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도 이야기] 국선도의 내공(內攻)과 외공(外功)

국선도법에는 크게 내공과 외공으로 이루어져 있다. 국선도의 내·외공 수련법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허약자들도 무난히 수련해 나갈 수 있도록 그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으며, 세계 유일하다 하리만치 방대한 연공법(煉功法)이 있다.
국선도 내공은 총 9단계 439동작의 내단(內丹) 행공법(行功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외공 수련인 기화법(氣化法)은 총 30법(法) 88형(形) 283세(勢) 4714동작의 운기형신법(運氣形身法)으로 이루어져 있다.
국선도 내공은 동방단리(東方丹理)의 정통적(正統的) 수련법의 정수(正髓)인 정·기·신(精·氣·神) 3단(丹) 단전(丹田) 이단호흡(二段呼吸)의 내단법(內丹法)으로서 대기(大氣)와 합일(合一)하는 경지까지 승화시키는 묘법(妙法)이며, 생명지도(生命之道) 양생법(養生法)이다.
반면, 외공은 호흡에 따르는 기운을 운용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발바닥과 무릎을 매개체로 한 다리를 통해 지기(地氣)를 끌어들여 단전에서 천기(天氣)와 상합케 한 후 임·독맥을 연결하여 폭기시키고, 6음경을 양기의 통로로 사용하는 것이다. 때문에 근력과 기력이 강건해지며 기경팔맥의 흐름이 원활해진다.
모든 동작은 호흡에 맞추어 크고 우아하게, 기운의 흐름에 따라 빠르고 느리게 그리고 부드럽고 강하게 그 리듬을 타다보면 공력(功力)이 효율적으로 증진되어진다.
국선도 외공은 내공이 이루어진 정도에 따라 공력이 증진되어 나가게 되어 있으므로, 외공만의 수련이란 큰 의미가 없다. 만약 내공 없이 외공에만 치중한다면 이는 한낫 무용에 불과할 뿐이요, 다른 체육훈련들과 별다른 점이 없을 것이다.
국선도 선단(仙丹)의 힘은 체력(體力)보다 기력(氣力)에 있는 것이며, 기력(氣力)은 바로 내공(內攻)에 의해서 나오기 때문이다. 국선도 내공 9단계는 다음과 같다.

이렇듯 국선도 내공법이 주로 호흡의 음양(陰陽) 조절법으로서 천지(天地)의 원기(元氣)가 내 한 몸 안에 통하는 원동력의 축적이라고 본다면, 외공법은 그 원기의 활동상(活動相)이라고 볼 수 있다.
외공법(外功法)은 총칭 기화법(氣化法)이라고도 하며, 그 일부를 밝히면 이렇다.
1. 선공법(仙功法, 365동작)
용마화(龍馬花), 용춘화(龍春花), 춘비화(春飛花), 각 36동작
호진법(虎進法), 비룡법(飛龍法), 각 48동작
약상상법(躍上相法) 80동작
약비상천법(躍飛上天法) 81동작
2. 기화용법(氣化勇法, 72동작)
기화생법(氣化生法) 72동작
3. 칠정법(七情法, 730동작)
춘마법(春馬法) 72동작
화춘법(花春法) 72동작
비상법(飛上法) 72동작
지기법(地氣法) 96동작
천기법(天氣法) 96동작
토기법(土氣法) 160동작
비기법(飛氣法) 162동작
4. 삼통법(三通法, 270동작)
천법(天法) 90동작
지법(地法) 90동작
인법(人法) 90동작
5. 무공법(無空法, 810동작)
공력법(功力法) 90동작
탈심법(脫心法) 90동작
공원(空原) 보정법(保精法), 공합법(功合法), 무아법(無我法), 신일법(神一法), 통신법(通神法), 선기법(仙氣法) 이상 각 90동작
6. 학우도(鶴羽刀, 900동작)
정도법(正刀法), 침도법(針刀法), 창봉법(槍棒法), 쌍도법(雙刀法), 투비법(投匕法), 투창법(投槍法), 투단법(投丹法), 비도법(匕道法), 학우선법(鶴羽扇法), 무비법(無匕法), 이상 각 90동작
7. 기법(氣法, 비전秘傳)
설단법(舌斷法), 필단법(筆斷法), 심단법(心斷法), 기차단법(氣遮斷法), 행법(行法), 화법(火法), 수법(水法)
(자세한 내용은 세계 국선도 연맹에서 간행한 《국선무도 청산 기화권》 참조.)
국선도에서는 내공 단계가 차츰 높아짐에 따라 외공법을 점차 수련하도록 되어 있다. 선공법(仙功法) 외공을 수련하려면 적어도 진기단법 이상의 내공 능력이 있어야 하며, 무공법(無空法) 외공은 적어도 삼합단법 이상의 내공 능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므로 결국 내공 능력이 있어야, 외공 수련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청산선사님의 수제자이신 국선도 도종사 도운 허경무 선사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이르신다.
“청산 기화권을 수련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국선 정신을 늘 가슴에 새기며 정신수양에 주안점을 두어야 합니다. 인자하고 중후한 품성을 가꿔 가며, 언제 어디서나 당당한 기백으로 정의를 구현해 나가야 합니다. 국선무도 청산 기화권은 일반적인 무술이나 무예가 아니라, 무(武)를 통해 깨달음을 추구하는 수련법인 ‘무도(武道)’인 것입니다.”

