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의해 좌지우지, 게임 속의 '태권도'
태권도는 이미 세계속에서 대한민국의 이름을 알리는 중요한 수단의 하나가 되었다. 태권도란 동방의 작은 나라, 한국의 무술일뿐만 아니라 세계 속에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것이다. 요즘, 가장 각광받고 있는 새로운 문화 중 하나는 바로 게임이다. 그 게임 속에서 태권도의 모습은 어떠까? 게임이라고 하면 우선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컴퓨터 게임과 흔히 우리가 오락실에서 부르는 아케이드 게임.
태권도가 빛을 발하는 곳은 이 아케이드 게임에서다. 아케이드 게임도 무수히 많은 종류가 있지만 태권도가 세계적 무술이라는 특성상 대전 격투게임에서 태권도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대전 격투게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태권도를 사용하는 캐릭터로는킹 오브 파이터(The king of fighters)의 김갑환, 철권 2의 백두산, 철권 3의 화랑 등이 있다.
이들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은 SNK, Namco 등 모두 일본 회사에 의해 제작된것으로 일본 캐릭터 들에 비해 강하지 못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물론 플레이어 개인 역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본적인 능력치만으로 비교해 봤을 때 일본 캐릭터에 비해 열세에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일본 회사가 제작사라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우리나라가 이런 게임을 제작하였다면 당연히 우리나라 캐릭터가 가장 강할 것이라는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현대에 게임이라는 것은 엄청난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게임 속의 태권도. 과연 그 모습은 어떨까?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대전 격투게임을 즐기고 있고 또한 그 매니아도 적지 않다. 만약 게임 속의 태권도 캐릭터가 왜곡된 모습으로 비춰진다면 그들의 태권도에 대한 인식 또한 바르지 못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먼저 1990년대 초반부터 아랑전설이라는 SNK사의 2D대전 격투게임에 등장한 김갑환.
이 캐릭터는 아주 오래전부터 게임유저들에게 사랑받아 왔고 또 아직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게임계에서는 꽤나 긴 역사를 가진 캐릭터라고도 할 수 있다.
기술적인 면으로는 발기술이 대부분이라는 점이 태권도의 특징을 잘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특이할 만한 점은 그의 기합소리가 마치 이소룡 같다는 점이다.
그후 아랑전설의 캐릭터와 SNK의 다른 대전 액션게임 캐릭터들이 모두 등장하는 킹 오프 파이터(The king of fighters, 이하 KOF)에서도 김갑환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게 된다(KOF는 94년 부터 2000년까지 매년출시 되었다).
이것은 김갑환이 상당히 인기가 있었고 태권도의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표현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기술의 체계나 캐릭터의 능력치가 다른 캐릭터에 비해서 별로 우수하지 못하다는 점인데 이번 KOF2001(가칭)은 이오리스라는 한국 기업에서 제작된다고 하니 김갑환의 발전을 기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음으로 철권(Tekken)이라는 3D대전격투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백두산과 화랑에 대해 살펴보자. 백두산은 철권의 두 번째 시리즈인 철권 2부터 등장했고 후속작인 철권 3에서는 백두산이 삭제되고 그의 제자로 설정된 화랑이 등장한다.
이 두 캐릭터의 특징도 태권도라는 특성을 반영해서 발차기가 주기술이며 수기가 부실하다는 점이다. 철권이라는 게임은 세계 각지의 무술을 모션캡쳐를 통해 현실감 있게 재현해 냈고 캐릭터들의 개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상당히 우수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매력이 많은 사람들을 철권의 팬으로 만들었다. 우선 백두산에 대해 설명하자면 이 캐릭터는 상당히 한국적인 이미지가 풍기긴 하지만 기술 자체가 모션캡쳐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발차기 기술들이 별로 현실적이지 못했으며 캐릭터 자체의 능력치도 그다지 높지 않아서 한국 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후속작에 등장하는 화랑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화랑의 동작들은 모션캡쳐로 제작되었는데 주목할 점은 그 모델이 조총련계 재일교포 태권도 사범 황수일씨라는 사실이다.
화랑을 플레이해본 유져들이라면 알겠지만 그의 움직임은 실제 태권도와 거의 흡사하며 게임 속에서 능력치도 주인공 못지 않다. 철권 3은 일본 Namco사가 지난 97년 아케이드 게임으로 개발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대전 액션 게임이다.
화랑의 이런 모습이 세계 곳곳에서 태권도의 이름을 자랑스럽게 전파했을 것이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역할을 한 게임이 일본에서 제작된 것이라니 좀 씁씁한 뒷맛을 남긴다.
바야흐로 2000년대. 게임은 더 이상 어린 아이들의 놀이가 아니다. 전 세계적인 문화이며 남녀노소를 불문하는 것이다. 그런 게임에서 태권도의 모습은 일본의 메이져 게임제작사에 의해서 좌지우지되고 있다.
우리의 태권도이지만 많은 외국인들은 일본의 게임 속에서 태권도를 만나고 또 그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우리의 태권도가 세계 속의 태권도로서 더욱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는 이런 사소하게 보이는 것에도 늘 주위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제는 우리 나라의 게임회사에서 태권도를 주제로 세계적인 게임을 개발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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