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도 이야기] 태양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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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은 고대(古代)로부터 하늘로부터 온민족이라는‘천손(天孫) 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항상 하늘을 우러러 숭배하고 그 뜻을 받들려는 경천사상(敬天思想), 태양숭배 사상이 있었다.그리하여 우리민족은 천산(天山)에서 중앙아시아 우랄알타이 산맥을 넘어 바이칼호를 거쳐 동북아시아의 만주와 시베리아를 거쳐 한반도에 이르기까지 태양이 떠오르는 곳을 향해 밝고, 환하고, 따뜻한 광명(光明)을 찾아 남하하고 또 남하했다.
우리 민족에게 있어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 하늘’은 바로 생명의 근원처였다. 그리하여 해 뜨는 동쪽, 밝고 환하고 따뜻한 곳에 이상향을 건설하고자 동쪽으로 동쪽으로, 남하했던 것이다.
동쪽 하늘에서 환히 비치는 크고 밝은 태양의 ‘광명(光明)’을 받는 민족이라는 의미에서 이름도 ‘한국(桓國, 배달국)’이라 하였다. 여기에서 ‘한(桓)’은 크고, 밝고, 환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삼국지(三國志)》〈동이전(東夷傳)〉에도 보면 ‘예로부터 동이족은 태양을 숭배하여 해돋이 가까이 산다.’고 하였다. 또《동사보감(東史寶鑑)》에는 ‘조선(朝鮮)이란 이름은, 땅이 해 뜨는 동쪽 끝에 있으며, 햇볕이 선명한 까닭에 예로부터 ‘조선朝鮮)’이라 일컫는다.’고 하였다. ‘조(朝)’는 태양, 광명, 밝음, 새벽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우리 민족이 ‘동(東)’이라고 불리운 것은 ‘해 뜨는, 태양이 솟아오르는’ 의미에 중점이 있다. 또 《삼국지(三國志)》〈동이전(東夷傳)〉서문에는 이런 말도 있다. ‘동방(東方)을 이(夷)라고 한다. 이(夷)란 저(柢)이니, 어질고 물건 살리기를 좋아해서 만 가지 물건이 땅에 뿌리박고 난다. 때문에 천성이 유순하고 올바른 도리로서 인도하여 군자(君子)가 죽지 않는 나라다.’
‘이(夷)’가 만물의 근거이며, 모든 문물 법도의 뿌리이며, 동시에 순하고 올바른 도(道)로서 장생불사(長生不死)의 경지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것은 상고시대 우리 민족이 고신도(古神道)의 교화를 받은 모습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천부경》에서는 ‘본심본태양앙명(本心本太陽昻明)’이라 해서 ‘본심(本心)은 본래 태양처럼 크고 밝다.’고 하였다. 또 《태백일사(太白逸史)》에서도 ‘태양은 광명(光明)이 만나는 곳이고, 삼신(三神)이 거처하는 곳이며, 사람은 그 빛을 얻음으로써 스스로 무위(無爲)가 된다.’고 하였다. 무위(無爲)로서 자기가 사라지니, 태양(빛)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환인, 환웅, 단군을 비롯하여 우리 민족의 역대 제왕(帝王)들은 모두 ‘태양의 아들’로 자처하였다. 그러므로 천자(天子)의 권리와 의무로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제천(祭天) 의식을 행하였던 것이다.
실제 배달나라 한국(桓國)의 14대 자오지(慈烏支) 한웅(桓雄)인 치우천왕이 황제 헌원과 탁록의 전투를 벌인 내용도 사실은 태양의 아들인 치우천황과, 태양의 아들을 표방하고 나선 황제 헌원과의 싸움이었다고 한다.
자오지(慈烏支) 한웅(桓雄)은 이름에도 벌써 태양의 아들이라는 것이 상징되어 있다. 자오지의 ‘오(烏)’자가 바로 까마귀 오(烏)인데, 까마귀는 바로 태양을 상징하는 새이다. 그래서 소도(蘇塗)의 솟대에는 하늘과 사람을 연결시켜 주는 의미에서 항상 까마귀가 앉아있는 것이다.