좌사법
이처럼 국선도 외공은 예로부터 평화시에는 양생법으로서 자신의 수양을 위해 수련하여 왔다. 그러나 위난시에는 주저없이 나라를 위해 나섰던 호국무술이며, 위급시에는 자신을 방어하고 곧바로 상대를 제압하는 호신술이었던 것이다.
청산선사께서 하산하신 1960년대 말에는 사회 보급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눈에 보이는 외공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도법(道法)의 본질인 내공의 중요성보다 외공의 신기성에 이끌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하여 국선도에서는 외공의 보급을 한동안 중단하고, 내공 보급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 시대적인 필요에 의해 몇 년 전부터 다시 외공 보급을 재개하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공(內攻)과 외공(外功)은 둘이 아니요, 하나란 점이다. 정중동(靜中動)이요, 동중정(動中靜)이다. 진리를 구현하고 선의(善義)에 순응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을 가꾸는 수련법의 음과 양의 관계일 뿐이다.
필자는 이에 대한 재미있는 체험을 한 적이 있다. 1999년 100일 동안(비자가 100일이었다.) 중남미 코스타리카에 수련 지도를 나갔을 때의 일이다.
코스타리카는 1500km 분지에 자리잡고 있으며, 공장이 없고 각종 수목으로 우거져 공기가 대단히 좋은 나라이다. 공장이 없으니 원두커피는 수출하고, 인스턴트 커피는 수입을 한다. 그러므로 원두커피는 아주 싸고, 인스턴트 커피는 아주 비싸다. 우리나라와 반대다.
필자를 초대한 교포의 집은 이상적으로 잘 지어진 집이었다. 집안 내에는 수련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의 명상실이 있었으며, 잔디가 잘 깔린 아주 넓은 정원에는 망고나무와 오렌지 나무가 서 있었다.
필자는 이곳에서 아침저녁으로 그 집 식구들에게 국선도를 가르쳤는데, 아침에 모두들 출근하고 나면 혼자 집에 남는다. 그러면 우선 망고 1개와 오렌지 2개를 모시고, 정원 나무 아래에 돗자리를 깔고 개인수련에 들어간다. 수련을 하다가 살갗을 스치는 실바람에 스르르 잠이 들어 한숨 실컷 자고 일어나면, 정원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한가롭게 왔다...갔다... 산책을 하며 고요를 즐긴다. 바로 이때 일어난 일이었다.
한가롭게 고요히 혼자 걷기 명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저절로’ 무도(武道) 동작이 나오는 것이었다. 보법(步法)을 하면서 손으로는 막기와 지르기를 저절로 하는 것이었다.
이에 필자는 비로소 조사(祖師)들께서 무도(武道)를 창출하시는 이치를 이해할 수 있었다.
또 한번은 지리산 선원에서 지내며 국선도를 수련하고 있을 때였다. 필자는 틈 날 때마다 즐겨 뒷산을 산책하였는데, 한번은 필자보다 키가 2배나 큰 남자가 갑자기 달려들며 막대기를 내리쳤다.
순간 저절로 상단 막기로 막대기를 막아잡으며, 동시에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필자 스스로 생각해도 어찌 그리 완벽하고 깔끔한 ‘기술’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그저 감탄스러울 뿐이었다. 무서움이나 두려움도 전혀 없었다. 그저 달려들으니 그런 동작이 저절로 나온 것이었다.
이것은 아마도 그동안 필자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는 내공(內攻) 수련을 착실히 닦아온 덕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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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현축 원장 ㅣ 국선도 계룡수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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