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호구 시스템 결함 사태… 올림픽 사용여부 재검토

경주 세계선수권 통해 재검토, 문제점 개선 안 됐을시 올림픽에 전자호구 '없다'

태권도 올림픽 경기 사상 처음 전자호구 도입을 결정한 가운데 중대한 문제점이 노출됐다. 단순한 시스템 오류가 아닌 승패가 뒤바뀌는 초유 사태가 일어났다. 그것도 올림픽에 사용이 확실시되고 있는 라저스트 전자호구에서 일어나 논란이 크다. 결국, 올림픽 사용 여부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질 전망이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은 태권도 경기의 심판 공정성을 위해 도입한 전자호구에서 기술적 결함으로 승패가 뒤바뀌는 등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자 당혹스러운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전자호구 기술과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WTF 집행위원을 비롯한 각국 기술임원, 태권도 지도자 및 선수, 국내외 언론인 등 각계 각 분야의 의견도 면밀하게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전자호구 기술이 개선되지 않으면 올림픽에 사용하겠다는 결정을 철회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WTF 한 관계자는 “전자호구를 도입한 이유는 심판판정의 공정성을 객관적으로 확립하기 위해서였다”며 “기술과 시스템 문제로 태권도 자체에 부정적인 인식이 생긴다면 사용 여부도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올림픽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면, 상상할 수 없는 아찔한 순간에 직면했을 것”이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만에 하나 이번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일어난 시스템 오류로 인한 사고가 올림픽에서 일어났다면, 걷잡을 수 없는 태권도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태권도는 2013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올림픽 핵심종목 진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WTF 측은 최근 시스템 결함으로 문제를 일으킨 라저스트 측에 문제점에 대한 분석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또한 전자호구특별위원회(위원장 이반 디보스, 페루 IOC위원)에도 관련 자료를 전달하고 세밀한 검토를 지시했다.
라저스트 측은 지난 13일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벌어진 시스템 오류를 모두 인정했다. WTF 경기규칙 개정에 따라 버전을 3.5에서 4.0으로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생긴 단순한 오류라는 것. 시스템 오류는 현재 모두 바로잡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장 테스트를 거치기 전까지는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다.
WTF는 5월 세계선수권대회는 예정대로 전자호구를 사용할 방침이다. 이미 각국 선수단에 전자호구를 사용한다고 발표했고, 이에 각국에서도 전자호구로 대회를 모두 준비하고 있어 이를 철회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대회기간 중에 전자호구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검토해 ‘올림픽’ 사용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런던 올림픽은 내년 8월에 개최된다. 시기적으로 아직 1년 5개월여 남았지만, 본격적인 올림픽은 3개월 후부터 시작된다. 오는 6월 말 아제르바이잔에서 세계태권도선발전을 열고 체급별 1위에서 3위까지 입상 선수를 배출한 국가에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부여한다. 이어 내년 1월까지 대륙별 선발전이 개최된다.
[한혜진 기자 =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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