상고시대 우리민족의 태양숭배 사상은 그대로 삼국시대에 계승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치우천왕의 형상을 고구려, 백제, 신라의 왕궁과 왕릉의 귀면와와 온갖 무기들에도 조각하고 장식하였다.

왼쪽부터신라기와,고구려 수막새,백제기와
그리고 태양숭배사상의 상징인 세 발 달린 까마귀‘삼족오(三足烏)’는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라 제13대 임금 미추왕(味鄒王) 이사금(泥師今)의 보검인 삼태극(三太極) 문양 안에도 삼족오가 날아오르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보물 635호 신라 13대 임금 미추왕 이사금 보검
그렇다면 백제는 어떠한가? 역사적으로 백제는 고구려에서 나누어졌으니, 사상(思想) 또한 고구려에 근원을 두고 있다.
필자는 책을 읽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이 부여를 탈출할 때 따라갔던 3인의 신하 중에 1인의 이름이 까마귀 오(烏)자가 들어있는 ‘오이(烏伊)’이다. 또 백제를 건국한 소서노와 비류, 온조가 고구려를 떠날 때 따라갔던 10명의 신하 중 1인의 이름도 까마귀 오(烏)자가 들어있는 ‘오간(烏干)’이다.
이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알 수 없으나, 필자는 이것이 중요한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모태국에서 태양의 ‘씨앗’ 하나를 나누어 가지고 가서 또 하나의 나라를 낳았다. 그러므로 결국 모태국과 신생국은 ‘광명사상’ ‘태양숭배사상’이라는 탯줄로 연결된 하나의 민족이다.
그러므로 비록 땅덩어리는 분리되어 있었지만, 그 의식이나 사상은 고구려, 백제, 신라가 모두 같았던 것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역사의 잦은 외침과 전쟁으로 인하여, 내려오는 문헌 자료들이 소실되었을 뿐이다. 신라에 ‘화랑도(花郞道)’가 있었고, 고구려에 ‘조의선인(皂衣仙人)’이 있었다면, 백제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국선도의 스승님들은 닦을 수(修), 선비 사(士), ‘수사(修士) 제도’가 있었다고 말씀하셨다. 또 어떤 책에는 ‘무사의 충절’을 의미하는 ‘무절(武節)’이 있었다고 한다. 또 어떤 이는 ‘싸울아비’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름이야 어떠하든 중요한 것은, 그 핵심 사상이 변치 않고 같다는 점이다.
《일본서기(日本書記)》〈흠명천황조(欽明天皇條)〉의 기록을 보면, 백제가 신라와의 전쟁을 치르기 위해 일본에 원군을 청하니, 흠명천황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백제는 예로부터 ‘고유의 도(道)’가 있었으나, 불교가 들어와 그 도(道)를 돌보지 않으니, 이제부터라도 그 도(道)를 부활하여 닦으면 스스로 강대국이 될 것이오.”
또 백제의 왕족인 성충(成忠)은 의자왕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신라는 본래 소국(小國)이었는데, 진흥왕(眞興王) 이래에 문득 강국(强國)이 되었습니다.”
성충(成忠)은 고구려의 연개소문, 신라의 김춘추·김유신과 함께 지모(智謀)를 겨뤘던 백제의 걸출한 인물이었다. 그러고 보면 신라는 진흥왕 때 풍류도를 부활시켜 화랑도를 제도화시켰던 것이니, 결국 성충의 말대로 ‘고유의 도(道)’를 닦아 강대국이 되었던 셈이다.
국선도의 옛 이름은 ‘밝도’ ‘밝돌법’ ‘밝 받는 법’이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밝’은 바로 태양, 빛, 광명(光明)을 의미한다.
