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강해지고 싶으십니까?"
아직도 강해지고 싶으십니까?
나는 요즘 여러 무술들이 표방하는 강함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한번씩 내 자신에게 던져 보고있다. 벽돌을 깨고 일격에 상대를 넉다운 시키는 것이 무술의 본질인가?라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해본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나보다 강한 사람이 있을 것이고 설사「내가 최고가 된다고 해도 나이가 들고 근력이 약해지고 순발력이 떨이지면 새로운 도전자에게 최고의 자리를 내주어야 한다」라는 냉험한 정글의 법칙이 나에게도 적용된다고 생각할 때마다 내가 추구해야 하는 강함이란 무엇인가?라고 자주 반문해 본다.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군계라는 일본만화가 생각이 난다. 내 기억으로는 만화의 주인공인 나루시마 료에게는 묘한 강자 콤플렉스라는 것이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나약함을 감추기 위해서 혹은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해서 온갖 비열한 방법을 사용하는 주인공에게서 나는 일종의 동질감을 느꼈다.
내 자신이 무술을 다시 시작한 계기도 나루시마 료와 비슷하다. 소년원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생존을 위해 가라데를 배운 나루시마 와 열등감 혹은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무술을 배운 나는 어느 면에서는 동지 일수도 있다.
그러나 수련을 하면 할수록,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나의 적은 나보다 더 강해지는 것만 같았고 나는 싸우면 싸울수록 더 약해져 가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모든 면에서 나는 휘어지기보다는 부러지는 것을 선택했었던 것 같았다.
옛날에 원수 갚기를 위해 또는 강해지기 위해 무술의 달인에게 찾아간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스승에게 강해 질 수만 있다면 어떤 어려운 수련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스승은 그를 제자로 받아들이겠지만 대신 검을 한자루 주면서 그것으로 내가 그만 이라고 말할 때까지 계속해서 혼자 수련하라고 말했다.
아직도 나에게 무술을 배우고 싶은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제자는 수련을 했다. 몇 년이 흘렀다. 제자는 스승에게 "언제까지 혼자 수련을 해야 합니까? 혼자서는 결코 강해질 수 없습니다. 저에게 스승님의 기술들을 가르쳐 주십시오." 그러나 스승은 그저 계속해서 혼자 수련을 하라고 했다.
제자는 혹시 자신의 배움의 열망을 시험하는 것이 아닐까? 또는 자신이 홀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기를 원하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하루종일 수련을 하고 새로운 기술을 연마했지만 스승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하지만 제자에게도 약간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왠지 시간이 갈수록 강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예전처럼 많이 생기지 않게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힘으로 상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게 되었고 그저 수련이 좋기만 할 뿐이었다.
수련을 하면 할수록 일종의 명상에 빠져 들기도 하고 자신의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어느 날 스승이 제자에게 "요즘도 나에게 무술을 배우도 싶으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때 제자는 깨달았다. 자신이 더 이상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과 힘으로 상대를 굴복시키고 싶다는 마음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말이다.
물론 위와 같은 내용의 이야기는 많이 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나에게도 이런 이야기가 적용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어쩌면 강해지는 것 보다 강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이 더 좋은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강함이란 무엇인가?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 보시는 것이 어떨지? 아니면 작대기라도 한번 들어보시는 것은 어떨지.. 그리고 군계(싸움닭)인 나루시마 료의 마지막은 아직 나는 잘 모른다.
하지만 강함을 추구하다 갈수록 인간보다는 싸움닭이 되어가는 나루시마와는 나는 다른 존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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