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USA 다이어리] TNT 20주년 생생 현장 다시보기

[USA 다이어리] TNT 20주년 생생 현장 다시보기


‘1천750명’. 2011년 4월 2일 토요일 노바 대학교 실내 체육관에 열린 ‘Master Sang's Martial Arts TNT 20th Anniversary Competition’에 몰려든 관중 수입니다. 상당하죠?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죠. 알려지지 않은 숨은 노력들이 한 데 모여 이뤄진 결과물입니다.

톱니바퀴처럼 착착 손발이 맞아 떨어진 것이죠.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너무 쉽게 잊히는 것 같아 좀 더 자세히 전하려 합니다. 글로 풀어내는 녹화 방송 쯤으로 생각하면 되겠네요. 시간대 별로 구성해 봤습니다. 내용 전개의 원활함을 위해 현재시제를 사용했습니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TNT 20주년 태권도대회 현장


07시 00분 강상구 관장의 집. 첫 날 여정을 푼 태권도 시범단원들과 간단한 아침을 먹은 뒤, 집을 나섭니다.

07시 30분 노바 대학교. 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도장 관계자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대회 본 행사 시작 시간은 오전 10시 30분. 지금부터 딱 3시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았죠. 텅 빈 실내 체육관에는 코트 하나 정도 나올 법한 태권도 매트가 있네요. 그 맞은편에는 VIP 석이 마련되었고요. 이외에도 사전에 준비한 각종 공연들이 시연될 예정인 정 중앙의 태권도 코트 주변은 특별석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네요. 이와 관련한 세부적인 설명은 독자 여러준께도 도움이 될테니 다음 편을 기약하도록 하죠.

08시 00분. 전날부터 강상구 관장의 부인과 여러 친구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대형 풍선 장식대가 준비에 한창입니다. 대회 양 측면의 벽에는 LED 광고판이 설치되었구요. 여러 미국 내 스폰서들과 TNT 도장의 상징, 그리고 대회 중간에 특별하게 마련된 이벤트를 선전하는 문구들이 삽입되어있습니다. 조금씩 구색이 갖추어 지기 시작하는군요.

08시 30분. 대회 전 부터 한 달여간 공을 들여 만든 TNT 20년사 기록 영상물이 상영될 대형 스크린에 전원이 켜졌습니다. 굉장한 크기네요. 이거, 경기장 전체 조명을 끈 뒤, 영상을 재생하려는 계획인데요, 효과 만점이겠죠.

09시 00분. 잔잔한 음악과 사전에 준비해 놓은 영상물을 상영하면서 대회 분위기를 잡아 나갔습니다. 전 직원들이 행사장에 도착했습니다. 좀 일찍 좀 오지(웃음). 한국에서 특별 주문한 도포 형식의 한복을 강 관장이 한 명씩 호명하면서 나누어 줍니다. 흡사 조선 시대 장군들 같다고나 할까요. 도복 깃에 빨간 줄무늬는 'CHIEF INSTRUCTOR(최고 사범)'를 뜻하고, 하얀 줄무늬는 ‘INSTRUCTOR(사범)’을 구분하려는 기준인가 봅니다. 기대는 안했지만, 강 관장이 저에게 최고 사범 유니폼을 주었네요. 와우 기분 좋은데요. 이래서 옷이 중요한가 봅니다.

09시 30분. 도복 입은 수련생들과 학부모들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기저기서 “Master DJ! DJ!”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리네요. 빨리 가서 아는 척 하면서 아이들 한번 씩 안아 줍니다. 어깨가 으쓱해지는 것을 보니, 저도 덩치만 컸지, 얘 인가 봅니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미진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면서, 장내 정리에 들어갔습니다.


09시 40분. 멀리 지원군의 모습이 보입니다. 제가 다니는 플로리다 연합 감리교회 청년부 형제, 자매들이 “형님, 오빠, 사부!(일부 학생들은 제가 직접 운동을 가르치기 때문입니다)”를 외치며 와락 안기네요.

인솔자는 동규 형(김동규 집사)이었죠. 이들의 역할은 큽니다. 우선 세 명의 친구들이 카메라 영상과 사진 촬영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담당합니다. 이들의 손에 저희 20주년 대회의 자료 기록이 달려 있는 것이죠. 또 다른 두 명은 음식 운반을 책임집니다. VIP 좌석의 50여명을 대상으로 버펫(buffet) 한국 음식을 차로 실어 나르는 것이죠. 당시를 회상하며 허리가 끊어질 듯한 고통이었다고 하니, 정말 수고들 했죠. 여성분들은 행사 안내와 기념 셔츠 판매 봉사를 맡았습니다.

지난 20년을 기념하며 강상구 관장과 초청인사들이 촛불을 끄고 있다

10시 20분. 거의 대부분의 수련생들과 학부모들이 자리에 앉습니다. 그런데 이거 무슨 일이랍니까. 곳곳에 빈 좌석이 왜 이렇게 많죠? 난감하네요. 예상 관중의 절반도 안 되는 관중 수 입니다. “아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때 제 어깨를 툭 치면서 보조 사범이 말합니다. “Master DJ, 수백 명의 사람들이 주차장에서 발목이 잡혀 있다고 합니다. 5분 내로 들어 올 겁니다.” 절로 안도의 한 숨이 나옵니다.