태양이 밝을 대표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본래는 근원적인 ‘생명의 빛’을 말하는 것이다. 하늘 깊은 곳에서부터 오는 광명(光明), 원천적 생명의 빛을 말하는 것이며, 생동력으로 전달되어 오는 기(氣)의 파장을 말하는 것이다. 빛의 근원은 ‘생명력’이다.
선인(先人, 仙人)들께서는 밝이 태양을 내시어 어둠을 밝혀주고, 따뜻함과 온기를 주시어 만물을 생육·번성케 하며 결실을 맺게 해준다고 믿었다. 또 태양빛이 비춤으로써 식물이 자라고, 식물을 근거로 해서 모든 동물들이 번성하고, 만물로 하여금 생명을 이어가게 해주시니, 이 밝고 따뜻한 생명력을 온몸에 받아 고루고루 잘 돌게 하면 육신의 모든 질병이 물러가고 강건케 되리라 믿었다.
그러므로 태양에서 오는 어떤 힘, 만물을 생성 변화시키는 밝의 파장을 받고자, 떠오르는 해의 광파를 받으며 이리저리 동작을 취하며 몸을 움직이는 동작을 하였다. 그리하여 빛의 광선과 파장이 세포 하나하나에까지 비쳐 나가 생명력이 활성화되도록 하였다.
또 하늘과 통하는 곳은 높은 곳이니, 고산(高山)에 올라 하늘과 통해 있는 공기를 들이마시고 햇빛을 쪼이며, 이 기운을 몸 안에 받아들여 골고루 통하게 한다는 생각으로 심호흡을 하며 서서히 몸을 움직였던 것에서 국선도의 행공법이 시작되었다.
청산선사의 스승이신 청운도인께서는 항상 제자에게 이렇게 가르침을 주시었다.
“밝을 받아 돌(운행)에 참여하여야 정말 사람인 거야.”
청산선사께서도 언제나 해보다 일찍 일어나 떠오르는 해를 맞으며 행공(行功)을 하셨고, 제자들에게도 떠오르는 해를 맞으며 수련하게 하셨다.
“잘 살펴 보거라. 모든 곤충들도 해가 떠오를 때면 머리를 해를 향해 쳐들고 천기(天氣)를 받으며 이슬을 마시지 않느냐? 모든 동물들도 단잠을 깨고 기지개를 켜며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가며 천기(天氣)를 마신다.”
청산선사의 수제자이신 국선도 도운 도종사님 또한 제자들에게 이렇게 가르치신다. “‘밝’은 어둡고 그늘진 곳을 밝고 환하게 비춰줍니다. 맑은 정신과 깊은 호흡을 통해 밝을 받게 되면 원인 모를 두려움과 공포, 불안, 초조, 근심, 걱정이 다 사라지고 참 평안과 기쁨을 얻게 됩니다. ‘밝’은 치료하는 생명의 광선입니다. 부정적 사념으로 인해 발생된 모든 질병의 병인을 태워 없애, 건강을 회복시켜 생동감을 줍니다. ‘밝’은 사랑과 자비와 화합의 생육하는 광선입니다. 모든 일을 ‘밝’에 의지하고 신뢰하면 막히고 얽혀서 굳고 차갑게 되는 모든 사망의 요인이 사라지고, 따뜻한 ‘밝’과 같은 덕행을 베푸는 만족한 삶이 이루어집니다.”
이것은 요즘에 와서는 현대과학에서도 밝(태양)의 큰 혜택을 증명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주창조 또는 천지창조의 근원이 밝의 광선(光線)에 있다는 것이며, 그 빛의 실체가 광자(光子)라고 하는 물체임을 현대과학은 최근에 알았다. 광자(光子)의 작용으로 모든 물리적 화학적인 작용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인데, 광자(光子)야말로 우주창조의 주역을 한 창조주라는 것이다.
그 창조주를 숭배하고, 그 생성· 변화의 힘을 직접 몸에 받아 작용시키는 방법을 체험으로 체계를 세운 것이 바로 국선도 ‘밝돌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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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현축 원장 ㅣ 국선도 계룡수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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