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이사 보선 놓고 ‘공방’… 결국 '무기명투표'로 결정


국기원 재적이사 18일 중 15인이 참석해 회의를 하고 있다.
국기원 이사회가 이사 보선을 놓고 1시간 가까이 후보자 적임 여부에 대한 찬반 토론이 이어졌다. 두 차례 정회를 가지면서 의견을 조율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결국, 찬·반 무기명투표까지 가는 진통을 겪은 후에야 최종 결정됐다.
국기원은 지난 2월 8일 사임한 이만재 이사의 후임을 보선하기 위한 2011년도 제2차 임시 이사회를 31일 오후 2시 서울 삼정호텔에서 열었다. 재적이사 18명 중 15명이 참석했다.
강원식 원장(이사)은 여러 추천 이유를 들어가며 오현득 상임감사를 추천했다. 김주훈 이사장(의장)은 오현득 상임감사의 임원 보선 동의안을 상정해 ‘동의’와 ‘재청’까지 이끌어 냈지만, 일부 이사들이 강력하게 반발해 동의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이번 이사회를 앞두고 태권도 제도권에서 관심이 뜨거웠다. 앞서 강원식 원장이 후임 연수원장에 오현득 상임감사를 내정하고, 이를 위해 자격요건을 갖추기 위해 이사로 선임시키는 절차를 밟았기 때문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파격적인 인사라는 점에서 태권도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강원식 원장은 “최근 연수원장 후임 선임을 앞두고 4~5명의 이사들이 연수원장 후보로 거론됐다. 후보자 중 특정 이사가 연수원장이 되면 파벌이 조성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저비용 고효율 차원에서 상임감사를 이사로 선임하고 연수원장에 추천하는 수평적 이동을 하기로 고민 끝에 결정 내렸다”라며 발언을 한 뒤 오현득 상임감사를 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예상대로 이규석 이사를 시작으로 이규형 이사와 김명수 이사, 임신자 이사 등이 잇따라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이사 후보자가 이사로서 자격은 있을지 모르지만, ‘연수원장’에는 적임자가 아님을 주장했다.
이들 이사는 하나같이 “연수원장은 태권도 지도자교육과 기술체계 확립을 하는 연수원의 수장인 만큼, 태권도 고단자로서 세계 모든 태권도 인에게 존경과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상징적인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김주훈 이사장은 “오현득 감사는 74년에 4단을 취득했다. 충분히 9단 자격을 가질 수도 있었다. 꼭 ‘단’만 가지고 반대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도 많은 고민을 했다. 연수원장은 ‘행정’을 하는 것이고, 교육은 강사들이 하면 된다. 단이 낮다고 해서 연수원장을 하지 못한다는 규정이 없다”라고 반박했다.
집행부와 일부 이사 간의 격론이 오가며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일부 이사들이 “화합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의견을 조율했으면 한다”며 두 차례에 걸쳐 정회했다. 양측은 타협점을 찾으려고 했지만 극명한 입장 차를 드러내면서 절충에 실패했다. 결국 무기명 찬반투표로 보선 여부를 결정짓기로 합의했다.
국기원 규정 12장 제8조 임원의 선임 규정에 의거, 이사는 재적이사 과반수 찬성으로 선임된다. 재적이사는 18명, 따라서 10명 이상이 찬성해야 ‘선임’이 되고, 그 이하가 되면 ‘부결’된다.
회의가 시작된 지 한 시간이 다 된 2시 56분. 오현득 이사 후보자의 이사 보선 여부를 결정하는 비밀투표가 진행됐다. 3시 12분 투표 결과가 공개됐다. 찬성 10표, 반대 5표로 가까스로 과반수를 넘겨 이사 선임이 가결됐다.
국기원은 조만간 이사로 보선된 오현득 상임감사를 연수원장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앞서 오현득 상임감사는 이사회가 시작되기 전, 김주훈 이사장에게 상임감사직에 대한 사직서를 제출했다.
[한혜진 기자 =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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