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의 허튼소리] 이게 뭡니까?
[공권유술 강준 사범의 허튼소리 - 1] 무술도장의 현주소
처음 태권도장에서 차량운행을 했습니다. 아주 오래전 일이지요. 그것은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쉽게 말해 태권도장으로 아이들을 보내는 부모님의 자녀들이 걸어 다니지 않아도 된 것입니다.
이게 부모입장에서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잘은 모르지만, 처음 차량운행을 시작한 태권도장은 관원생이 많이 모집이 되었을 겁니다. 자연스럽게 주변 다른 태권도장에서도 하나둘씩 차량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차량운행을 하지 않으면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후 차량운행은 전국으로 급속도록 퍼졌고, 합기도장도 이에 동참하기 시작했습니다. 해동검도, 기타, 다른 무술도장도 그것을 함께 합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대한민국 무술도장에서 차량운행 안하는 도장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차량운행으로 자기 도장에만 수련생들이 몰려들면 괜찮은데, 이제는 모두 차량운행을 하기 때문에 도장경영이 오히려 악화되고 있습니다. 봉고차 월 할부금, 보험료, 주차요금, 기름값과 인건비를 생각한다면 차량유지비는 상당합니다.
몇 번의 차량사고로 수련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어 이제는 동승자가 탑승하여야 하는 법률이 지정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차량운행을 하려면 운전사와 안전 관리자 2명이 탑승해야 합니다. 단 한명의 어린이라도 집에 데려다 주기 위해선 말입니다.
관원 50명 있는 합기도장에서 차량운행 30명 하려고 안전운행관리자를 고용합니까? 그럼 차량운행 중에는 도장에 누가 있습니까? 이게 뭡니까?
이뿐만 아닙니다. 태권도장에서 음악줄넘기를 시작했습니다. 합기도, 검도, 기타 도장에서 따라합니다. 그걸 안하면 난리가 나는 줄 압니다. 지금은 도장이 아니라 말 그대로 유아체육관이 되었습니다.
저는 두 명의 아들이 있는데 제가 운영하는 도장과 집은 버스로 1시간거리여서, 동네의 무술도장을 보내기 위하여 몇 군데를 돌아다녀보았습니다. 목요일, 도장의 안에서 열댓 명이 ‘짬뽕공’으로 축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공이 창문 밖으로 떨어질까 봐 문을 모두 닿고 하는데 먼지가 ‘풀풀’ 날립니다. 축구는 운동장에서 축구공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 도장에 아이를 보내기 싫어서 옆에 도장으로 갔습니다. 음악 틀어놓고 줄넘기를 하더군요.
줄넘기는 그냥 집 앞 마당이나 동네 놀이터에서 하면 큰일 나는 겁니까? 도대체 무술수련을 하기는 하는 걸까요? 이게 뭡니까?
몇 년 전 부터인가 몇 몇 도장에서 공개심사 때 어린 수련생들이 부모님 발 닦아 주는 행사를 했었습니다. 세숫대야에 물을 떠와서 여러 명이 동시에 닦아 줍니다. 발은 집에 가서 닦아야지요. 도장이 발 닦는 댑니까?
처음에는 학부형님들이 기분이 좋았답니다. 그래서 학부형들에게 호응이 좋았지요. 하지만 이제는 모든 도장이 공개심사 때만 되면 수련생을 시켜서 부모님 발 닦아 줍니다. 그러니까. 공개심사에 참석한 학부형 하는 말씀이, 옆에 도장에서는 뜨끈한 물로 닦아주는데 이곳은 왜? 찬물이냐고 항의합니다. 관장이 성의가 없다는 겁니다.
이제 그것도 약발이 안 받습니다. 그런데 관장은 수련생 부모님의 발은 왜? 닦아 줄까요? 이게 뭡니까?
수련생 부모님이 도장에 방문하면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인사합니다. 그것도 학부형이 한마디 끝날 때마다 자동적으로 고개를 숙입니다. 자기의 부모님에게도 그렇게 인사는 안 할 것 같습니다.
한 달에 10만원짜리 회비 내는 학부형은 왕이고 관장은 ‘시다바리’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언짢습니다. 얼마 전, 아는 도장의 관장이 큰 봉변을 당했습니다. 도장 안에서 아파트 부녀회장의 아들이 수련 중 팔이 부러진 겁니다.
학부형이 도장으로 찾아와 관장보고 무릎을 꿇으랍니다. 무릎을 꿇자, 귀싸대기를 날리고 도장의 아이들은 그걸 보며 키득거립니다. 왜? 그 관장은 한마디 말도 못하고 잘못했다고 빌까요? 이게 뭡니까?
이제 도장의 과열경쟁은 더욱 심해질 겁니다. 이제 어떡하실 겁니까? 이제 어떤 놀이기구를 도장에 들여놓으시겠습니까? 학교 앞에서 어떤 장난감 마케팅으로 어린이들을 유혹할건가요?
관장들이 사무직이나 운전수가 아닌 아이들의 무술을 지도하는 무술 인으로서 존경받는 시대는 언제가 될까요? 이것이 먹고 살기 위해서 라는 것을 잘 압니다. 또 주위에 도장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것이라는 것도 잘 압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소신을 가지고 정통무술을 지도하는 도장의 관장들을 바보 같은 놈들이라고 욕하지는 말아주십시오. 도장의 관원이 적다고 잘못된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관원이 적은 이유는 줄넘기, 축구, 온라인게임이나 달란트 파티를 안 하는 이유라고 생각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수원시 팔달구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강OO관장님이 저의 도장에 방문한 적이 있어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관원이 30명인데 회비를 30만원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수련생의 실력은 말할 필요도 없이 대단합니다.
특공무술의 모 회장님은 자신의 아들을 성남에서 수원까지 버스로 다니며 강 관장 도장으로 태권도 수련을 보냈다고 합니다. 성남에 태권도장이 없어서 수원으로 태권도유학을 보내는 것이 아닐 겁니다.
도장의 관원이 적다고 무술의 지도력이나 실력이 뒤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직도 우리나라의 사범들이 세계로 나가서 한국의 이름을 만방에 펼치는 것은 소신을 가지고 자신의 무도에 열심히 정진하는 분들이 많아서 일겁니다.
이제 몇 년 후 한국의 정통무도를 지도하는 도장이 대접받는 시대가 분명히 올 것입니다. 이제 오히려 정통무도를 지도하는 도장이 귀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저의 아들을 무술도장에 입문 시키려 했지만 할 수 없었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지금이라도 정통무술을 지도하는 도장이 저의 집 근처에 있다면, 아무리 비싼 수업료라 할지라도 기꺼이 지불할 용의가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이제 저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자신의 무도인생을 위하여 정진하는 무술도장의 사범님들과 관장님들에게 건승과 용기를 기원합니다.

* 위 내용은 외부 기고문으로 본지 편집방향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글 = 강준 회장 ㅣ 사단법인 대한공권유술협회 ㅣ master@gongkwon.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