10시 30분. 관중 석 거의 대부분이 관중들로 가득합니다. 경기장 위에는 시범을 보이려는 수련생들이 줄과 열을 맞추어 서 있네요. 매니저 윌리엄이 마이크를 잡고 대회 시작을 알립니다. 가슴이 떨리기 시작하네요. 최고 사범 도복을 입은 저와 패트릭, 스티븐 존이 강 관장과 폴 노벡 전 시장, 목사님들을 마주하고 서 있습니다. 미국 국가 제창이 시작되었습니다.

11시. 강 관장을 이 자리에 있게 해준 조력자들에 대한 감사의 시간입니다. 10여명 인사들의 이름이 호명되면서 케익 커팅이 시작되었죠. 이후 강 관장이 마이크를 잡았네요. 말을 잇지 못합니다. 잠시 마음을 진정 시킨 뒤, 이 뜻 깊은 자리를 함께 하지 못한 아버지를 그리면서 말합니다. “지난 20년간 저를 이곳에 있게 해준 소중한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버지께서 지금 저의 모습을 보셨어야 했는데요. 돌아가신 저희 아버지께 모든 영광 돌립니다.”


11시 15분. 장내가 어두워지면서 지난 20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영상물이 상영됩니다. 이 영상물 제작은 민용 씨(양민용)가 맡아 주었습니다. 한 달이 넘는 시간 공을 들여 만든 작품입니다. 관중들의 박수가 이어집니다. 다들 흡족해 하네요.

민용 씨의 다크 써클이 보상을 받는 순간이네요. 이번 행사의 가장 큰 후원자인 패트리어트 보험사의 CEO 스티브 마리아노와 프리즌브레이크, 엑스맨 3, 러시아워 2,3의 감독인 브렛 레트너의 축하 영상이 상영되었습니다. 대회의 질이 격상되는 순간이죠.

강상구 관장이 4단을 획득한 패트릭 베일리(오른쪽)를 축하하고 있다.

11시 45분. 'KOREA'가 선명하게 박힌 하얀 도복을 입은 한국 태권도 시범단이 등장합니다. 열렬한 환영의 박수가 시작되는군요. “잘해야 될 텐데.” 저는 이들의 시범 전체를 알고 있기에 효과 음악 조절을 맡았습니다. 음악과 시범의 호흡은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죠. 시범단의 시범이 시작됩니다. 기본동작, 기본 격파, 회전 격파, 한번 겨루기, 투기 호신술, 10회전 격파, 눈가리고 격파 등의 고난이 격파가 이어지자 관중들이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마지막 6m 되는 높이의 송판을 장애물을 밟고 뛰어 올라 공중에서 한 바퀴 돌며 격파하자 사람들이 비명을 지릅니다. 믿을 수 없는 동작에, 말도 안 되는 격파라는 것이죠. 45분간의 시범이 끝이 났습니다. 1,750명의 관중들이 기립합니다. 한국에서 온 이들의 발차기에 대한 감사와 찬사였습니다. 단원들은 기념사진 촬영에 응해 주느라 정신이 없어 보이네요.

오후 1시 45. 점심 식사가 끝이 난 뒤, 20주년 대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겨루기, 품새, 격파 세 가지로 나누어 치러진 이번 대회는 순위를 결정하기 보다는, 참석한 모두에게 ‘행복’을 주자는 계획이었죠. 참가자 전원에게 메달과 트로피가 수여되었습니다. 학부모 학생 모두가 웃으면서 집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죠.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모두의 축제였죠.

오후 5시. 모든 행사가 종료 되었습니다. 깜빡하고 있었습니다. 피곤에 지친 시범단원들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이죠. 급히 숙소에 갔습니다. 상태를 확인했죠. 절반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원래 큰 시범이 끝이 나면, 한 일주일은 쉬어주는 것이 보통이기에 부상은 당연한 결과였죠. 먼 곳까지 와준 이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와 미안함의 말을 전합니다.

저녁 9시. 강 관장이 만찬을 준비했습니다. 그동안의 힘든 기억들을 웃으면서 이야기합니다. 다들 입이 귀에 걸렸네요. 그만큼 서로들 만족하는 하루였다는 것이죠. 늦은 저녁, 강 관장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또 하나 준비 해볼까?”

2012년 4월. 또 한번의 빅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마이애미 아니, 플로리다 전역의 사람들을 깜짝 놀랄 만한 대형이벤트인 것이죠.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만. 또 너무 길었네요.


본 행사가 끝이난 뒤 대회 준비에 한창인 마스터 정




품새 경연대회에 참석한 수련생들이 시연을 하고 있다.




중간 중간 TNT 시연도 벌어지고.




2012년을 기약하며. 일동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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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서선배 2011.04.28
열심히 생활하고 있구나 미국에서의 생활이 네 인생의 성공 밑거름이 될거다. 정대길, 파이팅!
오레곤 2011.05.11
대성할겁니다 정대길팀장 잘보고있어요 밑에서착실히 배워서 꼭큰꿈이루세요
장진아 2014.07.23
한국적인 정서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우나 사건사고와 관련된 사람이 협회나 기관의 소속인지 확인하거나 형사상처벌이 가능하도록 도움을 요청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