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시도협회, 국기원 원정심사 추진… 왜?

국기원 심사권을 둘러싸고 태권도 시도협회 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서울과 경기, 충남을 제외한 전국 13개 시도태권도협회가 내년부터 국기원에서 원정 승품·단심사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협회 측은 ‘어불성설’이라고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국기원 승품단심사는 국내의 경우 대한태권도협회(KTA)가 위임을 받아 시도협회별로 재위임을 하고 있다. 따라서 심사는 보통 해당 지역에서 실시하는 게 관행이었다. 그런 점에서 전국 13개 시도협회가 서울에서 원정심사를 강행하면, 서울시협회와 갈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사항은 지난 20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태권도협회(KTA) 도장지원특별위원회(위원장 오승철, 이하 도장특별위)에서 결정됐다. 각 시도협회 전무이사가 당연직 위원으로 참석하는 회의로 주도권은 시도협회에 있다. 이날 회의에는 서울과 경기, 충남, 경북 등 4개 시도협회가 불참했다.
갑작스러운 결정이긴 하나, 지방 시도협회의 국기원 원정심사 계획은 지난 5월부터 외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발단은 타 시도 승품·단 심사 응시로 비롯됐다.
첫째는 서울시협회 산하 일부 구지부에서 지방의 무등록도장과 회원도장의 심사접수를 받은 것. 지방 해당협회 입장에서는 관할 도장이 타시도로 이동해 심사를 보는 것 자체만으로 감정이 좋지 않다. 게다가 심사수수료 수익이 줄어들어 재정적인 어려움도 겪고 있다.
둘째는 지도자 실명제다. 앞서 첫 번째 이유로 지방 시도협회가 관할 도장들이 타시도로 이동해 심사 보는 것을 막기 위해 단증 내 관장명을 표기하기로 했다. 그런데 서울시협회는 계속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이 과정에서 시도협회 간의 갈등이 악화됐다.
결국, 서울시의 고집을 꺾기 위해 다수의 시도협회가 국기원 원정심사라는 ‘히든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여러 차례 서울시와 다른 시도협회 간의 입장이 조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간단히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3개 시도협회의 구상은 이렇다. 서울시를 제외한 15개 시도협회가 내년부터 국기원 경기장을 대관해 순서대로 심사를 주관한다는 것. 이를 위해 국기원 내부에 시도협회 심사업무 처리를 위한 ‘서울사무소’를 공동으로 설립, 상시적으로 심사를 개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게다가 미등록도장도 심사를 원하면 모두 받아줄 의향이 있음을 전했다.
이번 사안을 현실적으로 바라보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 원정심사를 위해서는 우선 전국 16개 시도협회와 국내 심사를 위임받은 KTA가 함께 합의를 이뤄야 한다. 또한 국기원 내에 시도협회의 원정사무실을 두는 것도 쉽지는 않다. 현재 국기원은 자체 사무공간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기원의 한 관계자는 “아직 시도협회 측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은 게 없다. 설사 요청이 온다고 하더라도 쉽게 결정내릴 사안이 아니다. 국내 심사권은 KTA에 위임했다”며 “지도자실명제도 그렇고 이번 원정심사도 KTA가 중재해서 원만하게 일을 처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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