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죽박죽, 우왕좌왕' 춘천어린이태권도대회 실태
2001년 춘천어린이태권도대회가 당초의 대회 취지와 무색한 졸속대회로 전락해, 이를 비판하는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어제(28일) 대회가 열린 춘천교대 체육관은 태권도 꿈나무들의 경연장이라기 보다는 썰렁하고 침울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경기장 단상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낡은 의자는 이번 대회를 마지 못해 하는 것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고도 남았다. 또 정갈하지 못한 매트와 경기장 시설은 20년 전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였다.
기자들이 경기장에 들어서자 김기수 심판부 차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번 대회의 문제점을 털어놓았다. 김 차장은 "이번 대회는 춘천국제태권도대회에 소속된 것이 아니라 들러리 대회로 전락했다"며 무성의한 춘천시를 비판했다.
그는 "매트와 경기진행석 기구 등이 경기 전날까지 마련되지 않아 부랴부랴 준비했다"며 "겉으로만 번지르르하지 알맹이는 없다"고 지적했다.
대회에 참가한 코치들의 불만도 거셌다. 김모 코치는 "코리아오픈 국제대회인줄 알고 대회에 참석해보니 대회 시설과 수준이 공문과는 달라 당황했다"며 "춘천에서 대회가 열린 만큼 춘천시에서 참가자들을 배려해줬어야 했다"고 아쉬워 했다.
일부 코치들은 대회조직위 측에서 발송한 공문을 확신한 나머지 이번 대회가 코리아 오픈 국제대회로 치러지는 줄 알았지만 대회명이 춘천어린이대회로 급조되자 반발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를 주관한 초등연맹도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다. 경기장에 있는 대형 플랜카드에는 주관-주최가 초등연맹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안해욱 회장은 "처음엔 인적(人的) 지원만 해주기로 했는데 초등연맹이 주관을 맡게 됐다. 하지만 재원(財源) 등 여러 가지 문제로 대회조직위가 해체되고 춘천시도 관심을 갖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실체가 없는 세계소년태권도연맹을 주최로 내세웠다"며 초등연맹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을 피했다.안 회장은 "대회운영을 위한 예산을 세우고 대회를 통괄하는 것이 주최"라고 단정지은 뒤 "만약 공조직인 초등연맹이 대회를 주최했다면 이런 식으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회 자체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다보니 초등연맹이 덤터기를 썼다는 것이다. 그는 당초 대회를 구상했던 4명의 인물을 거론하며 "(이들이) 어디로 갔는지 아리송하다"는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춘천시 측도 이 문제와 관련,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처음으로 이번 대회와 관계가 없었다"며 "다만 춘천에서 대회에 열리기 때문에 1천만원을 지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 깊숙이 관여한 박계희 운영위원(춘천시청 감독)은 "나는 매개 역할만 했을 뿐이다. 결정권자가 아니라 책임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고, 박완규씨는 "진상보고서를 만들어 (이번 대회의) 문제점을 유포하겠다"며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