로 태권도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 명실상부한 지구촌 스포츠로 자리 잡는 과정으로 연설을 이어나갔다.
특히 국적과 성별, 인종, 나이 등을 초월하여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써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음을 강조했다. 거기까지는 일상적인 연설로 들렸다. 이후 일반적인 인사말에서들을 수 없는 내용으로 태권도를 문화적 차원에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의 과정을 말씀하시는 부분에서 약간의 좌절감이 느껴졌다.
특히 매스컴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며 일본 유도의 위기 극복을 위한 일본 NHK의 성공적 활동을 예로 들었다. 또한 국내 기업의 태권도에 대한 후원이 부족하다는 아쉬움도 토로하셨다.
동시대를 사는 태권도인들의 사명으로서 태권도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세계화 시키고 보편화 시켜서 2013년 올림픽 핵심 종목으로의 입지를 굳히는 것이 훗날 후배들을 위한 일이라고 강조하셨다. 태권도를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나를 감동시킨 것은 마지막으로 남긴 말씀 한마디였다. “오랫동안 여러분과 함께 일하면서 태권도의 발전을 위해서 헌신해온 한 사람으로 느꼈던 몇 말씀을 남기고 훗날 다 같이 발전을 추구하는 한자리가 되기를 빌어 마지않습니다.”
마치 태권도를 너무도 사랑하는 한 노장의 뒷모습을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인간미가 넘치는 한 개인의 모습으로 진정 후배들을 위하는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그 뒤를 이어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무엇일까?
시대에 흐름에 순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중요한 일들이 있지만 그날 연설문을 들으며 필자가 느낀 태권도에서 중요한 일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이야기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13년 총회에서 2020년 올림픽 종목을 결정할 때, 태권도가 올림픽 핵심종목으로 유치 여부가 태권도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매우 중요한 일이다.
현재 국제 스포츠 일각에서 태권도의 올림픽 핵심종목 퇴출설과 유사 종목인 우슈, 가라테와 같은 경쟁 종목의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으로 지금이 모든 태권도인이 한마음으로 단합해야 하는 시기일 것이다.
또한 태권도를 우리의 전유물로만 생각하지 말고 이제는 과감하게 전 세계인과 함께 태권도의 모든 것을 의논할 수 있는 의식 개혁과 구조 조정이 필요한 것이다.
둘째는 국기원 강원식 원장이 “태권도가 한국을 대표하는 무예이자 세계인들이 공유하는 문화브랜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태권도인의 더 많은 헌신과 땀이 요구되고 지속적인 역할과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씀하신 부분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문제인지 철저히 찾아내 이를 과감히 개선함으로써, 태권도 발전에 새로운 전기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연설문을 들으며 태권도 기관들의 큰 틀의 생각에는 동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풀어야 할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고민하고 방향성을 잡아야 할 것이다.
요즘과 같은 태권도의 도약이 필요한 중요한 시기에, 위기의 상황을 기회의 상황으로 전환시키는 지혜와 나아가 태권도 기관 및 단체들의 단합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다.

[글. 이지성 관장 / 아이탑 태권도장, 체육학박사 / jisunglee@yahoo.co.kr]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