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상임감사→연수원장’ 내정… 논란은 피할 수 없어

국기원이 한 달째 공석인 연수원장에 오현득 상임감사를 내정했다. 이 같은 소식은 23일 강원식 원장이 A이사와 B이사를 만나 이 같은 의사를 표명하면서 급속도로 퍼졌다. 연수원장 인선을 둘러싸고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국기원(원장 강원식)은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이 지출되는 상임감사직을 없애는 대신 해당 담당자를 연수원장으로 선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연간 1억 이상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4~5명의 이사들이 집행부에 직·간접적으로 인사를 청탁해 온 것이 거부감으로 작용해 인선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원장 선임 대상자인 오현득 상임감사는 국기원이 특수법인으로 전환되면서 정부 측 추천으로 이사에 참여한 바 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사직을 사임하고, 직제에도 없는 ‘상임감사’직을 신설해 임명되어 태권도계에 커다란 논란을 일으켰다.
연수원장은 국기원 ‘이사’ 중에 선임할 수 있다. 오현득 상임감사는 현재 이사가 아니다. 따라서 연수원장 추천 자격이 안 된다. 그래서 국기원은 오는 31일 삼정호텔에서 긴급 임시 이사회를 열고 오현득 상임감사를 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이사 선임은 재적 이사 19명 중 10명 이상이 참석해야 성원이 된다. 이 중 과반수가 이사 추천에 ‘찬성’해야 한다. 연수원장 인선은 원장이 추천하고, 이사장이 임면해 이사회에 보고하면 된다. 결국, 이사회에서 과반수 찬성표를 얻는 게 관건이다.
강원식 원장은 후임 연수원장 인선을 앞두고 김주훈 이사장에게 추천자(원장)와 임면자(이사장)가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인물로 선정하자고 먼저 제안했다. 이에 김주훈 이사장도 동의하면서 각자 대상자를 고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강원식 원장은 애초 연수원장직 물망에도 오르지 않았던 오현득 상임감사를 깜짝 추천했다.
강원식 원장은 23일 오전 A이사를 만나 연수원장에 오현득 상임감사를 내정한 견해를 전달했다. 이어 B이사에도 같은 내용을 전했다. 이들 A~B이사는 모두 유력한 연수원장 후보로 거론됐다. A이사는 강하게 반발했다. B이사는 수용의 뜻을 밝혔으나, 24일 오전 재방문해 수용 불가 입장을 피력했다.
A이사는 <무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상임감사를 연수원장에 선임하겠다며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더라. 그래서 연수원장 문제를 이렇게 선임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며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자꾸만 국기원이 인사 문제를 일으키면 결국 국기원과 집행부 모두에 흠집이 생기게 된다”고 반대 뜻을 분명히 밝혔다.
강원식 원장은 24일 오후 <무카스>와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고심하면서 최선의 방안을 강구했다. 사심 없이 오로지 국기원 발전을 위한 결정이다. 깊은 뜻을 헤아려 줬으면 한다”면서 “고효율-저비용의 문제를 일부 개선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모든 것은 이사회에서 결정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일부 이사들의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는 질문에 “국기원이 어려움이 처할 때는 방관하다 인사에 있어서만 말이 많다. (후보로 거론된 대상) 모두 경력도 풍부하지만 겸손하지 못하고 자신이 최고의 적임자라고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국기원 구조를 새롭게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일부에게는 경각심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태권도 중진은 “연수원장은 정치적으로 결정될 사안이 아니다. 이사 중에 적임자가 없다면 외부에서라도 영입하면 된다”고 지적하면서 “상임감사가 행정 부원장도 아닌 태권도 기술개발과 지도자연수, 연구를 관장하는 원장으로 어울릴지 의문이다”고 회의적 반응을 나타냈다.
또 다른 태권도인은 “고비용을 줄이는 방안으로 상근 임원을 줄이는 것은 절대적으로 환영한다. 하지만 그 자리를 없애는 조건으로 당사자의 적임 여부를 보지 않고 다른 자리로 이동하는 것은 위인설관(爲人設官)이 아니고 무었이냐”고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태권도계 일부와 이사회 내부에서 이번 연수원장 내정에 반대가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또한 임시 이사회에서 오현득 상임감사가 이사로 재 보선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혜진 기자 = haeny@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