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는 내가 살아가는 방식"
"태권도는 내가 살아가는 방식입니다(Taekwondo is the way of life)"스티브(50, 3단)와 클레이(21, 3단)가 이렇게 입을 모아 한목소리를 내었다.
세계무도 태권도축제가 어제(30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4시간에 걸쳐 서울교육문화회관 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태권도 승단심사를 축제화한 것으로 미국에서 온 80여명의 마셜아트월드 도장의 수련생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냈다.
스티브와 클레이도 그들 중 한 명이었다. 그들은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태권도 시범을 보였다. 기합 소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으며 얼굴에는 비장함마저도 감돌았다.
그들이 보여준 태권도 시범은 여느 태권도 고단자의 고난이 발차기만큼 화려하지도 않았으며, 강력한 호신술만큼 힘에 넘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준 태권도에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이 있었다.
태권도 수련 11년째인 클레이는 소아마비의 지체부자유자. 양손, 양다리가 불편한 것은 물론 고개를 제대로 가누는 것조차 힘겹다. 태권도 수련 8년째인 스티브 역시 소아마비에 걸려 오른쪽 다리를 쓰지 못한다.
그러나 태권도에 대한 그들의 열정만큼은 어느 수련자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몸이 불편한 스티브와 클레이는 양 팔을 휙, 휙 저으며 발차기 시범을 대신했으며 송판격파, 호신술까지도 완벽하게 선보였다.
휠체어에 의지한 채 온 힘을 다해 보여준 클레이와 스티브의 태권도 시범은 보는 사람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스티브는 시범이 끝난 후 "태권도는 어린이, 어른, 지체부자유자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라며 "태권도는 내 삶 자체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고 말했다.
태권도를 시작할 당시만해도 블랙벨트를 따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는 스티브는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용기를 얻어 포기하지 않고 수련해와 지금은 3단"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클레이는 "태권도는 단순히 발로 차고 주먹으로 지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 외에 뭔가가 있다"며 "태권도는 사람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힘이 있다"고 태권도 예찬론을 펼쳤다. 10살 되던 해에 보았던 영화, 가라데 키드를 보고 태권도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클레이는 "태권도를 통해 존경받고 사랑받았으며 반대로 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스티브와 클레이는 몸이 불편한 관계로 태권도를 수련할 때 전동휠체어를 사용한다. 동료 수련생들이 품새를 할 때면 전동휠체어를 움직여 품새를 하고 발차기를 할 때면 양팔을 이용해 발차기 수련을 대신한다.
비록 남들처럼 공중으로 마음껏 발차기를 할 수도 없고 격렬한 겨루기도 할 수 없지만 클레이와 스티브는 누구보다도 더 재미있게 태권도를 수련한다.
각각 11년과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열심히 태권도를 수련한 덕에 클레이와 스티브는 현재 어엿한 태권도 사범이 되었다.
비록 정식 사범은 아니지만 스티브는 일주일에 두 번, 클레이는 따로 요청이 있을 때에 수련생들을 지도한다.
몸이 불편해 직접 보여 주지 못하지만 이미 태권도의 기술에 정통한 그들은 필요에 따라 조교를 두어 발차기, 품새 등 손을 이용해서 설명하기 힘든 부분까지도 가르친다.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에 와 있는 지금 이 시간이 태권도를 시작한 이래 가장 감격스러운 순간이라는 스티브와 클레이에게는 뚜렷한 목표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정식 태권도 사범이 되는 것이다. 정식 사범이 되어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서 스티브와 클레이는 앞으로도 10년 이상을 더 수련해야 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있어 10년 이상의 긴 시간은 결코 지루하거나 힘들지 않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태권도에 대한 사랑과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신체의 불편함을 극복하고 태권도 사범이 되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내딛고 있는 스티브와 클레이. 그들은 진정한 태권도인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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