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익기의 허심탄회Ⅱ] “경주의 아픔과 교훈 I”
많은 사람들의 탄식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잔치는 이렇게 끝이 났다. 이제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 대한 큰 걱정과 함께 풀어야 할 난제들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긍정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
물론 많은 사람이 누군가의 잘못을 가려서 책임져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잘잘못을 가릴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다.
우리가 냉정하게 돌이켜 보면 종주국으로 이번과 같은 비참한 상황은 예견된 것이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이전의 대회(2009년 세계대회, 2010년 아시안게임)에서 얻은 결과로 많은 관계자가 우려의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표면상으론 현명한 대처를 하지 못해서 이런 비참한 결과를 얻었다고 많은 질타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집행부가 안타깝기조차 하다.
필자의 오래된 생각은 이번 경주대회를 지켜보면서 이러한 문제는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우리 모두와 종주국이 가지고 있었던 전체적인 경기장의 독특한 어떤 경향이 만들어낸 비참한 결과라고 하고 싶다.
다시 말해서 모두가 알고 있었던 몇 가지 독특한 문화가 경기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는데 많은 관계자들이 지적은 했지만 고치려 하지 못했던 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앞·뒷발을 이용한 몸통 돌려차기에 의한 득점의존
둘째, 앞·뒤로만 움직이는 단순한 경기형태
셋째, 손·팔을 이용한 몸통·얼굴 방어의 부재
넷째, 전·후·좌·우 스텝(발놀림)의 부재
다섯째, 공·반격을 위한 속임 동작의 부재
여섯째, 얼굴에 대한 다양한 공·반격 발차기의 부재
일곱째, 세계태권도연맹(WTF)과 동떨어진 우리만의 경기 룰 적용
마지막으로 제한된 다른 체계의 전자호구 사용으로 인한 경험부족을 들 수 있다. 이런 모든 것이 서서히 작용하여 국내와는 다르게 국제경기에서 통하지 않는 경기력으로 비참한 결과를 얻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 외국 선수들은 전통적으로 태권도가 가지고 있는 유연성과 순발력을 바탕으로 모든 발차기를 소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습으로 자기 기술로 습득은 물론 경기에서 자유로운 사용은 경기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가져오는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이제 우리는 모두 눈으로 암담한 종주국의 현실을 확인했고, 그에 대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아직도 전자호구와 국제심판들의 미숙함을 이유로 이러한 결과를 치부한다면 큰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가 지켜본 결과 완벽한 장비와 심판은 아니었지만, 그것이 이유가 될 수도 없고 또 돼서는 미래의 비전은 없다. 정말 분명한 것은 문제는 우리 내부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II부 계속)
[글. 전익기 교수 l 경희대학교 태권도학과 ㅣ ikjeon@khu.ac.kr]* 외부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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